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12월 2006-12-01   256

그들만의 변함없는 부시 사랑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났다. 이번 중간선거는 부시 정권의 일방적 패권주의에 대한 미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공화당의 참패는 대북 정책을 비롯한 각종 정책이 옳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앞으로 부시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부시의 대북정책 및 각종 대외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던 국내의 보수언론은 부시의 참패를 두고도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시 개인의 인간적 됨됨이를 부각시키고자 애쓰고 있다. 5·31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총체적 실패’니,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니 하면서 대서특필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중간선거 직후인 11월 9일자 동아일보 A19면에는 두 장의 사진이 실려 있다. 왼쪽의 사진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옆에 서서 자신의 당선을 기뻐하는 힐러리 클린턴의 모습, 오른쪽에는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당당한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부시의 사진을 싣고 있다. 힐러리 사진의 밑에는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는 가장 많은 돈을 썼다.’고 써 민주당의 승리를 애써 폄하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위축되지 않는 부시의 당당한 면모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사진 배치라 할 수 있다.

10일자 중앙일보의 경우, 부시가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경질한 것을 두고, ‘승복의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라며 예찬하고 반대로 노무현 대통령은 잦은 선거 패배에도 장관을 교체하지 않았다며 상대적으로 부시를 긍정적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미국 유권자들의 뜻이나 공화당의 참패 원인과는 무관한 내용이 메인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언론이 이토록 부시 감싸기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동안 부시의 모든 행동을 적극 지지하며, 부시와 대립각을 형성한 사람이나 단체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부었던 보수언론에게 부시의 참패를 인정한다는 것은 바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시의 정책이 유권자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은 것임을 국내의 독자들이 주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보수적 독자들로 하여금 ‘부시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유지토록 하기 위해 부시의 ‘대범한 면모’를 애써 부각시키려 하는 것이다.

저 보수언론들의 말마따나 부시는 그래도 ‘국민의 뜻을 수용하고, 그에 따라 럼스펠드를 경질하는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니 이번에는 보수언론 자신들이 그토록 칭송해 마지않는 부시처럼 보수언론 역시 자신의 주장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보여 주었으면 한다.

송영준참여연대 회원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