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1월 2005-01-01   805

즐거운 전화벨, 즐거운 참여

장연희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

매주 목요일이면 참여연대 안내데스크는 작은 벼룩시장으로 변하곤 한다. 그러나 거기엔 어디에도 물건을 사고파는 모습의 시장은 찾아볼 수 없다. 상근활동가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옷가지나 수제 장바구니를 골라 갈 수 있는 조용한 시장을 마련한 주인공이 장연희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이다.

참여연대를 방문하는 회원과 시민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참여연대의 얼굴이 바로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이다. 안내데스크 자원활동은 방문자를 맞이하는 일에서부터 참여연대 대표 번호로 걸려오는 각종 전화를 받아 사업부서로 안내하거나 상담하는 일이다. 획일화된 기계음이 아닌 개성 있는 목소리로 정성껏 문의전화를 받는 일은 여느 기업과는 다른 시민단체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대 시민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하루에 평균 수십 통 내지 백여 통의 전화를 받는 가운데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 장연희 활동가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와 관련하여 한 시민이 항의전화를 해왔어요. 한참 통화를 하고 있는데 자신과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이렇게 묻더라고요. “아가씨에요? 아니면 아줌마에요?” 말문이 막힐 때 주로 남자들이 쓰는 해묵은 수법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대답했죠. “할머닌데요.” 그러자 “할머니는 집에서 애나 보고 있지 무엇 하려 그런데 나와 있냐”고 해서 “나는 아직 손자가 없어서 시간이 많아요.” 라고 하자 말없이 전화를 끊어버리더군요.”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을 자극해도 동요되지 않으면 된다고 귀띔한다. “정상적인 대화가 아닌 싸움을 걸려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말려들지 않으면 제풀에 지쳐버리거든요.” 쉽지 않은 전화응대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그는 자원활동도 즐겁게 할 줄 아는 분이었다.

장연희 활동가는 언론개혁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진 분이다. 이런 그가 주로 연대사업 중심으로 언론개혁을 지지하는 참여연대와 인연을 맺은 건 필연적이었다기보다 참여연대 상근자의 권유에 의한 우호적 지지에서 비롯된 측면이 컸다고 한다. “나는 안티조선운동에 열심이었기 때문에 참여연대에 대해선 부정부패 척결하고 낙천낙선운동 열심히 하는 단체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구김살 없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게 된 것이 계기가 됐어요.”

장연희 활동가 주변엔 늘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는 자원활동을 하지 않는 날에도 사무실을 방문해서 간사들에게 재활용품이나 손수 제작한 장바구니를 건네주곤 한다. 그럴 때면 간사들은 마치 시장에 다녀온 어머니의 손에 무엇이 들려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어린 아이처럼 그의 주변을 에워싼다. 주는 손과 받는 손 모두 부담 없이 즐거운 시간이다.

언제까지 자원활동을 할 것인가의 물음에 주저 없이 “죽기 전까진 해야죠. 힘 다할 때까지…”라고 대답하는 그의 적극성과 당당함에 오히려 주눅이 들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에 바라거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여쭸다. “간사들이 비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시민운동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오랫동안 활동해주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참여연대를 찾아오는 분들에게 신뢰를 주기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자원활동을 시작하는 분들은 조금 힘들게 느껴질 때 그 순간을 잘 참고 나가면 반드시 보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기억해 주세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또 전화벨이 울려왔다.

공성경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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