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3년 04월 2003-03-25   490

지역운동중계차-인천 ‘주민 세금 털어 해외여행 가다니… ‘

명분없는 시의원 외유에 인천연대 강력 항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돼 가뜩이나 살기 힘든 서민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요즘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라크 전쟁에 따른 석유값 폭등을 필두로 치솟기 시작할 물가를 생각하면 어디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더구나 어처구니없는 대구 지하철 참사는 온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다.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궁핍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8명의 의원들이 1인당 400만 원 가량의 경비가 드는 해외여행에 나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물론 그 경비는 몽땅 시민의 세금에서 충당된 것이다. 이들의 외유계획이 알려지자 인천 시민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에 빠졌다.

다른 나라까지 대구 지하철 참사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재난을 뒤로한 채 해외여행에 나선 시의원들은 도대체 국가나 민족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물론 지방의원들의 해외 여행을 나쁘게만 볼 이유는 없다. 선진국의 모범적인 지방자치 사례들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인적 물적 교류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천시의원들의 해외 여행은 그런 차원의 여행이 아니다.

우선 해외여행의 목적이 불분명하다. 이번 경우만 보더라도 “선약된 행사가 6건이라 취소하면 국가적 망신”이라는 것이 해외 여행에 나서는 주된 이유다.

‘6건의 선약’이란 것도 내용이 불분명하고 배워오겠다는 선진 사례도 구체적인 것이 없다. 방문할 곳은 어떤 곳인지, 무엇을 배울 것인지, 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전혀 준비된 바가 없었다.

게다가 무분별한 낭비성 해외외유를 막겠다고 도입한 ‘인천광역시의회 의원공무 해외여행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스스로 만든 약속을 스스로 어긴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인천시 총무팀장이 여비 마련을 위해 시장실 등에 돈을 요구한 것이다. 시 공무원이 시의원 해외 여행에 판공비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사실로 증명하는 것이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는 명분 없는 외유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호주머니 털기’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시민 세금으로 놀러가는 의원들을 풍자하기도 했고 시의회 의장 비서실에서 며칠 동안 밤샘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박길상 사무처장을 비롯한 몇몇 활동가들은 단식 농성까지 했다.

이런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꿋꿋하게 해외 여행을 감행했다. 시민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출국 9시간 전에 출국수속을 밟고 환승호텔에 묵는 수고까지 감내하면서 출국했다. 이날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더 이상 시민을 위한 시의회가 아니라는 뜻에서 시의회 건물에 검은 띠를 두르며 강하게 항의했다.

8명의 시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다. 관행으로 묵인되어 온 구태와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천지역의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정치인 감시 활동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나갈 것이다.

구교정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협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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