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2월 2006-02-01   809

“찰칵, 가장 고생한 발 기념 촬영합니다~”

사무실 바닥, 색을 되찾다

‘사회는 깨끗하게, 참여연대는 더럽게’ 한 임원이 내린 참여연대 청소 점수는 낙제점이다. 상근자들이 노력은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공간이라 쌓이는 먼지를 벗겨내기는 역부족.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전문 청소업체가 바닦을 닦아내야 한다지만, 기본적인 경상비도 쪼들리는 시민단체로서는 생각도 못 할 일이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그간 세차례 청소했는데, 역시 처음, 2001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니, 사무실 바닥이 이게… 아이구… ”

사무실에 오셨던 백용기 회원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상근자가 얼른 주변을 살폈다.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 “바닥 색깔이 원래 이게 아닌데… 너무 더럽습니다.” 짧지만 단호한 지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며칠 뒤, 사무국장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직접 바닥 청소를 해주시겠다는 백용기 회원의 전화였다.

김성희 전 사무국장은 회심의 미소와 함께 전체 간사들에게 지침을 내렸다. “바닥청소가 예정된 휴일에는 절대 사무실에 일하러 나오지 말 것.”

5월의 어느 휴일 아침, 청소장비를 들고 백용기 회원이 오셨고, 이어 김성희 전 사무국장과 이지은 전 총무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자원활동을 희망한 최경수 회원 등 예닐곱 사람이 모여 작업을 시작했다. 청소기를 들이대자, 엄청난 땟국물이 생겨났다. 때는 정말 악착같이, 그리고 광범위하게 붙어 있었다. 한번에 벗겨지지 않아 몇차례나 청소기를 돌려야 했고, 닦아내야 하는 양도 많아져, 사람들은 아예 땟국물을 닦아낸 대걸레를 맨손으로 짜냈다. 모두들 한두시간도 되지 않아 양 손과 양 다리는 비눗물과 땟국물에 절고, 온 몸은 땀에 절었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사무국의 지침을 어긴 상근자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1번 선수는 박원순 사무처장. 2번 선수는 최현주… 뒤이어 여러 상근자들이 나타나, 상태를 직감하고 두 팔 걷어 청소를 도왔다.

저녁 무렵, 땟국물을 벗겨낸 바닥에 왁스를 칠하는 것으로 겨우 바닥 청소가 끝났다. 그제서야 서로를 돌아보니 웃음이 절로 터졌다. “자 우리 기념촬영 합시다” 먼저 오늘 가장 고생한 발들 모여서 기념촬영을 했고, 다음으로 비로소 제 색깔을 찾은 바닥을 기념으로 찍었다.

그날 저녁, 나는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닥을 보며 나는 망설임 없이 신발도 양말도 벗었다. 맨발도 아까워 까치발로 총총걸음으로 들어갔다가 얼른 나왔다. 다음날 아침, 이번에는 간사들이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우와, 바닥이 원래 이런 색이었구나.” “당분간, 조명 안 켜도 되겠어요. 바닥이 빛나요.”

최현주 참여연대 인터넷팀 간사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