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2월 2006-02-01   336

책속으로 쉬어가기

로알드 달 | 도서출판 강

나는 소설이 좋다. 왜냐고 묻는다면, 글쎄 뚜렷한 대답을 찾기가 어렵다. 마냥 좋을 뿐이다. 그래서 나의 독서의 대부분은 소설읽기에 치중되어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소설이면 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책에는 어쩐지 심술이 난다. 그래서 두어 달 정도 사람들의 열광이 바닥에 이를 때까지 일부러 모른체 제쳐 둔다. 좋은 책은 대개 늦게라도 만나게 되는 법이므로. 그렇다면 당신은 물을 것이다.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 또 글쎄라고 대답할 밖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이 또한 취향의 영역이라고 답한다면 너무 궁색하려나.

로알드 달의 ‘맛’에 대해 좋고 싫음을 따진다면, 역시 취향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열편의 이야기들은 기발한 상상력과 엉뚱한 아이디어라는 공통의 분모를 가지면서 나름대로 독특하다. 때론 유쾌하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이야기들은 또한 매번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다. 그러나 독특하긴 하지만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라고 되받아 칠 사람도 있을 법하다. 나 역시 읽으면서 레몽 장의 ‘오페라 택시(세계사/1998,)’가 떠올랐으니까. 그러나 굳이 비교하자면, 레몽 장의 ‘오페라 택시’에서 프랑스식 상상력과 유머 또는 기지를 느낄 수 있었다면 로알드 달의 ‘맛’은 영국인다운 어떤 것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다.

참여연대 옆 미술관 미술관 순회버스

일요일 3시 정각. 김정웅 아저씨가 모는 미술관 순회버스가 도착한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인사동관광안내소 앞이 출발점이다. 평소에는 인사동 허리께에 있는 인사아트센터 앞에서 기다리면 된다. 아이들 손을 잡고 바뀐(?) 버스 정류장을 향해 헐레벌떡 달려오는 젊은 엄마들이 묻는다. “여기 미술관 가는 버스 서는데 맞나요?”

버스는 몇 안되는 승객을 태우고 곧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 원을 내면 김정웅 아저씨가 관람권을 나누어줄 것이다. 관람권 뒷면에 적힌 순회버스 노선은, 인사아트를 출발해 아트선재를 지나 국립민속박물관 돌담과 청와대를 거쳐 환기미술관에 이른다. 최종 목적지는 가나아트센터. 그러나 종착역까지 굳이 갈 필요는 없다. 잠시 환기미술관에 내려도 좋다. 1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이곳저곳 둘러볼 생각이라면 매 45분마다 출발하는 순회버스를 다시 탈 수 있을 것이다. 옹기종기 세검정의 서민주택들을 따라 10여 분 더 가면 어느새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이른다. 시계를 보니 3시 20분. 오늘은 <아뜰리에 사람들 Ⅳ: 졸업>가 1층 전시실에서, 3층 전시실에는 이 열리고 있다. 이들 전시회는 2월 중순까지 이어진단다. 전시회가 썩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면 가나아트센터 건물을 둘러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것도 아니라면 평창동에서 세검정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과 청와대 앞을 지나 다시 인사동까지 이르는 1시간 동안 그냥 순회버스에 올라타고 마냥 있어도 좋다. 눈에 닿으면 그림이고 귀에 들리면 음악이라는 말처럼 시선을 던지는 곳마다 겨울 도회의 풍경이 그리 싫지 않다.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클래식 음악으로 기분을 더 돋울 수도 있다. 단 곡은 순전히 미술관 순회버스만 7년째 운전하고 있다는 김정웅 아저씨의 선곡솜씨에 맡겨야만 한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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