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0년 07월 2010-07-01   990

참여사회가 눈여겨본 일-“방향이 잘못된 속도전은 더 위험하다”



“방향이 잘못된 속도전은 더 위험하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공공정책은 매우 불완전한 정치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그 과정을 살펴보면 정치적으로 막강한 사람들이 만들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도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기도 한다. 특히 정부 관료들이 정책을 결정을 하거나 뒷받침하는 데 있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고, 잘못된 정보를 가질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할 수도 있다. 만약 공공정책이 이렇게 결정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고, 그것은 예산낭비와 환경파괴 그리고 극심한 사회분열을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거버넌스를 주요한 가치로 확립했다. 거버넌스의 요체는 공개와 참여이다. 정부의 모든 자료는 공개돼야 하고, 중요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이해당사자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밀실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어떠한 자료도 외부유출을 금지하고, 형식적인 공청회와 그들만의 심의위원회를 거치고, 말 그대로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고, 그 과정에서 거버넌스는 실종되었다.

 사회기반시설(SOCsocial overhead capital)은 도로, 항만, 철도 등과 같이 생산 활동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설물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설물에 대한 투자는 그 규모가 매우 크고 효과가 사회전반에 미치기 때문에, 사기업 차원에서 진행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그러한 사업을 시행한다.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은 공적인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하고, 또한 효율성이 있어야 하고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4대강 사업 역시 그 목적이 물 확보, 홍수예방 그리고 하천수질개선이라는 공공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목적이 비록 공공적 가치가 있어도 효율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환경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면, 4대강 사업은 그 타당성을 상실할 것이다.


타당성 없는 4대강 사업 통한 물확보와 홍수방어 논리

4대강 사업에서 핵심 사업은 16개 보건설과 대규모 준설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업을 함으로써 물 확보와 홍수 방어를 할 수 있다고 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먼저 물 확보 논리가 타당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4대강 사업으로 2급수 물을 13억 톤 확보할 계획이지만, 물을 활용할 계획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낙동강의 경우 부산 취수원을 남강댐으로, 대구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려는 사업(약 2조 원 소요)은 논리에 맞지 않고,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4대강 사업에서 물확보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지역은 산간농촌지역과 도서해안지역이기 때문에 4대강 본류에서 물을 확보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물 부족을 해소할 수 없다. 특히 하천법에서 최상위 계획인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11년 낙동강에서 물이 0.1억 톤이 남는데도 불구하고 낙동강 사업으로 10억 톤의 물을 개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음으로 홍수 방어의 논리를 살펴보자. 한국방재협회에 따르면 홍수 피해액은 국가하천에서 3.6% 발생하고, 나머지는 지방하천과 소하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하자, 이에 대한 대응논리로 지류홍수를 방어하기 위하여 본류에 홍수위를 저감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런데 그러한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사례도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

이러한 논의에서 4대강 사업의 주요목적인 물 확보와 홍수방어는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것은 4대강 본류에 보건설과 대규모 준설이 부적절한 사업임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상기할 점은 한반도 대운하의 핵심 사업이 보건설과 대규모 준설이라는 사실이다.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사업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정부의 주장이 진정성을 확보하려면, 4대강 본류에 보건설과 대규모 준설 사업을 폐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4대강 사업이 대운하의 전 단계 사업이라는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4대강, ‘좋은 사업’과 ‘나쁜 사업’

4대강 사업을 세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4대강 사업의 주요 사업을 공공성을 바탕으로 ‘좋은 사업’과 ‘나쁜 사업’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좋은 사업은 확대하여 추진하고, 나쁜 사업은 폐기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사업별로 경제성, 기술성, 환경성, 사회성을 기준으로 공공성 평가를 한 결과가 아래 표에 정리되어 있다. ‘나쁜 사업’으로 분류된 보건설과 배수갑문 증설은 폐기돼야 하고 대규모 준설은 대폭 축소해야 한다. 농업용 저수지  증고사업, 자전거도로와 댐(영주댐)건설은 재검토하여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 제방보강은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하천 환경 정비와 수질 개선 대책 그리고 강변 저류지 조성사업은 ‘좋은 사업’으로 확대하여 추진해야 한다.


수문 설치 작업, 토목공사 상식에도 맞지않아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경남과 충남 등에서 당선된 광역단체장들은 4대강 사업을 저지시킨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경남의 김두관 당선자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달곤 후보와 공약을 비교하면 대부분 공약들은 비슷하지만 4대강 사업은 찬반으로 대척점에 있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지자체장들이 본격적인 행보가 들어가기 전에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층 더 속도를 내면서 사전에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을 제거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정부는 4대강에 설치되는 보에 수문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발표하였다. 공정률이 36%에 이르는 상태에서 수문을 조급하게 설치하는 것은 마치 10층짜리 건물을 짓는데 3층 정도 구조물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창문을 설치하는 상황에 해당한다. 토목공사를 할 때 공사를 진행하는 순서가 있는데, 가동보의 경우 교각을 먼저 건설하고 마지막으로 수문을 설치하는 것은 토목에서는 상식에 해당한다. 보건설 과정에서 수문을 설치하면 4대강 사업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 자체가 4대강 사업이 그만큼 타당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시인하는 것이다.

