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9월 2005-09-01   309

“통일은 됐어!”

8·15평화축전 참관 후기

광복 60주년을 맞이하여 남북이 함께 하는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이 8월 14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민족대행진을 시작으로 나흘 동안 펼쳐졌다. 참여연대 회원으로서 이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무척 설레고 가슴 벅찼다.

첫날인 14일 지하철을 타고 행사장에 도착하니, 풍물패가 신명나는 길잡이 행사를 벌이면서 축전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 학생들이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오후 6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팔월의 무더위는 여전히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면서 경기장을 달궜다.

간단한 개막행사에 이어 오후 7시부터 남북 남자 축구 대표 친선시합이 있었다.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60년 전 광복의 기쁨과 함께 통일에의 열망을 한껏 내뿜고 있었다. 하늘에는 대형 한반도기와 함께 ‘통일은 됐어!’라는 큼직하고 선명하게 적힌 펼침막이 내걸렸다. 운동장에선 선수들이 거침없이 뛰고 달리며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남측이 3 대 0으로 이겼지만 관중들은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린 선수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 기쁨을 나누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합이 끝난 뒤 남북 선수들이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운동장을 돌 때는 모든 관중들이 일어서서 박수로 화답했다. 축구 경기가 끝난 뒤, 운동장을 빠져나오는 시민들의 표정은 통일이 정말 멀지 않았다는 흥분으로 상기되어 있는 것 같았다.

드디어 8월 15일 아침해가 밝았다. 60년 전 오늘 온 나라의 백성들은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뜨거운 가슴으로 해방을 맞이했겠지, 오늘 난 어떤 마음으로 이 날을 맞이해야 할까 하고 생각하면서 본대회가 열리는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향했다. 남과 북, 해외의 대표들이 각자의 처지에서 민족의 통합을 위해 이번 행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밝히고 있었다. 체육관 여기 저기에 걸려 있는 한반도기는 이제야 겨우 하나 되기 위한 걸음을 내딛는 남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쓰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얼굴을 맞대고 통일을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았다.

본대회가 끝나고 서대문형무소로 가기 위해 체육관을 나서는 북측 대표단을 가까이서 보니, 너무나 평범하고 소탈하고 모습들이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통일을 향한 이 세상에서 제일 긴 연극을 남북이 함께 하고 있다고. 언제 그 막이 내릴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지만 마지막 시나리오를 짜기 위해 우리가 모였다고.

이어진 장충체육관에서의 체육오락경기는 남과 북이 다양한 게임들을 하며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1시간 30분 동안의 열띤 경기와 응원을 뒤로 한 채, 오후 5시 남측이 준비한 ‘무애지무’라는 공연을 보러 세종문화회관으로 갔다. 우리 민족의 전통춤을 다채롭게 보여준 수준 높은 공연이었다.

이로써, 참관인들이 참석할 수 있는 오늘 행사는 모두 끝났다. 세종문화회관을 나서면서 보니 광화문에는 차들은 다니지 않고, 광복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태극기가 물결친다. 60년 전에도 벅찬 감동 속에서 휘날렸을 태극기. 60년 뒤 헤어진 민족이 하나 되기 위해 태극기도, 인공기도 아닌 한반도기를 흔들며 치른 큰 잔치.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분단이 아닌 통일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한 뼘 더 자라났으리라고 믿는다.

조동문 참여연대 통일희망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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