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1년 01월 2001-01-01   446

개혁주체를 개혁하라

김기원 vs 윤종훈

김기원 : IMF 위기를 안고 출발한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얘기해 보죠.

윤종훈 : 현정부가 가장 큰 화두로 던진 게 재벌개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재벌개혁은 ‘돼지 잡다만 격’에 비유할 수 있어요. 돼지 잡을 때 단칼에 잡아야지 어설프게 잡으면 오히려 성난 돼지가 더 날뛰는 법이거든요. 재벌은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대통령 임기는 5년이지만 그들은 3대째 세습하잖아요. 따라서 확실한 플랜을 갖고 과감하게 개혁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했죠. 예를 들면 정부는 현대가 대북투자를 한다는 명분하에 지속적으로 재벌개혁을 미뤄왔고, 지난 7월 8일 대통령이 삼성쪽과 독대한 이후 삼성차 부채처리 문제 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어요. 그래서 전 지금 현정부에서 재벌개혁의 화두는 이미 물 건너 간 게 아닌가 하는 암울한 판단을 하고 있어요.

김기원 : 김대중정부의 구조조정이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데 주요한 잣대는 효율성과 민주성입니다. 먼저 효율성 면에서 볼 때 대단히 어정쩡한 위치에 머물러 있고 민주성 면에서도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여전히 근로조건과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겠죠. 재벌개혁도 오히려 재벌들에게 정부가 밀리고 있는 사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현정부의 재벌개혁 즉 소유구조, 지배구조, 경영구조에서 볼 때는 어떤 것 같습니까?

윤종훈 : 재벌구조의 핵심은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 회계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거라고 봐요. 그리고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총수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룹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거머쥐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러나 법적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어느 정도 이뤄냈지만 회계적 투명성은 하나도 발전된 게 없어요. 실제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의 회계장부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못 하겠다고 한다는 것 아닙니까. 참여연대가 국세청과 싸우고 있는 꼴이 됐지만, 실제 타깃은 이재용이거든요. ‘이재용이 범죄자다’ 결국 저희의 주장은 세금만 내면 경영세습 해도 된다가 아니라 지금 같은 불법경영세습은 범죄라는 것이고, 지배구조 개선운동에서 선례를 남기겠다는 겁니다.

김기원 : 우선 국민경제차원에서 볼 때 부실기업정리도 미진한 상태고, 둘째 소액주주운동으로 약간의 개선도 있었지만 여전히 황제경영이 지속되고 있죠. 사외이사제도 총수가 임명하기 때문에 들러리나 로비스트로 전락하고 있고 이를 실질화 하기 위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자고 했지만 도입 가능성이 없죠. 셋째 재벌이 국민경제를 지배하기 위한 정치권·정부·학계·언론계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망이 있는데 이것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정부가 애당초 내세웠던 개혁의 원칙 ‘5+3’원칙에만 충실했다면 상당 정도 이뤄졌겠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어정쩡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본질적으로는 변화된 게 없다 그거죠. 윤 회계사님 보다는 좀 더 비관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다른 부문, 공공·노동·금융·대외관계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윤종훈 : 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얘기하면서 언론과 정부는 마치 구조조정이 인력감축만 하면 다 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한전 같은 경우도 1차 구조조정하는 시늉은 1년 전부터였어요. 그때 11% 정도 인원감축을 했지만 급여나 인건비는 2∼3% 밖에 안 줄었다고요. 뭐냐. 밑에서부터 소위 청소하는 아줌마부터 잘랐다는 얘기예요. 제가 들은 말 중에 한전 부장 정도 하려면 신문 2부 가지고 하루 8시간을 버틸 인내력이 있어야 된다는 비아냥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구조조정의 칼날을 쥐고 있는 데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이 있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저는 구조조정의 칼날을 쥐고 있는 자가 정당한가 그것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봅니다.

