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3월 2005-03-01   445

[반가워요 참여연대]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는 곳, 참여연대

오래전부터 지역 모임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다 이사를 핑계로 한동안 해오지 못했던 봉사활동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쯤, 언제나 그래왔듯이 비리와 부조리는 뉴스의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었다. 앞에서는 사생결단 낼 듯 손가락질하다가 돌아서서 뉴스에서 보고 배운 행동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회전반적인 ‘도덕적 해이’.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내가 해왔던, 계속 하려고 했던 봉사활동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 같았고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이란 단어는 이런 사회구조 속에서는 단지 위로의 수단에 불과한 것 같았다. 좀 더 근본적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참여연대 자원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퇴근 후 참여연대 사무실에 방문해서 자료를 정리하는 단순한 업무로 자원 활동을 시작하였지만 이마저도 그들에게는 늘 부족한 일손인지라 고마워하는 것을 보면 태만하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은 마음에 참석한 신입회원한마당.

퇴근이 늦어 조금 늦게 도착해 보니 신입회원들의 자기소개가 한창이다. 고3 수험생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지만 정직한 사회를 갈구하는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다. 이어지는 참여연대의 창립정신과 활동상 등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수년 전에 기증 받은 노트북은 오랜 세월에 힘이 드는지 10분 작동에 10분 휴식이다. 다행이 간사들의 순간 대처능력과 뛰어난 애드리브로 원활한 진행이 이어졌지만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참여연대의 열악한 환경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히나 공성경간사의 차분한 진행과 안진걸 팀장의 구수한 참여연대 소개는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을 너무나 재미있고 알기 쉽게 설명해줘 기억에 남는다.

늦게 도착한 박영선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독한 감기에도 불구하고 지율스님의 단식농성장에서 신입회원들을 챙겨주려 급히 오셨다. 지율스님이 오랜 단식을 풀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을 뉴스보다 더 빨리 알려주시곤,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힘겹게 참여연대를 소개하면서 미리 와서 여러분들을 챙겼어야 하는데 늦게 도착해서 죄송하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방관만하고 이제야 참여연대를 찾은 우리들이 야단맞아 당연할텐데 늦어서 죄송하다니…. 자신을 챙길 시간도 없이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그들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자리를 옮겨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씩 앞에 놓고 10대와 60대가 어우러져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고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하느라 열변을 토하고 또 모두가 공감한다.

자연스레 토론으로 이어지는 것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이여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가끔은 유혹에 흔들릴 때도 있답니다.” 참여연대 7년차라는 안진걸 팀장이 술 한 잔에 본심을 드러내 본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책임을 다하기에는 참여연대는 너무나 적은 급여와 열악한 환경이여서 이직의 유혹에 고민한 적도 있다고 한다.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힘든 일이지만 아직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은 계속해서 응원하고 지원해주는 우리 같은 회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좀 더 투명하고 정직한 사회를 위해서 앞장서서 일해줄 사람들이 아직은 필요하다. 나를 대신하여 나의 대변자로 어려운 여건을 감내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이 흔들리지 않고 일 할 수 있도록 나의 작은 힘이라도 정성껏 보태려 한다.

이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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