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2년 12월 2002-11-29   747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공무원노조 단체행동권은 안된다’

본지는 지난 8월호부터 2002 대선에 출마를 선언한 대통령 후보 인터뷰를 진행해 왔다. 이번 호엔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인터뷰가 실린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타 후보들과 달리 일정상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현장인터뷰 대신 서면인터뷰로 대신한다. 이 인터뷰 질의서는 지난 11월 11일 작성됐음을 알린다. 편집자 주

행자부가 지난 11월 4, 5일 연가를 내고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노조 소속 공무원들에게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회창 후보께서는 이런 행자부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무원들은 투명행정을 위해 공무원노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무원 노조는 사실상 파업과 마찬가지인 연가투쟁에 돌입하여 행정공백 상태를 초래했습니다. 목적이 무엇이든, 또 그것이 얼마나 절실했든 간에, 국가의 중심축인 공무원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투쟁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 수단이 결코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저도 공무원의 노동권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공무원이 일반 노동자와는 다른 특수신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공무원들은 민간 근로자와 달리 국가행정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므로, 공무원 노동권을 인정할 때도 이런 특수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공무원 노동권 인정은 ‘단결권과 교섭권을 인정하되, 단체행동권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 위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여론조사로 단일화’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 후보는 ‘노정 후보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후보단일화는 제2의 DJP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년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는 것도 민주주의의 기본을 망각한 발상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그토록 요란스럽게 국민경선을 했습니까?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고 명분이 있든 없든 간에 저는 조금도 개의치 않습니다. 이 문제는 현명한 국민들께서 냉정하게 판단하실 일입니다. 저는 말 그대로 ‘my way’를 갈 것입니다. 자신 있습니다. 깨끗한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비전과 정책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할 것입니다. 이제 선택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이번 선거는 부패정권을 5년 더 연장하느냐, 아니면 정권을 교체해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고 무너진 경제와 교육을 되살리고 국민 대통합과 진정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느냐를 선택하는 선거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검찰이 형사피의자에게 폭행 및 물고문을 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로써 사각지대에 있는 형사피의자의 인권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는데요. 이 후보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 있다면 그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고문 사망사건에 대해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인권유린 행위가 검찰에서 있다면 어떻게 인권국가, 법치국가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이 사건은 결코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될 일입니다. 차제에 우리 공권력이 인권을 억압하는 부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물론 폭력이나 마약과 같은 사회악은 뿌리뽑아야 합니다.

또 이런 사건일수록 은밀한 조직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문이나 강압수사가 용인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직도 국가 공권력이 인권을 유린하는 어두운 사각지대가 없는지 정말 인권국가, 법치국가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수사과정에 변호인이 동행해서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또 범죄수사의 기법을 과학화하고, 수사장비를 첨단화하는 노력도 동시에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지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부패방지법 개정안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부방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되자 시민단체에서는 부패방지위원회의 권한이 확대되는 것을 반대하려거든 특검제나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후보께서는 이런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대통령이 되면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추방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드는 일만큼은 대통령의 자리를 걸고 강력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우선 저와 제 주변부터 투명하고, 부패에 물들지 않도록 확실하게 단속하겠습니다. 대통령의 모든 업무를 독립적인 감사기구에 의해서 철저하게 기록되고, 감사를 받게 할 것입니다. 저의 가족이나 친인척이 국정에 참견하는 일은 물론 그 어떠한 이권이나 청탁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습니다. 그리고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권력형 부패사건 등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나 특검제를 상설하거나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상설기구로 설치하는 문제는 검찰조직을 이원화시켜서 그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보다는 부패방지위원회에 고발대상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에 대해 특별검사 임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번 국회에서 부패방지법을 비롯한 개혁입법들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저와 우리 당은 하루속히 국회를 열어 이들 법안들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노동계에 따르면, 경제특구법은 여성, 환경, 교육 등 국민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외국인투자촉진법(2조1항6호)에 의거한 외국인투자기업 범위에 사실상 국내기업들이 대거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재벌’들에게 ‘조세 피난처’를 마련해 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이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11월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상해·홍콩·싱가포르 등 주변국과의 해외투자유치 경쟁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습니다. 법안 검토시 노동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향후 엄격한 기준에 따라 극히 제한적으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 운영하도록 하였고,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위촉위원 중 노동계 인사를 참여시키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세특례제한법 제121조의 2에 의한 외국인 투자에 대한 법인세 등의 감면은 외국인 투자에 한하여 세금이 감면되므로 국내 재벌들이 경제자유지역에 투자하여도 세금감면 혜택은 없습니다.”