김기원 : 정부는 인원감축과 민영화를 지상 최대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과잉인력이 존재한다면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재배치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자원의 효율적 배분 차원에서 볼 때 마치 인원만 자르면 구조조정이 다 되는 것처럼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작동원리의 개혁이죠. 개혁적 인물을 요직에 앉히고 작동원리를 새롭게 확립하고…. 이런 개혁은 없어요. 또 공공부문 개혁에는 효율성과 공공성의 측면에서 철학이 중요하다고 봐요. 어떻게 조화롭게 발전시킬 것인가. 효율성이 중요한 기업의 경우, 선진기술이 필요하다면 외국기업에 매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외국 기업에 꼭 넘겨야 할 필요가 있는 지 생각해 봐야지요. 한전의 경우는 외국기업 아니면 국내재벌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만일 재벌로 가면 경영이 나아질 것인가 판단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유는 재벌 경영시스템이나 공기업의 그것이나 방만하고 비효율적이고 돈 빼돌리기는 마찬가지니까. 공공성이 더 중요한 기업은 현재 공기업 형태를 유지하면서 지배구조와 경영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민해야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위 낙하산 인사를 막고, 정부와 정치권이 인사와 경영에 간섭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죠. 결국 경영진의 선임과 교체, 책임과 권한, 보상과 처벌을 투명하게 하고, 그러면 노사관계도 상당히 투명해 질 수 있다는 겁니다. 노동부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종훈 : 노동부문의 근본적 개혁 방향은 노동조합의 적극적 경영 참여의 제도적 보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국회에 상정된 우리사주조합 활성화 문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노동계 내부에서는 이를 활용해 주주의 권한으로 적절히 경영에 참여하고, 또 사외이사제도도 이용해서 경영참여의 기법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데이콤이 외롭게 싸우는 것이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져요. 데이콤은 가장 모범적으로 경영참여를 해왔던 조합인데 LG에 편입되면서 깨어지고 말았죠. 실제 데이콤의 싸움은 임금 몇 % 더 올리라는 게 아니라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막고자 하는 사측과 참여하고자 하는 노측의 싸움인 겁니다. 가장 강한 재벌 중 하나인 LG와 가장 강한 경영참여의 경험을 갖고 있는 데이콤이 갖는 대리전의 형식이죠. 경영자들은 매우 깊은 관심을 갖고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노동계는 아직 심각한 고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기원 : 대단히 친노동자적 발언인 것 같습니다. 하하하! 현정부가 노력한 노동부문 개혁에 대해 알아보면, 일단 1기 노사정협의회에서 합의한 것은 정리해고제 도입, 파견근로제 도입 등 이른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추구하는 한편 노사정위원회 설치, 민주노총·전교조 합법화 등 양날개를 폈습니다. 이처럼 약주고 병주는 식의 개혁이 노동부문에 나타나고 있죠. 이런 속에서는 고통분담의 공평성을 정확히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부실책임과 고통분담에서 공평한 고통분담이 안 지켜지니 노동자들의 불만이 더 심하고 아예 김대중정권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허물어지면서 오히려 불만은 더 심해진 측면이 있지요. 그건 그렇고, ‘진념 경제팀’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십니까?

윤종훈 : 진념 장관은 30년 동안 공직생활만 했던 사람입니다. 그 자체로 개혁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지 않을까요. 몸처신은 잘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뭔가 자기 소신이 없다는 게 느껴져요.

김기원 : 뭐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인데 처세술은 뛰어날지 모르지만 개혁성, 추진력, 비전이라는 건 함량미달이라고 봅니다. 더 나아가 현대건설 처리나 대우차 해외 매각 실패시 펼치는 여러 행태를 보면 위기대처 능력도 없는 것 같더군요. 어쨌든 현정부가 당정개편 한다니까 그후를 주목해봐야겠죠. 저는 기본적으로 개혁성 있는 인물이 주요 직책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종훈 : 저도 100% 동감합니다. 우선순위가 있어야 해요.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걸 갖추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대통령의 철학이 그대로 인선에 있어야 하는데 사람 뽑는 걸 보면 저분 철학이 왠지 감이 안 잡혀요.

김기원 : 경제팀이든 어디든 각료를 뽑아놓고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아요. 야당 때처럼 그저 충성심이 있는 사람, 자기 필요에 의해 특정 부분의 사람을 뽑아 자기가 활용만 하는 거예요. 현재도 모든 걸 다 자기가 결정해요. 하다 못해 예전에 금리까지 다 결정했으니까.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큰 방향을 정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그런 다음에 인사를 잘 해야 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DJ정부 경제개혁의 발목을 잡는 구체적인 실체는 뭐라고 보십니까?

