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2년 12월 2002-11-29   1258

하루에 한번 포옹을 하자

이십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미용실 원장으로 일하던 한 미용사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손님 옆구리 찌르기’라고 고백한 바 있다. 의례적인 인사나 머리를 손질하면서 손님과 나누는 대화만으로는 뭔가 허전했다는 것. 손가락으로 손님의 옆구리를 찌르며 인사를 하면 대부분은 간지럽다고 도망을 가면서도 웃음이 터지며 사이가 한결 가까워진다는 증언이다.

하루를 가만히 따져보면 애정을 가지고 사람과 사람이 접촉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 악수를 한다거나 물건을 건네주며 우연히 손이 닿을 때, 혹은 만원버스나 지하철에서 부대끼는 몸들 뿐이다. 출퇴근에 쫓기는 우리네 일상 속에는 남편이나 아내, 혹은 연인과의 포옹도 일주일에 한두 번이 고작이다.

최근 우리는 뜻깊은 여러 포옹을 경험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포옹이 인상 깊었고 월드컵에서 박지성 선수와 히딩크 감독의 포옹에선 눈물을 흘렸다. 이 둘의 포옹에는 그동안 얼마나 서로를 그리워했는지, 상대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당신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가 그대로 담겨있다. 어떤 말도 그들의 포옹을 대신할 수 없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 추석이나 설이 되어 고향에 내려갈 때 반가움에 달려나오는 부모님과 다정한 포옹을 해본 적이 있는가. 달려오는 손자를 안고 싶은 만큼 당신의 가슴을 느끼고 싶었을 것이고 멀찌감치 뒤에 서서 헛기침을 하는 아버지도 자식의 체온이 그리울 것이다.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표현이 서툰 것이 바로 우리들이다.

하루에 한번씩 포옹을 하자. 영어에서 말하는 Hug(인사를 할 때 나누는 다정한 포옹)는 원래 스칸디나비아에서 온 말로 ‘편안하게 하다’, ‘위안을 준다’는 뜻이라고 한다. 소중히 하다, 어떤 사람과 친밀하게 지내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가족이나 동료를 하루에 한번씩 안아주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머쓱하게 악수만 하지 말자. 박지성처럼 안겨보고, 히딩크처럼 안아주자. 직장생활에 힘들어하는 동료가 옆에 있다면 술 한잔 권하기 앞서 어깨를 두드려 주자.

아이를 안을 때는 8초의 법칙을 지켜라. 적어도 8초 동안 안아주며 아이에게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를 얘기해 주는 게 아이가 부모에게 신뢰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갖는 데 좋다고 한다. 지속적인 피부자극은 뇌를 활발하게 만들어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심리치료 전문가인 버지니아 사타이어 박사(Dr. Birginia Satir)는 아이나 부부간의 포옹을 연구한 결과 하루 네 번의 포옹은 살아갈 만한 효력이 되고, 여덟 번의 포옹은 행복유지의 효력을 주며, 열두 번의 포옹은 서로를 성장케 한다고 발표했다.

돈도 안 들고 특별히 휴대할 필요도 없지만 상대방을 포옹할 때 그리고 거부감 없이 안길 때 필수적인 조건이 있다. 진실한 마음이다.

황지희 본지 기자 nabts@pspd.org

황지희(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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