11월 13일 7만여 농민들이 모여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농민들은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지 않는 대통령 후보에게는 표를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FTA를 철회하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농민들의 주장에 대해 이 후보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FTA 타결로 앞으로 뭘 먹고살지 앞날이 캄캄하다’ ‘진날 갠날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어도 빚 때문에 자살하고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농촌의 현실에 대해 저도 가슴이 아픕니다. 국민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때문에 WTO든 FTA든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를 무시하고 혼자 떨어져 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FTA 체결로 수출이 아무리 늘어나고 국가전체로 이득이 된다고 해도, 당장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농민 입장에서 보면 쉽게 수긍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의 확대로 피해를 보는 계층에 대해 정부가 절대 ‘나 몰라라’하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농산물의 시장개방은 그 속도와 정도의 문제이지, 전 세계적으로 불가피한 대세라는 점을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외적으로는 능동적인 협상전략을 구축하는 작업과 대내적으로 우리나라의 농업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쌀개방에 있어서는 현재의 수입쿼터(최소시장접근) 폭을 더 양보하더라도 관세화로 쌀시장 전체를 여는 것만큼은 최대한 늦춰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전략을 관철시키기 위해 우리의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북한의 핵파문 이후, 미국 부시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경제적 압박(중유지원 중단)을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시행정부의 입장과 태도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국정부는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북한의 핵개발은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개발은 용인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미일 3국의 굳건한 공조를 바탕으로 중국, 러시아의 협력을 얻어내는 외교적 노력이 긴요합니다. 튼튼한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핵개발이 결코 북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북한이 분명히 인식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계속 열어놓아야 합니다. 물론 대화에서는 핵문제가 최우선 의제가 되어야 합니다. 북한 핵개발 문제가 일어났는데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대북지원과 협력을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핵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대북 현금지원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남북경협도 핵문제 해결과 단계적으로 연계시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유럽에서는 반미시위가 한창입니다.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에 대한 입장과 만일, 미국이 이라크전에 한국군 파병을 요청한다면 한국정부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유엔 안보리에서 대 이라크 결의안(제1441호)이 채택됨에 따라 유엔 무기 사찰단 선발대가 지난 11월 18일 이라크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달 23일부터 이라크 내 700여 시설에 대한 본 사찰이 시작되어 내년 2월 하순경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에서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나 우리의 지원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지원 여부나 규모는 철저히 우리의 국익 관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한·미 동맹관계, 중동국가들과의 관계, 대량 살상무기 위협의 억제 필요성(반테러 국제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이 후보께서는 탈북자 문제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한국정부와 시민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는 그동안 햇볕정책의 그늘에 가리워 그 중요성만큼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국제인권단체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15만~20만 명의 정치범이 수용소에 보내져, 그 일부가 정당한 재판절차도 없이 임의로 처형되고 있고, 상당수의 탈북자들도 신변에 대한 불안 속에 해외에서 떠돌다가 일부는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현정부는 대북지원을 통한 북한경제의 회복이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이라고 강변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조용히 처리한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동포들의 문제인 북한 인권상황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 아직 제대로 실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손놓고 있는 동안 탈북자들이 북경주재 각국 대사관에 진입하는 등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고 국제인권단체들이 이들의 구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 인권문제나 탈북자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선 국제기구 및 국내외 NGO 등과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해 북한으로 하여금 인권상황을 개선하도록 촉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대북협상에서 북한인권 및 탈북자 문제를 공식의제로 제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인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이들 중 국내 입국을 희망하는 사람은 국내에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에 대해서는, 우선 하나원에서 수개월씩 입소 교육후 사회로 진출시키고 있으나, 이 역시 포화상태입니다. 따라서 탈북주민이 우리 사회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을 때까지 임시로 머물 수 있는 시설부터 시급히 확보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회창 후보의 아들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묻겠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정연 씨가 군 면제를 받기 전에 병무청 관계자(이재왕과 송아무개) 두 명을 만나 병역상담을 하면서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 점도 병역법 위반 사항에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물론 지금은 공소시효를 넘겼지만 말입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께서는 공직에 출마한 후보자로서 도덕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검찰은 ‘다른 것은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만 큰아들 정연 씨가 고의감량의 증거는 없으나 체중으로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노력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 부분은 유감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고의감량 같은 것은 절대 없었습니다. 세상의 어느 부모가 7년 넘는 외국생활로 바짝 말라온 아들에게 더 몸무게를 줄이도록 한다는 말입니까? 검찰의 수사결과를 봐도 그런 의심을 할 만한 증거는 전혀 없고, 그런 식으로 검찰이 상상을 해서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왜 근거가 없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두달 반 동안 검찰 인력을 그만큼 동원해서 수사를 했다면 이런 부분도 말끔하게 정리했어야 할 문제 아닙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두 아들이 병역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자식을 군에 보내고 애태우시는 부모님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 정권이 지난 5개월 동안 보여온 정치공작에 대해서는 검찰이 어떻게 수사를 할 것인지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기양건설 상무 이교식의 발언을 인용해 『시사저널』이 보도한 ‘한인옥 여사 10억 수수설’은 병역비리 의혹 이후 또 한번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의혹이 불거진 이상 이에 대해서도 이 후보께서는 명확히 답변해야 합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 병풍의 진실이 밝혀지니까, 이제는 다른 건을 들고 나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하고 있습니다. 기양건설 문제는 오래 전에 나왔던 얘깁니다. 제가 여기서 자세히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만 우선 시기도 전혀 맞지 않고, 돈을 전해주었다고 하는 사람의 말도 같은 사람이 바로 지난 6월에 했던 말과 정반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또 처음에는 그 무슨 이종사촌이라고 했습니다. 나중에는 뭐 사돈간이라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보니까 또 말을 바꿨더군요. 또 얼마를 주었다는 장부가 있다고 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장부도 실제로 공표된 장부와는 별개의 비밀 장부라고 하지만 조작된 장부라는 것이 이미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전혀 사실이 아닌 터무니없는 내용이고, 이 문제도 병풍 의혹과 같이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입니다.”

