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1월 2005-01-01   1111

시민의 손으로 평가한 2005년 울산시 예산

울산광역시 의회는 2004년 말 현재 2005년 예산을 심의하고 있다. 울산참여연대는 2002년부터 꾸준히 울산광역시의 다음연도 예산을 분석하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예산은 단순하게 돈의 사용 문제가 아닌 다음해 울산시의 정책 방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방자치단체 권력감시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2005년 울산에서는 전국체전과 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IWC총회) 등 큰 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다른 광역단체보다 문화·체육 인프라가 부족한 울산시는 이들 행사를 치르기 위해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울산시의 재정규모는 일반회계 기준으로 1조 원을 조금 넘고 이중 가용예산은 1600억 원 정도인데, 전국체전과 관련해 전체 가용예산의 50%인 828억 원을 편성했다. 이로 인해 새로 발생할 민생현안과 관련된 예산은 배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울산시민이 6만 여 명이나 서명해 제출한 학교급식조례에 대해서조차 울산시는 예산 부족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정이 빠듯하다면 대규모 행사를 알뜰하게라도 준비해야 하는데, 울산시는 전국체전 상위권 입상이라는 명목으로 우수선수 육성에 46억 원, 체전 관련 홍보 및 문화 행사 비용으로 40억 원 이상을 편성했다. 울산참여연대는 이같은 대규모 행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집중적인 감시 활동을 펼 예정이다.

또한 해마다 지적되는 문제이지만 각종 민간보조금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편성할 것을 지적했다. 2005년에는 사회단체보조금 조례가 제정되어 사회단체보조금 심의위원회를 통해 보조금이 지원된다. 그런데 울산광역시의 민간보조금 관련 전체 예산 약 803억 원 중 사회단체보조금은 13억 원에 그치고 사회단체보조금과 유사한 민간경상 보조는 144억 원에 이르고 있다. 심의를 거쳐 지원되는 사회단체보조금과 달리 민간경상보조는 심의 없이 지원되며 집행 후 심의·평가하는 절차 역시 없다. 더구나 2004년에는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신청했으나 2005년에는 민간경상보조로 항목을 바꿔 신청한 경우도 많이 있다. 실례로 2004년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신청했던 푸른울산21환경위원회(1000만 원), 한국예총 울산지회(1억3600만 원), 시민생태교실(3900만 원) 등 13개 사업이 2005년 예산서에는 민간경상보조로 바꿔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원절차가 까다로운 사회단체보조금을 피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민간경상보조로 바꿔 신청한 것으로 추측된다. 민간경상보조와 사회단체보조금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 편의에 따라 항목을 바꿔 편성한다면 사회단체보조금조례 제정의 취지가 무색하게 될 것이다. 두 보조금을 통합 관리하든지, 민간경상보조에 대한 심의·평가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는 영수증까지 공개하는 데 비해 공보 관련 업무추진비는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남아 있다. 얼마 전 울산교육청에서 기자들에 대한 촌지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는데, 이로 미루어 볼 때 울산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관언유착은 예산 낭비를 초래할 뿐 아니라 지역언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공보 관련 업무추진비의 투명한 공개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권필상 울산참여연대 수석상근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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