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4월 2006-04-01   802

교도소 습격 사건

지난 2월14일 이스라엘 군은 탱크와 헬리콥터, 불도저 등을 동원해서 팔레스타인 제리코 교도소를 습격했습니다. 교도소 담을 부수고 들어간 그들은 안에 갇혀 있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을 옷을 벗긴 채 끌고 나왔고, 그 가운데서도 특히 아흐메드 사아다트를 납치해 갔습니다. 그야 말로 교도소 습격 사건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런 짓을 벌인 이유야 그 속마음을 뒤집어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제가 대략 추측해 보는 이유 그리고 이번 습격으로 이스라엘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이렇습니다.

첫째, 아흐메드 사아다트 때문입니다. 2001년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해방 인민전선(PFLP)의 사무총장이었던 아부 알리 무스타파를 암살했고, 아흐메드가 다음 사무총장이 되었습니다. 2002년 1월에는 PFLP가 아부 알리 무스타파 암살에 대한 대응으로 이스라엘 관광장관 레하밤 제에비를 살해합니다. 이 사건이 벌어지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압력을 넣었고, 아라파트 정부는 아흐메드를 교도소에 가둡니다. 그런데 팔레스타인 내부에서 아흐메드를 석방하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하마스와 현 대통령인 마흐무드 압바스도 석방 의사가 있음을 밝히자 이스라엘이 납치 사건을 벌인 겁니다.

두 번째는 이스라엘의 선거 때문입니다. 3월28일에는 이스라엘 총선이 있었습니다. 선거 전에 무언가 큰 일이 벌어진다고 하면 한국인들은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남북 관계를 선거에 악용하듯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를 일부러 악화시켜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상황을 만드는 거죠.

세 번째는 하마스에 대한 무력시위의 효과입니다. 지난 1월25일에는 팔레스타인 총선이 있었습니다. 96년 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치러진 선거로 별 탈 없이 잘 끝났습니다. 그런데 선거가 있기 전부터 이스라엘, 미국, EU 등은 아주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찍지 말라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들에게 아주 실망스러운 것이었습니다. 10년 동안 집권하면서 이스라엘과 각종 협상을 벌였던 파타를 제치고 이스라엘의 식민 통치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하는 하마스가 1당이 된 것입니다. 하마스가 1당이 되자 이스라엘, 미국, EU 등은 ‘이제 협상은 없다’ ‘팔레스타인 정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 하겠다’와 같은 태도로 일관 했고, 앞으로도 어떻게든 하마스를 길들이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교도소 습격 사건이 이스라엘이 하마스에게 보내는 ‘까불면 재미없어!’와 같은 일종의 무력시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스라엘은 교도소를 때려 부수고, 팔레스타인 경찰을 살해하고 아흐메드를 납치해 갔습니다. 제가 지난 1월과 2월 팔레스타인에 있으면서도 그랬지만 이스라엘이 벌이는 행동은 제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외국인인 저도 이렇게 어처구니없어 하는데 48년부터 지금까지 식민 통치와 군사 공격에 시달려온 팔레스타인인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식민지에서는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하더니 팔레스타인에는 지금 교도소를 유지할 자유도 없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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