윤종훈 : 저는 기본적으로 이 정권 자체를 비빔밥 정권이라고 봐요. 정권이 발전하려면 하나의 흐름과 방향이 있어야 해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조세정책만 봐도 누가 보수고 진보인지 알 수 있어요. 민주당은 세수확보로 복지정책을 추진하자 하고, 공화당은 감세로 부자들을 위하는 정책을 취하며 복지를 줄여요. 이에 따라 지지층이 나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정치권에 그런 칼라가 없어요. 민주당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지향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의석수가 부족하다보니 보수적인 자민련을 끌어안고 개혁도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거죠. 저는 그런 사당적 정치실체의 발목잡기식 구조들이 문제라고 봐요.

김기원 : 현정권 등장시 자민련과의 연립정권, 가신그룹의 문제 이런 것들이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초·재선의원들이 제 목소리를 못내는 상황인데… 그것말고는 발목잡고 있는 다른 요소가 없을까요? 재벌총수 혹은 언론의 문제….

윤종훈 : 동아일보사가 올해 7월 2일인가 삼성과 사돈이 됐잖아요. 그 이후 논조를 보면 삼성 비판기사가 하나도 없어요. 언론과 재벌의 유착관계가 갈수록 심해지는 거 아닌가 해요. 시민단체의 경우 물리력이 없으므로 결국 언론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데 언론이 그 지경이라 참으로 암담합니다. 실제 언론도 시민운동을 다루는 범위가 있어요. ‘한도’를 넘어서면 결코 봐주지 않죠. 그렇게 되면 남는 건 노동계와의 연대로 물리력을 보이는 건대 때로는 노동조합도 조합이기주의에 빠져 스스로 개혁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개혁내부도 반성을 많이 해야 한다고 봐요.

김기원 : 현재는 부패정치권, 족벌언론, 부패관료, 재벌총수 이런 기득권 세력을 개혁추진세력이 돌파해내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개혁추진세력의 문제로는 노동조합이 나라의 위기에 직면하여 국가적 개혁을 추진해야 할 시기에 개별 기업의 이익에 매몰돼서 원래 의도와는 달리 개혁의 걸림돌로 비춰지고 있어요. 그러나 저는 정부가 노조를 개혁에 동참시키기 위한 배려를 했는가 그 점을 따져보고 싶어요. 실제 정부와 정치권이 노동계를 개혁세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자 노동자들이 우리가 들러리냐 하고(노사정위원회의 경우) 나간 거예요. 따라서 1차 책임은 정부가, 2차 책임은 노동계가 져야죠. 그것 말고 개혁사령부가 잘못하는 측면은 일단 대통령이 개혁인사를 포진시키지 못한 면 등 본인이 잘못하고 있어요. 그 다음에 거꾸로 개혁대상이 돼야 할 사람이 개혁담당자가 된 거죠. 재벌개혁한다면서 대통령이 개혁대상인 재벌총수들과 만나 개혁을 논한다는 것이 어불성설 아닙니까. 실제 개혁 전술상 개혁 저항세력을 물리치려면 초기에 타이밍을 잘 포착하고 저항세력의 급소를 공략했어야 하는데 이 점에서 실수한 거예요. 이렇다 해도 앞으로 개혁방향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윤종훈 : 경제개혁 방향에 대한 진단 및 조망만 나오면 멍해져요. 안개 속이라고나 할까.

김기원 : 저도 안개 속인데요. 제 판단은 아주 비관적이라는 겁니다. 삼성 총수가 불법으로 증여한 부분에 대해 국세청이 조사하겠다고 공언한 게 작년 8월이에요. 불법사안에 대해 법학과 교수 43명이 검찰에 고발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그것도 결과가 언제 나올지 막막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뭘 더 기대해야 할까요. 진단하자면 이 경제팀, 정부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 고통분담의 불공평성에 대한 불만 때문에 경제, 정치 불안이 만성화될 위험이 대단히 커요. 그렇다면 어떻게 할 거냐, 결국은 밑에서부터 개혁할 수밖에 없어요. 한발씩 한발씩 국민대중의 힘을 모아서,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이 각 분야에서 각자 일을 해나가는 거예요. 정부로부터 큰 본질적 개혁을 기다리는 건 과감히 포기해야 하고, 국민 대중의 힘이 모아질 때 정부도 어쩔 수 없이 개혁하는 거니까 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어요. 정부의 기대보다는 밑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이 어떨까요?