지난 봄 경선 당시 시민단체는 돈 안 쓰는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선거자금 공개에 나서달라고 당부한 바 있습니다. 이 후보께서는 이번 대선과정에서의 선거자금 내역을 공개할 의향이 있으십니까.

“저는 누구보다 깨끗한 선거를 치를 자신이 있습니다. 우리가 야당이 된 다음 큰 선거를 여러 번 치렀는데 정말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돈 없이 치렀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무능한 총재’라고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무능이 크게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우리 당의 사무총장이 이 얘기를 들으면 상당히 화를 낼 겁니다만. 저는 제가 한국정치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기를 바랍니다. 이번 대선도 당연히 법정비용 내에서 치를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자금은 순수하게 중앙당의 후원회 모금과 국고보조금으로만 충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선자금의 모금과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입니다.”

이회창 후보는 가회동 빌라문제를 비롯 ‘옥탑방’ 발언 이후 서민생활과는 다소 멀리 떨어진 이미지를 가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습니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가장 먼저 어떤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십니까.

“서민들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과 실업대책, 주택, 사교육비, 의료비의 안정, 가계빚 대책, 물가안정입니다. 가계빚의 경우 대규모 개인파산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법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당도 개인파산 제도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빈곤층의 경우 기초생활보장, 의료비와 자녀교육비 지원 등 복지안전망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분배 없는 성장은 결코 정의로운 경제가 아니고, 또 성장하지 못하면서 분배만 외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기만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과 일자리와 복지, 이 세 가지는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우리 경제가 진정으로 발전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나누면서 커가야 합니다.”

얼마 전 코엑스 국제회의장에서는 NGO포럼이 개막됐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총선시민연대가 펼친 낙선운동에 대해 명백한 위법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는데요. 한국사회에서 시민단체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평소 참여연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시민단체는 국가 운영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가나 시장이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시민단체가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습니다. 여성문제, 노동자 문제, 소외계층 문제, 부정부패 척결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까. 게다가 최근엔 반세계화운동처럼 국제수준의 NGO활동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가 자기 역할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에 대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시민사회운동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재정지원은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권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민사회가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겠습니다. 국제적 감각의 시민운동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시민운동가들을 위한 복지제도도 보완해 지원하겠습니다.”

장윤선(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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