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09월 2004-09-01   664

‘구미시민회’의 주민투표조례 제정운동

‘분권과 자치’. 요즘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말 중 하나이다. 시대적 흐름인 자치의 중요한 제도인 주민투표법이 제정된 후 시행을 앞에 둔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법률에서 위임된 세부적 사항에 대하여 조례를 제정하고 있으며 이는 각 지역별 자치단체와 의회, 시민사회의 자치역량과 이해수준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구미지역에 사는 대구참여연대 회원들의 자치모임인‘구미시민회’가 구미시 조례 제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모범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구미에서는 6월 1일자로‘구미시주민투표조례(안)’이 입법예고 되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들여다본 구미시의 조례안은 역시나 하는 실망감을 던져주었다. 법률이 자치단체의 재량을 폭넓게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미시의 조례안에서는 적극적인 주민참정권 실현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행정자치부의 표준조례안을 그대로 베껴낸 수동적인 조례안이었다. 당시 구미시의 안 대로라면 유권자수가 더 많은 제주도보다 오히려 더 많은 청구인이 있어야 주민투표가 가능하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었다. 이미 청주와 충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사회의 노력과 의회의 협력으로 주민참정권 실현에 중심을 두고 조례가 제정되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구미시는 대구경북지역 타 자치단체들과의 균형을 강조하며 주민투표청구인수를 유권자 수의 1/12로 규정하는 등 주민참여와 자치에 대한 빈약한 이해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결국 대구참여연대 구미시민회를 비롯한 지역 단체들은 주민투표 청구인수를 1/20로 하고, 주민투표의 대상의 폭을 넓히며, 주민투표청구심의회의 행정집행기관 주도를 견제하기 위한 민간참여의 확대 등을 의견으로 제안하였다. 또한 시의원들에 대해서 당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으로 주민발의요건을 갖추고 의회에 부의를 앞두고 있던 ‘구미시학교급식식재료사용및지원에관한조례(안)’의 설명과 더불어 주민투표조례의 의미 등을 홍보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의회를 통과한 주민투표조례는 1) 투표청구 주민수는 청구권자 총수의 1/20로 규정 2) 심의회 구성에 있어서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호선으로 선출 3) 심의위원참가 공무원비율을 1/3이하로 제한 4) 기타 행자부 표준안보다 포괄적인 주민투표대상의 설정 등의 내용을 포함하여 제정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제도권의 보수적 성향이 강한 구미시에서 제정된 조례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도 그 내용들은 상당히 모범적이었다. 돌이켜 보면,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개진에도 불구하고 체면과 위신을 핑계로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거부하던 시 당국의 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원 한사람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조례안이 순식간에 뜯어 고쳐지던 의회 조례안 심의과정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감시와 참여를 병행해 나가야할 시민사회운동의 고민거리와 과제를 새삼 곱씹지 않을 수 없다.

박인규 대구참여연대 주민자치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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