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0년 02월 2010-02-01   1248

참여연대는 지금_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등록금과 싸운 3년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등록금과 싸운 3년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

‘등록금 1천만 원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호환마마보다도 등록금 고지서가 무섭다는 씁쓸한 유머가 유행하고 있다. 등록금 고지서에 대해 공포는 당연하다. GDP대비 고등교육재정지원 비율은 OECD국가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으며, 등록금은 미국 다음으로 높다. 낮은 장학금 수준과 등록금 외로 소요되는 교육비용 등을 감안하면 등록금으로 인한 부담과 고통은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지경이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약 85%가 대학에 진행하는 만큼 사실상 보통교육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한 부유층이 아니라면 등록감을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등록금 3법의 진짜 배후, 참여연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본격적으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든 것이 2007년. 참여연대는 그때부터 등록금 관련 3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취업 후 상환제 특별법 제정안, 한국장학재단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2010년 1월 18일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여야가 등록금 관련 법안의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논쟁하면서도 물밑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야당 뒤에 배후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배후로 지목당한 곳은 대학생 단체은 한국대학생연합과 등록금넷(전국의 550여 시민사회단체들의 공동활동기구). 등록금넷을 주관하는 단체가 참여연대였으니 이번 법 통과의 진짜 배후는 참여연대였던 셈이다.

등록금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등록금 3법 통과는 등록금 문제가 불거진 이후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등록금 후불제 개념으로 취업 후 상환제(재학 중에 학자금을 빌려 등록금을 내고, 이후 졸업해서 기준소득 이상의 돈을 벌었을 때 일부를 꾸준히 갚아 나가는 제도)가 2010년 1학기부터 실시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대학들이 재정을 운용하고 등록금액을 산정할 때 학생대표 등이 참여하는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를 통해 등록금 책정을 심의하여야 한다. 또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와 등록금 의존률, 가계평균소득 등을 감안하여 ‘적정 등록금’을 산정-의결하여야 하며, 나아가 등록금을 전년도보다 인상해야 하는 경우에는 물가인상률의 1.5배 이상을 넘을 수 없도록 하여 등록금 폭등을 막는 장치를 마련하였다. 더불어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 확대를 명문화하고 목표를 제시하게 만들었으므로 등록금 부담이 완화됨과 동시에 고등교육의 질을 재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었다.


대통령까지 나서 반대한 등록금상한제

그러나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등록금심의위원회에 대한 시행령 내용에 원래 야당 안대로 학생 대표들이 1/4이상이 참여하여 민주적인 논의 및 의결이 가능하도록 보장해야 하며,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는 물가인상률의 150%가 아닌, 100% 이내로 설정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계소득의 일정범위 내에서만 등록금액을 책정하고 고등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가계소득 연계형 등록금액 상한제’가 명시적으로 도입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여야가 지난해 12월 31일 등록금액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합의까지 했지만, 이명박 정권과 각 대학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등록금상한제의 명시적 도입이 무산되었다.

또한 취업 후 상환제 시행방안도 여러 과제를 남겼다. 가장 먼저, 이자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무이자에서 3~4%대의 정책금리를 적용하는데 그에 비해 턱없이 높은 5.7%이자율이 확정됐고, 취업 후 상환이 시작되는 시점부터는 이자의 이자까지 물리는 복리방식을 적용한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취업 후 상환제 신청일을 하루 앞둔 1월 14일, 신청 자격 기준을 평균 C학점 이상에서 평균 B학점 이상으로 올리면서 재학생의 15%가 갑자기 신청 자격을 잃게 된 것도 큰 문제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하겠다는 이 제도의 취지가 근본적으로 훼손된 사건이다. 장학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대출을 해주면서 성적기준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군 복무 중에도 이자를 부과하고 대출금 상환 관련해서 연체료를 내는 것을 넘어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것은 누가보기에도 가혹하다 할 것이다.

이처럼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등록금 3법 통과로 인한 성과와 변화가 크기에 많은 이들이 희망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이종걸 교과위원장,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야당 교과위 의원들의 역할이 컸다. 정부여당과 수구언론에서 취업 후 상환제 1학기 실시 무산 위기를 논하며 책임을 야당에게 몰아갔는데도 야당 교과위 의원들은 취업 후 상환제를 대폭 수정-보완해야 하며, 그와 함께 등록금 상한제 등도 반드시 함께 도입해야 한다며 버티고 설득하여 결국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동시에 통과한 것이다. 전국의 대학들은 이에 대해 자율권 침해(대학의 자율은 본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자율을 의미하는 것이지 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사회적 호소를 무시하는 그런 자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반발했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등록금 상한제를 반대하였지만 350만 대학생과 그 가족들, 즉 대다수 우리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기에 결국 법이 무사히 통과될 수 있었다.


돈 낸 만큼 교육? 공부하고 싶은 만큼 교육?

‘돈 낸 만큼 치료받을 것인가, 아픈 만큼 치료받을 것인가’하는 질문에 대부분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고 답변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현실을 탄식할 것이다.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사태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돈 낸 만큼 교육받을 것인가, 공부하고 싶은 만큼 교육받을 것인가?’ 역시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고 싶은 만큼 교육받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세상은 희망을 품는 이들에게 변화로 화답하는 법. 사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교육, 주거, 의료 문제를 개인의 능력 문제로 치부하던 세력들에 맞서 결국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와 등록금 후불제,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재정지원 확대 명문화 등이 포함된 법률을 통과시키면서 결국 현실로 이루어냈다.

어린 학생들, 청년들을 지원하고 교육해 재능을 살리는 나라가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참여연대는 앞으로도 과도한 교육비로 인한 부담을 해소하고, 누구나 공정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학생들과 청년들,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보장하는 활동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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