윤종훈 : 저는 기존에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데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법과 제도들, 거기에 오히려 더 많은 문제점이 농축돼 있다고 봐요. 그걸 터트려 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바로잡아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나 해요. 우리가 얼마나 경제개혁을 했냐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우리가 당연히 했어야 할 것 중 이루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를 진단해볼 필요가 있죠.

김기원 : 참여연대는 96년 이후 계속해서 재벌개혁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을 평가하면, 어떻습니까?

윤종훈 : 일단 많은 사람들이 삼성은 이건희 것, 현대는 정주영 소유라고 여겼다가 소액주주운동에서, ‘그들이 가진 지분이 5%도 안 된다며?’라는 관심을 갖게 했다는 것, 실제 삼성, 현대가 이건희, 정주영 소유만이 아니라 다수의 소액주주 것이라는 의식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중요한 건 이 ‘히트 상품’이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냐 하는 거예요.

김기원 :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윤종훈 : 저는 개인적으로 노동운동과의 적극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면 참여연대가 99년 3월인가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에 갔다가 곤혹을 많이 당했다고 해요. 올해 할 때는 노동조합에서 우리 사주로 참여해서 그런지 일단 조합원을 동원하자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해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일이지만 이처럼 시민단체가 가지고 있는 기획력과 노동운동의 물리력 이것이 결합하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기원 : 참여연대의 재벌개혁운동은 소액주주운동이고, 마치 이 운동은 기업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무시하고 주주만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운동이 아니냐고 오해받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이런 오해는 신자유주의 운동 아니냐고 공격받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참여연대 재벌개혁운동이 꼭 소액주주운동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 제도개혁 등 소액주주만의 사안이 아닌 다양한 활동을 펼쳤는데, 언론에 부각된 게 소액주주운동이죠. 실제 중소기업이 아닌 재벌기업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국민재산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운동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윤 회계사의 말처럼 노동계와의 연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시민운동은 재벌개혁운동의 새로운 전략전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장하성 교수가 기업감시센터를 참여연대와 별도로 만들었어요. 이처럼 아이디어를 살려야죠. 그러나 참여연대가 재벌개혁운동을 몽땅 다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안되고, ‘일조’한다는 차원이어야겠죠. 자, 그럼 한국경제 구조개혁에 있어서 시민운동의 실천적 과제는 무엇이어야겠습니까?

윤종훈 : 중요한 건 본인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시위의 힘으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봐요. 진정한 개혁이란 국가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쟁취하는 것이라는…. 저는 시민들에게 뭔가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에서부터 실천적 과제를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봐요.

김기원 : 큰 틀에서, 김대중정부를 평가할 때의 원칙이 효율성과 민주성이죠. 보다 효율적이고 보다 민주적인 경제구조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한다면 충분할 거고. 재벌체제 내에서는 재벌체제를 보다 민주적인, 책임전문체제로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하고 정경불륜을 타파해 금융시스템을 보다 선진화시키고 생산적 노사관계를 맺어나가는데 일정한 도움을 주는 것이 실천적 과제가 아닐까 해요.

윤종훈 : 저는 구조개혁에 있어 새로운 법안을 만들라고 바꾸는 것 보다 지금 있는 것도 지켜내지 못하는 걸 찾아내는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봐요. 거기에 더 많은 문제점이 농축돼 있기 때문에 그걸 터트리면서 수술로 봉합하고 상처를 치유해 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거죠. 제도개혁도 많이 펼쳐야겠지만 그것 역시 지키지 못하면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 격’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원 : 정리하자면 현정부하에서 경제개혁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필연적인 상황이지만 주어진 제도나 법내에서라도 할 수 있는 건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우리 시민운동이 한발씩 한발씩 노력해 나가자는 제의를 합니다.

장윤선(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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