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10월 2004-10-01   846

참여연대 10년의 성장, 새로운 위기와 도전

창립 10주년 기념 논문집 출판, 토론회 개최

지난 9월 10일로 참여연대는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1994년 낡고 허름한 용산 사무실에서 시작된 참여연대 10년의 긴 여정은 ‘안국동 붉은색 3층 건물’에서 잠시 숨 고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정말 ‘앞만 보고 달려 왔던’ 지난 10년을 찬찬히 되짚어 보고,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을 신중히 전망해 보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참여와 연대로 연 민주주의의 새 지평

2003년 9월부터 참여연대 정책위원회에서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창립 10주년을 맞아 참여연대 운동을 정리, 평가하고 새로운 참여연대 운동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단순히 참여연대만의 고민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단행본 출판과 토론회 개최라는 형식을 취하기로 결정하였다. 정책위원회에서는 책과 토론회의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누구와 함께 이 작업을 진행시켜 나갈 것인가를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정해 나갔고, 그 최종 결과물로 『참여와 연대로 연 민주주의의 새 지평』(아르케)이라는 기념논문집 출판(2004년 9월 8일)과 참여연대 창립10주년 기념토론회, ‘한국 시민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2004년 9월 9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열었다.

『참여와 연대로 연 민주주의의 새 지평』은 참여연대 10년의 역사를 1990년대 이후 한국 민주주의 흐름 속에서 평가.분석.전망해보는 14편의 논문들로 구성되었다. 1부 ‘한국의 사회운동과 참여연대’에서는 참여연대가 한국 사회운동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을, 사회운동의 역사(「90년대 한국사회의 변동과 참여연대의 변화 방향」(윤상철))와 시민운동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시민운동논쟁과 참여연대」(김정훈)), 그리고 운동의 주체로 호명하고 있는 ‘시민’에 대한 철학적 고찰(「시민적 실존의 철학적 소묘」(홍윤기))을 통해 살펴 보았다.

2부 ‘참여연대의 선 자리, 나아갈 길’은 참여연대라는 조직의 독특한 메커니즘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 글들로 구성했다. 참여연대의 참여자(「참여연대의 조직과 성원」(한준)), 운동방식(「참여연대 운동방식의 구성과 변화」(홍일표)), 의사결정구조(「참여연대의 의사결정구조와 조직운영방식」(김호기.정동철)), 연대사업(「참여연대 10년, ‘관계맺기와 연대’」(은수미)) 등 참여연대의 성장을 가능케 했던 운동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과 동시에 그것이 갖는 한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 이루어졌다.

3부 ‘참여연대의 주요 사업 분석’에서는 참여연대의 대표적 운동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권력감시(「참여연대 권력감시운동 10년」(손혁재)), 경제민주화(「참여연대의 경제민주화운동」(김상조)), 사회복지(「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10년의 성과와 성찰」(김연명)), 평화군축(「평화운동, 참여연대의 새로운 실험」(이태호.김상조)) 운동에 대한 참여연대 스스로의 정리와 평가를 담았다. 각 운동들의 중요한 성과와 전개과정, 그것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과 향후 전망 등을 담았다.

마지막 4부 ‘한국의 민주주의와 참여연대’는 참여연대를 포함한 한국 사회운동의 미래를 전망하고 제안하는 세 편의 글들로 구성되었다. 생태적 전환이 요청되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참여연대 운동에 대한 제언(「한국사회의 변화와 참여연대」(홍성태)), 민중운동과 진보정당운동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의 필요성(「시민운동, 민중운동, 진보정당 그리고 참여연대」(김상곤)), 시민운동실천의 급진화와 심화, 그리고 생활세계와 글로벌 차원으로의 확장(「시민운동의 세 가지 새로운 과제」(조희연))등이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참여연대와 한국 사회운동의 과제로 제시된 것이다.

참여연대를 통해 본 한국 시민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

이처럼 『참여와 연대로 연 민주주의의 새 지평』이 주로 전문연구자들에 의해 참여연대와 한국 사회운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으로 구성되었다면, 9월 9일 열렸던 <참여연대 창립 10주년 기념 토론회 : 한국 시민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는 사회운동 현장의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 냉정한 평가와 따뜻한 격려로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주진오 교수(상명대/참여연대 정책위원)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이 참여연대 10년의 평가와 향후 계획을 정리한 참여연대 ‘희망과 비전위원회 보고서’발표, 그리고 홍성태 교수와 김상곤 교수의 발제로 1부가 진행되었다. 1시간에 걸친 3편의 발제가 있은 이후, 각 분야 활동가들과 사회운동 연구자들의 열띤 토론이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의 주요 주제는 참여연대의 성장과 성과, 조직과 운동, 다른 사회운동들과의 관계, 새로운 사회운동의 전망 등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것이었으며, 토론자들로는 정철희 전북대 교수,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김혜정 공익환경법률센터 사무처장, 박상필 성공회대 교수,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김제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김웅 민주노동당 정책기획실장, 정대연 민중연대 정책위원장, 서형원 초록정치연대 간사,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공동대표, 윤종화 대구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참석하였다.

토론자들은 참여연대 10년의 성과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참여연대 운동의 한계와 문제점들, 그리고 참여연대가 내놓은 향후 계획에 대한 고언들을 아끼지 않았다. 예컨데, ‘종합형 시민운동’의 한계와 전망, ‘전문가와 활동가’의 안정적 결합을 넘어선 ‘시민참여의 활성화’방안, 정당과의 관계 재설정, 다른 시민운동, 사회운동들과의 연대와 경쟁, 새로운 가치의 수용과 확산 등 참여연대가 풀어야 할, 하지만 쉽게 풀리지는 않을 과제들이 제기되고 토론되었다. 비록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는 못하였지만 토론자와 발제자, 그리고 방청석에 이르기까지 토론회의 다양한 참여자들은 동의와 공감, 때로는 반대의견을 제시하며 치열한 토론의 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이날 토론내용은 정리되어 조만간 인터넷 참여연대에 게재될 예정이다).

지난 1년여에 걸쳐 진행되었던 참여연대 10년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계획 수립(<희망과비전위원회 보고서>), 연구자들이 중심이 되어 쓰여진『참여와 연대로 연 민주주의의 새 지평』, 그리고 많은 활동가들과 함께 했던 <참여연대 창립 10주년 기념 토론회 : 한국 시민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 등은 ‘끝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작업에 다름 아닐 것이다. 잠깐의 숨고르기가 끝난 지금, 참여연대는 여전히 멀고 험난한 길을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떠날 첫걸음을 떼고 있다.

홍일표 참여연대 정책실 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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