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1월 2006-01-01   368

중도(中道)의 원칙

지난해 참여연대에서 장기간 회비를 미납한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 회비납부를 권유하는 자원활동을 했다. 그 때 일부 회원은 “참여연대의 활동방향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후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활동이란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해서’, ‘카드사에 대한 정부지원을 반대해서’ 등으로 다양했다.

요즘은 또 다른 문제로 참여연대가 극심한 비난과 회원탈퇴의 시련을 겪고 있는데, 그 내용은 ‘비정규직 보호입법과정에서 시민사회 중재안을 제출해서’,‘황우석 교수의 연구논문에 대한 검증을 주장해서’ 등이다. 한마디로 말해 보수성향의 회원들은 참여연대가 너무 앞서간다고 나가고, 반대로 진보성향의 회원들은 뒤쳐진다고 떠나니 참여연대의 입장은 정말 딱하기도 하다.

참여연대는 새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회 양극화 해소’를 주요 활동목표로 정하고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활동할 것이다. 사회 양극화는 도시와 농촌,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재래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양극화로 드러난다. 그 처방 역시 다양하다. 비정규직과 노동, 쌀 시장 개방과 농업, 보육과 교육, 의료와 건강보험, 주거와 부동산 투기 방지, 노인·결손가정·장애우의 기초생활보장과 사회보장, 조세와 재정, 국토 균형 발전 등 해결방안이 복잡하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문제는 앞으로 참여연대가 각각의 사안에 대해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이러한 진통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예를 들어 ‘의료의 산업화 반대’를 지지하면, 전경련과 대형병원의 이익에 반할 것이고, 금융소득과 주식소득에 과세하자고 하면 지금의 부동산 보유세 사태처럼 가진 자들의 거센 저항이 있을 터이니 말이다.

나는 요즘 아내와 함께 딸네 집에 외손녀를 보러 다닌다. 혼자 애를 보는 일이 힘들어 시간을 나누어 교대로 하는데, 두 돌도 안 된 아이가 벌써 자기주장이 뚜렷하다. 책을 읽어 주려면 자기가 책을 골라오고, 외출하려고 옷을 입히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가져온다. 아내 말이 옛날에는 ‘미운 일곱 살’이라 했는데, 요새는 ‘미운 세 살’이란다. 아이들의 성장이 그만큼 빨라지고, 자기주장도 강하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내 말을 듣지 않고 미운 짓을 한다해서 아이를 미워할 수 있는가? 그것이 아이들의 성장과정이고, 또한 그게 정상적인 아이들의 행동이라면 나의 뜻대로만 움직이는 아이는 비정상이 아니겠는가?

참여연대는 회원들의 참여로 좀더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상을 가지고 지금까지 걸어온 단체다. 설립 취지에 동의하고 가입했다 해도 회원들의 하는 일이나 성향이 다양하니 참여연대가 하는 일에 100% 만족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큰 실수가 없고 참여연대가 추진하는 일에 60~70% 정도 동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닐까?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인들의 열린 마음이 로마가 1,500년 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규정했고, 원로 사학자 윤내현 씨는 세계의 선진 종교가 이 사회에서 갈등 없이 공존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큰 발전잠재력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회원들도 멀리 보며 중심을 세우되, 과정에서는 관용을 가지고 풀어 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맹행일 참여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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