월간참여사회 1999년 09월 1999-09-01   1181

이동통신 전파사용료 이중부과 부당하다

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이용자에게 이중으로 전파사용료를 걷고 있다. 납부기일을 넘기면 과태료까지 물어가면서 두 번씩 전파사용료를 내는 것은 부당하다. 반면 가장 전파를 많이 쓰는 방송국은 거의 전파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텔레비전 사용자에게는 수신료를 빠짐없이 걷으면서 말이다. 언제까지 시민들은 이렇게 ‘봉’노릇을 계속해야 하는가.

전파사용료란 정보통신부장관이 무선국의 시설자에 대하여 부과, 징수할 수 있는 당해 무선국에서 사용하는 전파에 대한 사용료를 말한다. 시민들이 사용하는 이통통신기기 하나 하나를 무선국으로 간주하고 전파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은 1년에 12,000원이나 되는 전파사용료를 내면서도 그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매월 부과되는 것도 아니고 전화요금에 통합 고지되는 까닭에 여간 꼼꼼히 요금항목을 따져보지 않고는 그 내역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예전에 TV수신료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자 한국방송공사는 슬그머니 이를 전기요금고지서에 통합고지 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복잡하고 바쁜 생활에 쫓기는 시민들은 징수기관이 친절히 설명해준 바도 없는 이 텔레비전 수신료를 자신이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지나칠 때가 많다. 내는 사람이 인지하고 있든 말든 수신료는 매월 전기요금에 통합고지되어 빠짐없이 징수되고 있으며 그 액수는 상상 외로 많다. 한 세대 당 2,500원씩 낼 경우 500만 가구만 계산해도 125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다. 한국방송공사는 이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 와중에도 한국방송공사는 틈만 나면 수신료를(예전에는 시청료라고 불렀다) 올리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동통신 사용자가 부당하게 물고 있는 전파사용료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오히려 텔레비전 시청료보다도 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전파사용료를 8,000원에서 5,000원으로, 5,000에서 다시 3,000원으로 내린 바 있다. 전파사용료는 텔레비전수신료와 많이 닮아 있다. 세금도 아니면서 세금처럼 강제적으로 징수되고(조세유사성), 납부주체들이 자신들이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다른 요금과 함께 고지되고(통합고지), 기구-TV나 휴대폰 등-가 있는 사람만 납부하고(사용자 특별 분담금적 성격), 국민들 모두가 강한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둘의 유사성말고 전파사용료가 TV수신료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그리고 전파사용료가 철폐되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전파사용료가 이중으로 부과되고 있으며 불평등하게 부과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파사용료를 이동통신업체들한테 징수하면서(그것은 이미 시민들이 내는 요금에 포함되어 있다. 이통통신의 요금이 얼마나 비싼가!) 이중으로 또다시 요금고지서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파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불을 보듯 명확한 국민적 저항을 피해볼 요량으로 분기별로 한 번씩 3,000원씩 통합고지하는 얕은 꾀를 써가면서 말이다.

삐삐 하나 하나를 무선국으로 간주

비싼 이동통신사용 요금을 매월 지불하면서 거기에다가 2월, 5월, 8월, 11월, 이렇게 일 년에 네 번씩 5%의 연체가산금까지 물어가면서 이중으로 전파사용료를 물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반면 전파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광고수입 등으로 돈도 많으며, TV수신료까지 걷고 있는 방송국은 정작 전파사용료를 거의 안내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소비자들만 ‘봉’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파사용료는 93년 426억 원, 94년 796억 원, 96년 1,586억 원, 97년 2,033억 원, 98년 2,554억 원이 걷혔는데 소비자가 납부한 금액은 전체의 62%에 이른다(나머지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31.5%, 기타 방송사 등이 내는 1.5%를 포함한 5%). 한편으론 잘못된 부과사례도 많다.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기간 중에도 부과되는 경우, 이중부과, 전파사용료의 부과·징수는 정통부장관이 각 지방 체신청에 위임했는데, 각 체신청 등이 이를 다시 민간사업자에게 재위임하고 있으며(정부의 세금을 민간기관에 대신 징수케 하는 사례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 휴대폰 가입자의 급격한 증가로 통신사업체에서 이에 대한 업무가 폭주해 착오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걷은 전파사용료를 어디에 쓰고 있을까? 정통부와 언론에 따르면 98년 2,554억 원 중 전파사용료 목적에 맞게 집행한 돈은 1,204억 원(전파관리, 인건비 등 전파관련업무)이고 나머지는 기술개발비로 전용되거나 우정, 금융 등 정보통신부의 다른 사업에 지원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중 무려 1,350억 원은 초과 징수된 것이다. 연도별로 초과 징수된 전파사용료 규모는 94년 344억 원, 95년 253억 원, 96년 384억 원, 97년 842억 원, 98년 1,350억 원으로 매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소비자는 이동통신업자에 전화사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업자 측이 내는 전파사용료만으로 정부예산을 충당해야 하며 이미 그럴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더 큰 문제는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방송사들이 전파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고 운영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이 그대로 전가된 점이다. 이제는 전파사용료를 더 이상 소비자에게 걷을 이유도 없고 만약에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방송국에서 걷어야 한다.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시민들의 절반 이상이 전파사용료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74%는 전파사용료를 내릴 것이 아니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위에서 지적한 전파사용료의 현황을 국민들이 안다면 아마 100%에 가까운 국민들이 전파사용료를 없앨 것을 주장할 것이며 ‘전파사용료 안내기 저항운동’을 펼쳐질 것이다.

방송국, 업자가 낼 돈 소비자가 대신 물어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전파사용료 철폐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그 일환으로 전파사용료 부과처분 취소소송, 위헌법률 심판청구 등의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전파사용료는 사용목적과 부과대상자가 한정된다는 점에서 조세라고 볼 수 없으며 전파 사용량에 관계없이 각 무선국의 시설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정액을 부과하고 있으므로 사용료의 전형적인 예인 전기사용료, 전화통화료의 경우는 실제로 이를 사용한 양에 상응하여 부과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전파사용료는 사용료의 성격에 비추어서 사용료(수수료)는 아닌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전파사용료는 사용목적이 일정한 공익성을 띄고 전파진흥사업을 위한 재정충당을 위하여 무선국시설자에 대하여 부과되고 공익사업의 재정충당을 위하여 부과된다는 점에서 유사조세적 성격을 가지는 특별분담금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별분담금인 전파사용료를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그 내용 자체로서 앞서 지적한 문제들로 인해 ‘헌법 제23조 제1항 재산권과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또한 전파법 제74조의 제2항(전파사용료의 부과기준 및 징수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은 전파법이 전파사용료의 부과에 대하여 규정하면서도, 그 부과기준 및 징수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전파사용료 부과의 본질적 부분 모두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으로 포괄적인 위임입법에 해당한다. 위임입법은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둠으로써 행정권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하고 있다. 그런데 전파사용료 부과는 국민의 재산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임에도 전파법은 그 부과기준 등을 스스로 정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부과기준의 대강이나 그 상한, 부과대상자별 부과액의 차등 등을 전혀 규정하지 아니한 채 이를 전적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위임하여 납부의무자들이 그 내용의 대강이 어떤 것이 될지를 전혀 예측할 수도 없는 포괄적인 위임입법으로 헌법 제75조 위반인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사회적, 법적으로 모두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바로 전파사용료이다. 이제는 전파사용료의 일반가입자 부과를 즉각 취소시켜 세금문제에서 ‘봉’이 된 국민들의 부담을 덜고 납세에 대한 원초적 불신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정부’가 할 일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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