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8월 2005-08-01   889

청주충북회원 만나던 날!

작년 총선 직후 어느 날 저녁뉴스를 보다 탄핵과 총선 이야기가 나왔다. ‘시민의 힘으로 이루어낸 결과’라는 설명과 함께 참여연대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옆에서 책을 보던 아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빠는 저런 거 안 해?”

아들이 가리키는 텔레비전 화면에는 광화문 촛불 시위와 카메라를 들고 국회에서 몸싸움을 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조그만 게 뭘 안다고……. 너 저게 뭐 하는 건지 알아?”

아내가 눈을 흘기자 아들 녀석은 미간을 찌푸리며 볼멘소리로 말했다.

“왜 몰라? 나쁜 사람들이 대통령 할아버지 쫓아내려는 거 막는다고 저러는 거잖아요? 나쁜 짓 하려는 걸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아빠도 저렇게 해요. 아빠도 나랑 같이 촛불 들고 저기 가서 나쁜 짓 못하게 하세요.”

아내와 아들이 자러 먼저 들어간 뒤에도 자꾸만 아들의 말이 귓전을 맴돌았다. 나 역시 참여연대가 하는 일이 궁금해져 컴퓨터를 켰다. 그렇게 해서 가입한 참여연대였다.

가입을 했지만 청주에 지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나에게 ‘6월 25일, 청주 충북 지역 회원 만나는 날!’이라는 소식은 나를 더 이상 ‘변두리 인간’으로 놔두지 않았다. 오랜만에 청주에 다니러 온 후배와의 약속도 취소하며 6월 25일 오후 시간을 비워놓고 만남을 기다렸다.

아침부터 뿌연 하늘로 시작해 달구어지던 날씨는 오후가 되면서 찜통더위가 되었다. 초조하게 행사 시각을 기다리던 나는 수영장에서 더워진 몸을 식힌 뒤 충북대학교 학연산 연구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라디오에선 고속도로가 많이 밀린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학교에 도착하니 벌써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무덥고 막히는 길을 멀다 않고 달려와 준비하는 시민참여팀 간사들을 보니 ‘길이 막혀 늦으면 어쩌나’ 걱정했던 내가 오히려 민망해진다.

전화로만 인사를 주고받던 간사들이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준다. 역시 참석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진천에 사는 윤 선생과 김영석 씨, 충주에서 온 배 선생과 청원군 내수읍에서 온 회원 등 청주·충북 지역에선 나까지 다섯 명이 참석했다. 주말인데다 학교까지 재택학습일이라 회원들이 참석하기가 여의치 않았나 보다.

참여연대 10주년 기념 동영상을 시청한 뒤 회원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이송희 팀장이 참여연대가 하는 일과 조직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준다. 회원이 된 뒤에도 참여연대가 정확히 어떤 곳인지 모르고 그저 국회를 감시하는 곳이거니 했던 나는 설명을 들으며 ‘아!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힘이로구나!’하고 경탄하는 심정이 되었다. 이어 홍성태 상지대 교수의 ‘생태 위기와 생태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행사장 사용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쉽지만 토의는 생략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뒤풀이 장소로 향했다. 설렁탕과 수육을 앞에 놓고 소주잔을 부딪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금세 밤 9시를 넘어섰다. 곧 다시 청주 충북지역 회원들의 만남을 갖자고 약속하며 헤어졌다.

회원 가입 후 반년이 넘도록 모임에 참석치 못해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벗겨준 참여연대 시민참여팀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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