대규모 준설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준설토를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남의 경우 준설토의 약 50%를 농경지 구조 변경을 위해 사용할 계획인데, 농경지 구조 변경 대상지역에 대한 인허가 권한은 도지사에 있다. 신임 도지사 취임 전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모든 시행계획 승인 서류를 국책사업지원 과장 전결로 결재를 완료했다. 총 10회에 걸쳐 45지구(총면적 2,156ha)에 대한 농지 구조 변경 시행계획을 승인했는데, 지방선거일인 6월 2일 이후(6월 9, 10일)에도 19개 지구 601ha(28%)에 대한 시행계획을 승인했다. 신임도지사가 업무를 시작하면 농경지 구조 변경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임 도지사가 선출된 이후 전임 도지사는 통상적인 업무 외에는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3월 12일자 국토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홍수기 안전을 위해 둔치지역에 쌓아둔 준설토를 하천 밖으로 반출해 홍수 피해 가능성에 대비할 계획이었다. 우리나라 법정홍수기는 6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인데, 4대강사업 공사현장 곳곳에 준설토가 둔치지역에 쌓여 있다. 이는 홍수 피해 위험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천공사는 홍수기에는 대폭 축소하여 홍수에 대비하여야 하는데, 정부는 홍수기에도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는 지금 4대강 사업을 중지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계속 사업을 진행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도의 간디가 말하기를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아니 방향이 잘못된 속도는 오히려 더 위험하다. 정부는 이 시점에서 4대강 사업을 진행하는 게 이득인지 멈추는 게 이득인지 평가부터 해야 한다.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룬 뒤에 공학적으로 검증된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만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강 살리기는 2∼3년 만에 이루어질 수 없고 영원히 완성할 수 없는 사업임을 염두에 둔다면, 한 번쯤 뒤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4대강 대안 원칙, ‘국민 생명, 재산 보호·지역경제 발전·친환경사업’

지금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중단 없이 진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정당 등의 4대강 사업 반대논리가 점점 더 힘을 받고 있다. 자칫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합리적이고 건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의 대안 마련을 위한 원칙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업 추진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추진 △친환경적인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원칙하에 4대강 사업을 수정해 진행할 수 있는 사업 유형으로는 첫째, 홍수 피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 지방하천에 집중 투자해야 하는데, 그러한 사업으로 자연재해 위험지구 정비사업, 하천재해 예방사업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제한급수를 겪고 있는 지역과 간이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상수도 서비스 확충사업에 지원해야 한다. 셋째, 본류에서 물 문제는 수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질이 나쁘다는 데 있기 때문에, 오염된 지천을 살리기 위한 환경기초시설을 대폭 확대하는 데 투자를 집중시켜야 한다. 이러한 사업을 진행시킬 때 친환경적인 하천관리를 위한 하천 거버넌스를 구축해 이해당사자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광역단체장들의 4대강 사업 저지 방안

광역단체장들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활동을 강화할 것이 예상되는데, 현실적으로 광역단체장들이 4대강 사업을 저지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권한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여기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법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천법, 농어촌정비법, 농지법, 토양환경보전법, 문화재보호법, 자연환경보전법, 환경영향평가법,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법, 대기환경보전법, 소음진동규제법 등이 있는데, 이런 법률을 정밀 검토하여 4대강 사업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둘째, 홍수기 동안 공사를 일시중지할 것을 국토부에 공식 요청하고, 각 광역지자체는 사업구간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주요 조사내용으로 준설토적치장 관리사항, 준설 시 탁도 발생(오탁방지막, 침전지 효율점검)과 취수원에 미치는 영향, 농경지 침수여부, 문화재 부실조사 여부, 4대강 사업 각종 인허가 사항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국토부(지방국토관리청, 수자원공사), 환경부(유역환경청), 농림부(농어촌공사), 문화재청 등에 공사 중지를 요청하거나 재평가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셋째, 광역지자체는 4대강 사업의 부적절성을 밝히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직적인 연구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된 대안은 중앙정부와 협의하여 일정부분 사업의 수정을 요구할 근거가 될 것이다.

넷째, 가칭 ‘4대강 협의체’와 같은 타 지역 광역단체장들과 공동대응 체제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는 각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차별적인 대응방안으로 4대강사업의 반대의지를 무력화시킬 것이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의체는 4대강 사업 관련 공동연구, 토론회, 간담회, 상시 협조체제 구축, 공동으로 공사 중지 요청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광역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기초단체장들과 협조체제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4대강 사업의 부당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4대강 사업 공사현장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으로는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주민들이 될 것이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산할 수 있다.
 


세계적 과학지 『Science』, 4대강 사업 문제점 다뤄

심각한 국론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예산낭비와 환경파괴가 충분히 예견되고, 하천법, 국가재정법, 환경영향평가법 등 관련법령을 무시하면서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의미한 외국 전문 과학 잡지의 기사를 요약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Science』는 지난 3월 26일 ‘복원인가 파괴인가? Restoration or Devastation?’라는 제목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다룬 특집기사를 다루었다. 『Science』는 미국과학진흥회에서 발간하는 영국의 『Nature』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 전문 과학 잡지이고, 실제 독자는 약 백만 명에 이른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논란거리인 4대강 사업은 생태계를 변경시키고 녹색뉴딜 운동의 상징으로 빛을 잃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①16개 보를 설치하고 대규모 준설을 하면 강은 호수로 변하고, ②하천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종이 사라질 것이고, ③4대강 사업은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천관리방식이 아니고, ④사업을 위해 데이터를 왜곡하여 쓸데없는 대규모 건설 사업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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