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9월 2005-09-01   1011

집값 안정의 해법, 공영개발과 개발이익 환수에서 찾는다

얼마 전 한 건설회사가 서울 송파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를 3,000만 원 이상으로 관할관청에 신고하자 주변 아파트의 평당가격이 1,000~2,000만씩 덩달아 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여론의 지적이 있자 그 건설회사는 평당 분양가를 500만 원 낮추었다. 그러자 분양가가 무슨 고무줄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평당 분양가 3,000만 원은 1998년 분양가원가연동제의 폐지로 분양가가 자율화되기 전 서울의 평당 분양가 464만 원의 무려 6배가 넘는 것이다. 판교신도시에서도 건설회사들이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를 2,000만 원으로 예상한다는 보도가 있자 평당 1,500만 원이던 인근 분당 아파트의 가격이 평당 2,000만 원으로 오르고, 판교가 2,000만 원이면 강남은 2,500만 원이라는 식으로 아파트 가격이 동반 폭등했다.

분양가 폭등 통제할 장치 없는 분양가 자율화정책

분양가 자율화정책으로 경기 파주와 화성 동탄 등의 공공택지 분양가도 평당 700∼800만 원(33평형의 경우 2억 4,000만 원 정도)이 넘어 서민들의 소득으로는 20년 넘게 저축을 해도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정도가 되었다. 기존 아파트 값이 너무 비싸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던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은 그야말로 꿈이 되어 버렸다. 분양가 자율화 이전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의 가격은 주변 아파트 시세의 70∼80%선에서 유지됨으로써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반대로 새 아파트가 기존 아파트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또한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없어 택지비, 건축비 등 아파트 분양원가와 여기에 주변 아파트 시세를 고려하여 정해지는 분양가 사이의 차액인 개발이익(투기이익)을 개발사업자인 건설회사 등이 독차지함으로써 경제정의가 실종되었다.

공공택지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일부에서는 공영개발이 우리 주택건설시장에서 매우 생소한 제도인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지금도 택지개발촉진법이나 도시개발법 등에 따라 조성되는 공공택지는 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에 의해 공영개발로 공급되고 있다. 요즘 나오는 공영개발론은 토지의 공급뿐만 아니라 그 토지에 건설되는 아파트의 분양까지를 대한주택공사 등이 시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공택지는 서민들의 주거기본권 실현을 위하여 정부가 헐값으로 토지를 강제 수용하여 마련한 택지이다. 그러므로 그 위에 지어져 분양되는 아파트의 공급방식도 시장원리를 따를 것이 아니라 무주택 세대주에 대한 우선분양, 합리적이고 저렴한 분양가 책정을 통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라는 입법 목적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공영개발이 건설 경기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한다. 그러나 건설경기는 개발이익을 누가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주택건설의 총량에 달려있는 것이다. 공영개발의 경우 주택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영개발을 하더라도 시공은 민간건설회사가 담당하게 되고, 다양한 설계, 브랜드, 옵션을 가지고 참여하게 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택지에서 공영개발을 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는 이뤄져야 한다. 첫째, 임대아파트와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규모 아파트는 서민들에게 싼 임대료와 분양가를 적용해 정부가 주거복지만큼은 책임진다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에는 주변 아파트 시세 정도의 분양가를 책정함으로써 공공택지의 주택공급사업이 오히려 주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방지해야 한다. 또 분양가와 분양원가 사이의 차액은 개발이익으로 환수하여 국민주택기금이나 임대주택기금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무주택 세대주의 내 집 마련을 위하여 싼 분양가로 공급된 주택인 만큼 투기 목적으로 전매되지 않도록 5∼10년의 전매제한기간을 설정해야 한다. 이 기간 안에 전매한 경우 정부가 최초 분양가로 다시 환매하는 싱가포르의 방식과 같은 전매제한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민간 주택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분양가 공개를

민간이 조성하는 택지나 재건축 사업이어서 국가의 개입이 어렵고 직접적인 분양가 규제가 어려울 때에는 분양가를 공개하도록 하여 개발이익을 환수하여야 한다. 분양가 공개가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권 행사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토지비, 지반조성비, 건축비, 적정이윤 산정의 전문가인 감정평가사, 건설구조기술사, 건축사, 회계사 등으로 분양가검토위원회를 지방자치단체 별로 구성한다. 이러한 전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분양가가 공개되도록 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또한,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분양가 인하를 권고하고 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반분양자 모집승인을 보류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개발부담금제를 기본으로 기반시설 부담금제 병행

개발이익환수제는 개발 시작 시점과 종료 시점의 토지가격 차액에서 정상지가 상승분과 기반시설 건설비용을 공제한 금액을 과세대상으로 하여 이 중 50% (나중에 25%로 인하)를 환수하는 제도이다. 개발이익이 제대로 환수되지 않으면 강남의 낡은 소형 아파트가 큰 부담 없이 새 중·대형 아파트로 전환된다는 기대감으로 집 값이 수억 원 씩 오르듯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을 잡을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예정 중인 판교신도시 개발, 강북 재개발, 강남 재건축 규제완화 등 각종 주택개발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정비되어 실효성을 나타낼 수 있게 해야 한다.

개발구역 안에서의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는 개발부담금제, 개발구역 주변의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는 토지초과이득세이다. 개발이익을 개발단계가 아니라 매매 등 처분단계에서 환수하는 제도가 양도소득세이다. 판교를 놓고 본다면 판교 개발로 인한 비정상적인 토지가격 상승분을 판교 안에서 환수하는 제도가 개발부담금제이고 판교 주변 강남, 분당, 용인, 평촌 등의 비정상적인 토지가격 상승분을 환수하는 제도가 토지초과이득세인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개발이익을 기반시설 부담금제 도입을 통해 환수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에서 보듯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추가로 건설되지 않는데도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기반시설 부담금제가 정확히 개발이익환수제라고는 할 수 없다. 개발부담금제에서도 기반시설 건설비용을 공제하고 있으므로 개발부담금제를 기본으로 기반시설부담금제를 병행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남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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