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8월 2005-08-01   839

학교에 갇힌 한국교회를 돌아본다

류상태 전 대광高 교목실장 강연 후기

사회의 여러 분야 중에서 유독 건드리기 꺼려지는 영역의 하나가 종교이다. 역사적으로 종교는 많은 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종교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종교를 비판적으로 접근했다가는 해당 종교의 집단적 공격 표적이 되기 쉽다. 자칫 종교탄압이라는 누명을 쓸 수도 있다. 이처럼 특정 종교를 향한 비판은 사회적 매장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심각한 일인 것이다.

류상태 전 목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항해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다. 그는 종교 선택의 자유를 요구하며 단식을 감행했던 대광고 시절의 제자 강의석 군 때문에 이 길로 들어섰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교인인 나로서는 그것이 얼마나 두려운 선택이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가시밭길을 자청하는 사람은 드물다.

누군가는 류상태 씨는 이미 교인이 아니라고도 말한다. 심지어는 안티 기독교의 수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연을 직접 들어보니 그에게선 기독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예수의 뜻을 따르려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기독교에 대해 나름대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교인들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 일부 섞여 있기는 했지만 그의 말은 대체로 타당성이 있었고 현실의 기독교를 정확하게 보고 비판하는 것들이었다.

지난 6월 21일 참여연대에서 있은 류상태 씨 초청강연엔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강당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을 새삼 실감케 했다. 무언가 잘못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시원하게 질타하는 류상태 씨를 통해 대리 만족을 추구하는 욕구가 많은 사람들을 강연장으로 이끈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흥미로운 주제 탓인지 강연은 시종일관 긴장감을 가지고 진행되었다. 기독교 신자인 듯한 회원 한 명이 질문시간의 대부분을 써가며 기성 기독교를 열심히 변호하던 모습은 한국 기독교인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를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를 열심히 다니다 보면 목사의 설교를 맹신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판단력이 흐려져 경전을 읽기보다는 설교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목사도 인간인지라 일부 목사는 자기 생각을 더 강조하여 전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이날 강연에서 류상태 씨는 이 같은 목사들을 경계하고, 문자에 얽매여 성경을 해석하는 바람에 예수가 진정으로 하고자 했던 말씀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엉뚱한 길로 빠져버린 오늘날의 기독교인을 일깨워 주고자 했던 것 같다. 경전의 절대적인 힘에 기대어 성경을 제멋대로 해석해 버리는 신학자들과 그 신학을 이용하여 자신을 우상화하려는 목사들을 경계하면서 다원주의 시대에 교회가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버리고 이해와 포용으로 다가가야 함을 지적한 강연이었다.

이제 기독교인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교회를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교회 역시 혼돈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사회의 밑거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노경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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