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1년 11월 2001-11-29   832

농업용수 확보 이면의 검은 거래

평택호 골재채취로 생태계파괴

최근 경기 평택호에서 준설업자들이 골재를 불법 채취하고 생태계를 훼손한 사건이 일어나 지역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9월 10일 평택호 준설작업과정에서 모래를 초과 채취해 23억 원을 착복하고 준설 폐기물을 무단 방류해 수질을 오염시킨 준설업자 대표들과 이를 묵인하고 뇌물을 받은 농업기반공사 간부 등 26명이 기소됐다. 이에 경기남부 시민단체와 평택호 어민 100여 명은 평택시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평택시와 농업기반공사에 훼손된 평택호 생태계의 복원을 촉구하는 한편,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골재채취 공구별 방문조사, 토종어류 치어방류사업의 지속적인 실시, 평택호 살리기 민관공동 네트워크 구성 등을 요구했다.

평택호는 홍수방지 및 아산만 간척지의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1973년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호수이다. 그러나 근래 수질이 날로 악화돼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평택호가 이토록 오염된 데에는 호수로 유입되는 방대한 안성천 수계에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등이 흘러드는 탓도 있지만, 농업용수 확보보다 골재채취를 통한 이익 추구에 혈안이 된 농업기반공사(옛 평택농지개량조합)의 행위가 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준설은 호수 밑바닥에 쌓인 더러운 흙을 제거해 수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최근 평택호에서 행해지는 준설작업은 골재를 채취해 이득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각종 생물의 서식처가 훼손되고 수질이 더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농업기반공사는 지난 1985년부터 1200만 루베의 골재를 채취했다고 하나 서울대 조사에 따르면 1997년 말까지 약 3400만 루베가 채취되었다. 무분별한 골재채취는 수질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하천의 교량과 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평택시 궁안교는 골재채취로 강바닥이 불안정해져 교각에 금이 갔고, 평택시 서탄면에 있는 수중보는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이 휩쓸려가면서 바닥에 틈이 생겨 안전에도 문제가 생겼다.

평택그린훼밀리 박환우 지부장은 “농업기반공사 평택지부는 준설시에 수산자원 생물의 산란장과 서식처의 파괴 등 생태계 파괴 방지와 담수어류 보호를 위해 산란기인 5월과 6월에는 준설공사를 중단하라는 해양수산부의 지시를 어기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내린 불법 골재채취 행위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도 무시한 채 1985년부터 불법 골재채취를 방조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앞장서 왔다”고 지적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수원환경운동센터,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등 경기남부 시민단체들은 해마다 ‘평택호 물줄기 환경탐사’와 함께 평택호 보존활동을 줄기차게 벌여오고 있다. 지자체와 시민단체, 시민들의 정성어린 손길로 평택호에 생명의 숨결이 되살아나기를 소망한다.

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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