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7월 2005-07-01   967

응급의료센터 하나 없는 의료사각지대, 성남 구시가지

건강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건강권의 핵심은 질병 없는 세상에 살 권리와 병에 걸렸을 때 제때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날로 높아가고 있는데 경기 성남 기존 시가지의 의료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2003년 여름, 성남의 기존 시가지에 있던 병원 두 곳이 폐업을 하면서 응급의료센터 조차 없는 실정이다. 인구 55만의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에 응급의료센터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 홀로 사는 노인,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건강한 시민들도 함부로(?) 다치거나 마음놓고(?) 아플 수 없는 형편이다. 내가 일하는 사무실에는 날마다 의료공백으로 인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는 전화가 여러 통 걸려온다. 상황이 이처럼 다급한데도 성남시와 시의회는 2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기다리다 지친 시민들은 전국 최초로 ‘지방공사성남의료원(시립병원) 설치조례’를 주민발의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성남시는 시민들의 시립병원설립운동을 방해하며, 대학병원 유치 등을 들고 나왔다. 얼마 전 성남에서 열린 경기도민체육대회에 수십 억 원이 들었고, 2,000억 원 이상이 필요한 분당 고압선 철탑의 지하화도 논의되는 마당에 성남시장은 연간 20억 원의 시립병원 지원비가 아깝다며 지방선거 때 자신의 공약이기도 했던 시립병원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자치단체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는 시의회 또한 시민 1만8,595명이 발의한 조례를 심의조차 하지 않고 미뤄두더니 20여 일 만에 폐기시켜버렸다.

성남의 신시가지라고 할 수 있는 분당구에는 종합병원이 네 곳이나 있다. 그러나 기존 시가지 주민들이 분당의 병원을 이용하기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경우엔 더 그렇다. 수정, 중원지역의 주민들도 성남 시민이다. 필요할 때 의료기관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적자 때문에 병원이 문을 닫았다면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종합병원을 세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자에도 폐업하지 않을 공공병원 만이 유일한 대책임이 분명하다. 공공재라 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 버스회사에 해마다 수 십억 원을 지원할 수 있는 것처럼,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치단체가 공공병원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의료는 공기와 같다. 공기가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듯이 의료도 마찬가지이다. 시장과 시의회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외면한다면 시민 스스로 지켜낼 수밖에 없다. 성남시민들은 주민재발의는 물론 주민투표를 동원해서라도 공공병원 설립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김현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성남시립병원추진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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