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8월 2005-08-01   842

‘아주 특별한 수건 이야기’

참으로 시끄러운 세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덥기는 또 어찌 그리 무더운지요. ‘넋이라도 있고 없고’ 멍하니 컴퓨터를 응시한 채 오후를 맞이합니다.

사무실 입구 쪽에서 “삐리리~, 택배 부르신 분!”을 외치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어 “저요, 저요.”합니다. 삐리리 택배 아저씨께서 보낼 물건이 무어냐 물으시는데 잠깐 딴청을 부리다 “수건인데요.”하면서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지저분한 수건이 제 주제에 어찌 택배에 몸을 실어보겠냔 말이죠. 출세(?)했습니다. 축축하고 냄새나는 수건과 몇몇 상근자들의 마음까지 담아 포장을 하고 아저씨의 어깨의 실려나가는 상자를 바라보려니 괜스레 마음이 숙연해져옵니다.

몇 주 전입니다. 상근자들의 시원한 여름나기에 자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예쁜 수건을 보내주신 박희경 회원께서 전화를 해주셨습니다. 언제나 살뜰하게 참여연대의 살림살이를 챙겨주시는 회원님께서 이번엔 조금은 뜬금 없는 질문을 하십니다. “근데 수건은 어떻게 빨아요?” “예? 아~ 수건당직이라고요, 저희 상근자들이 돌아가며 1주일에 한번 씩 집에 싸들고 가서 빨아옵니다.” 저의 말이 좀 측은하게 들렸던지, 회원님께선 “그거 제가 하면 안 될까요? 저도 자원활동을 하고 싶은데 도무지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요. 수건당직이라면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아주 깨끗하게 빨아서 뽀송하게 말려 보내드릴게요.”하십니다.

‘아이고머니나!’ 순간 저는 너무 당황해서 안 된다고, 아니 그러실 것 없다고, 그러시지 않아도 된다고 극구 사양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나 밝은 음성으로 저를 설득하시던지요. “제가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작은 것이지만 큰 기쁨으로 여기겠습니다.” 결국 저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를 몇 번이고 반복하고, 택배비도 착불로 해달라는 세심한 배려에 또 한 번 감동을 먹고, 그렇게 눈 딱 감고 수건을 떠나보냈습니다. 회원님의 향내를 풍기며 뽀송뽀송해져 돌아올 그들을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박희경 회원님께.

오늘 날이 참으로 구질하단 생각을 한참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날개 박스가 와서 어찌나 상큼했는지요. 수건이 예뻐서인지 다들 집에 들고 가겠단 소리에 수건 사수하느라 고생했습니다. 하하~. 새 수건을 살포시 꺼내고 빈 상자에 냄새나는 젖은 수건을 담으며 괜스레 마음이 짠합니다.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와 애정에 힘입어 올 여름은 기필코 건강하고 밝게 지내보려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언제고 한번 놀러오세요*^^*

이지은 드림

이지은 참여연대 총무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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