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1년 01월 2001-01-01   1107

희망카드와 녹색화폐

부산

부산의 제조업체들은 하나둘 타 지역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산업인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IMF구제 금융시대를 경과하면서 더욱 늘어나 실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지역의 시민단체들은 실업대책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했다.

부산지역 실직자들을 위해 실업극복국민운동위원회(대표 김수환 외)의 지원을 받아 월 10만 원씩 매월 1,200명에게 생계비를 지급하는 사업을 펼쳤다. 특히 저소득 실직가정에 지역의 다양한 업체들을 이용할 때 각 상품이나 서비스에 30∼40%의 할인 혜택을 주는 ‘희망카드’를 발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활동들이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형식이기에 그 이용률이 낮았다. 따라서 부산지역의 실업극복센터들은 지난 8월 수련회를 통해 저소득 실직가정들도 참여할 수 있는 지역통화운동을 시행하기로 했다.

실업자 지원부산센터, 청년정보문화센터, 연제공동체는 지역통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10차례 모임을 가지면서 부산녹색통화추진위원회(대표 안하원)를 결성하였다.

이웃간의 재능과 재화 서비스를 나눌 수 있는 공동체문화를 만들어 가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대의식을 높이며 자원의 재활용과 문화의식을 높인다는 취지로 시작된 녹색통화운동. 회원들간의 화폐인 ‘품’을 원화와 함께 사용하는 부산녹색통화는 월 1회 소식지를 발행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며 각종 회원모임과 강좌를 개설해 두었다.

누구나 부산녹색통화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회비는 무료이고 거래 발생시 수수료 5%의 품을 등록소에 납부하면 된다. 2000년 12월 12일 현재 녹색통화 회원은 100명이 채 안되지만 앞으로 재활용 알뜰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부녀회, 아파트 자치회, 각 시민단체의 참여를 유도해 갈 방침이다.

앞으로 주민자치에 대한 논쟁을 촉발할 주민자치센터 등의 활용을 염두에 둘 때, 지역통화시스템은 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특히 주민운동단체들이 지역통화시스템에 참여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지역통화시스템 정착의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지역통화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농업·식품경제·재활용 및 환경산업·시민문화·의료복지·생필품 분야의 협동조합·자영업자·기업 그리고 소비자의 참여를 조직하는 것이 지역통화의 향후 역할을 가늠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 지역통화시스템의 정착에 필요한 것은 지역통화시스템의 관리운영능력을 배양하는 일이다. 어차피 이 시스템이 대중들의 생활 요구에 부합해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접근하기 불편하고, 불필요한 노력을 들여야 한다면 대중들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실사회에서 쓰이는 화폐처럼 자신이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가 언제든지 구입가능해야 하며, 대신 현화폐와 같이 소유한 몇몇 사람들만 참여하는 불평등한 구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특히 화폐를 취득하기 위해 노동착취와 같은 비인격적인 행동, 환경파괴 등이 용인돼서도 안 된다.

특히 지역통화운동은 가능한 한 작은 지역단위에서 경제·문화·교육·복지 활동 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높여 대안적인 사회체계로의 효용성을 극대화 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지역통화시스템이 대안사회체계로서 성장하고 발전하느냐 여부는 시민들의 요구가 이 시스템에서 충족되고, 실제 시민의 삶이 어떻게 향상되느냐에 달려 있다.

정덕용 부산녹생통화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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