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09월 2005-09-01   234

짧은 만남, 깊은 공감

한일시민포럼 참가 후기

한일시민포럼이 열린 지난 8월 13일 토요일 늦은 3시 참여연대 2층 강당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의 시민단체 아시아태평양인권정보센터 및 코리아NGO센터 회원 35명과 참여연대 회원 30명이 좁은 공간을 꽉 채웠다.

일본측 단장인 교토여자대학 하추세 류헤이 교수는 “국제관계는 국가 대 국가,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 시민 대 시민의 세 축으로 이루어지는데, 근래에는 시민사회의 몫이 커지고 있다”는 인사말로 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시민포럼은 동북아 군사화와 한일관계, 한일 과거사 청산과 공동의 역사 이해라는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동북아 전후질서의 재편과 한일·조일 관계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은 정갑수 코리아NGO센터 대표는 ‘동북아 지역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국제적 지역기구가 없는 곳’이라며 ‘이는 냉전의 유산’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미일 군사동맹과 평화헌법 개정이란 주제 발표에서 평화군축센터 이경주 교수는 ‘일본이 헌법 제9조를 개정하려는 것은 미국의 세계군사전략 변화라는 외적 영향과 일본자본의 다국적화라는 내적 요인의 산물’이라고 평가하고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헌법9조 개정을 반대하겠지만 다른 현안들과 함께 패키지로 국민투표에 부칠 경우 어떻게 될지 의문시된다’고 걱정했다.

소송 등을 통해 외국인의 과거사 청산에 앞장서 온 일본인 니와마사오 변호사는 역사청산과 일·한·재일시민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일본의 역사 인식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과거 침략전쟁이나 식민지 지배로 인한 동남아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 약 80건의 대부분이 원고 패소로 끝난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역사인식과 청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미국의 점령정책이 천황제를 온존시킨 점, 역대 정권들이 일본헌법을 미국에 의해 강요된 헌법이라고 폄하한 점, 원폭 피해자의식을 부추기면서 정당한 역사교육을 소홀히 한 점등을 들었다.

그는 참된 화해와 믿음을 찾기 위해서는 침략과 식민 지배 사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965년 한일조약을 재검토하고, 일본 국내에서 식민지 재배에 대한 사죄와 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하며 재일시민의 법적 지위와 권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헌법개정 저지를 위한 국제연대 등을 제안했다.

이어 강혜정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위원장은 일본의 역사 왜곡이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동시에 일본에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일본과 아시아 나라들간의 화해와 공존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질의응답이 있었으나 시간 부족으로 아쉬움 속에 포럼을 서둘러 마감한 뒤 참석자들은 느티나무 카페로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하며 못다 한 대화를 이어갔다.

한일시민포럼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엔 한계도 있었지만 두 나라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의 현안을 놓고 고민하고 공감을 나누고 대안을 찾는 시도란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란 생각이 들었다. 귀중한 여름휴가를 포럼에 할애한 일본측 참가자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이들이 앞으로 동북아 평화를 이룩하고 지역공동체를 이루는 씨앗이 되리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맹행일 참여연대 시민운동공부모임 회장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