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2년 03월 2012-03-06   1611

참여사회가 눈여겨본 일- 후쿠시마, 이후 1년: 후쿠시마 발(發) 탈핵 혁명은 진행 중!

4.11 原発反対デモin高円寺 Anti nuclear power protests in Kouenji


후쿠시마 발(發) 탈핵 혁명은 진행 중!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일본인들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는 일본인들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반핵 운동가들이 가동 중지된 원전을 재가동시키려는 정부 위원회의 회의실에 난입하여 소란을 피우는 뉴스를 일본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이 격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때문이다. 광범위한 지역이 방사능에 노출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났고, 일본인들은 모든 음식과 물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것이라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 일본은 핵발전소가 안전하다며 국민들을 속인 것도 모자라, 사고 후에는 은폐와 거짓으로 일관한 전력 회사와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가 가득하다.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

 

핵사고, 이렇게 빨리 수습이 되나?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지난해 12월, 후쿠시마 원전을 냉온 정지시켜 사고를 수습했다고 국민들에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피난 갔던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희망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핵발전소를 폐쇄하기까지 30~40년의 시간이 걸리며 여전히 방사능 누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어물쩍 넘어갔다. 게다가 정부의 공식 발표와는 상이한 이야기도 많다. 냉온 정지시켰다는 2호기의 온도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심지어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전 간사장은  “아무것도 수습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정말 후쿠시마 핵사고는 일본 정부 발표대로 잘 수습되고 있는 것일까?

 

핵사고 후, 일본 시민사회가 국가와 맞서기 시작했다.

일본 사회는 흔들리고 있다. 엄청난 양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어 일본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핵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된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오염 지역을 복구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기 위한 자금 마련도 시급하다. 동경전력과 일본 정부가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자금 마련을 위해 세금 인상이 거론되고 있지만, 오히려 거대한 저항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사실상 일본의 시민사회는 이미 일본 정부와 맞설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작년에 벌써 6만여 명이 참여한 반핵 집회가 열렸고, 2012년 3월 11일 사고 1주년을 맞아 10만 명 규모의 반핵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 곳곳에서 반핵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시민들이 연대에 나서고 있다.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막장 MB처럼

 
일본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 정부의 태도는 가히 막장 드라마에 가깝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나던 날, UAE 원전 수출을 축하하러 날아간 이명박 대통령의 행적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독일, 이탈리아 등의 많은 유럽 국가들이 연이어 핵발전 포기 정책을 확정짓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만의 역주행은 국제 무대에서도 계속된다. 지난해 9월, 국제 핵산업계가 급조한 유엔 원자력안전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후쿠시마 사고에 불구하고 핵 발전은 포기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같은 해 5월, 핵발전 수명 연장 조치로 곤경에 처한 독일의 앙겔라 총리에게 ‘원자력 르네상스’ 이야기를 꺼냈다가 싸늘한 반응을 얻은 일을 이명박 대통령은 벌써 잊었단 말인가?

 

핵발전소를 또 짓겠다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역주행이 국내 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핵 마피아’들은 주춤했던 핵발전 정책을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편서풍 타령만 하던 원자력안전기구를 독립시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핵 마피아’를 그 수장으로 앉히는가 하면, 노원구 월계동에서 발견된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는 나몰라라 외면하면서 원성을 자처했다. 이런 허술한 원자력 안전 체계를 방패막이로 내세운 채, 지난 겨울에는 신규 원전을 삼척과 영덕에 짓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밀양의 한 노老농부를 죽음으로 몰아간 송전탑 건설 사업은 궁극적으로 이런 핵 발전 확대 정책의 산물이기도 하다. 정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 아닌가.

 

한국 시민사회, 탈핵의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인 반핵운동단체들 뿐만 아니라 종교계, 생협, 보건의료계, 법률가, 지식인들이 광범위한 연대체를 구성했고,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또한 전국 45여 개의 지자체장이 탈핵 에너지 전환 도시를 선언하였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천명했다. 또한 탈핵을 핵심적인 가치로 내건 녹색당이 창당을 눈앞에 두고 있고, 핵발전소에 맞서 싸운 박해령 경북 영덕 원전부지반대 대책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탈핵 후보로 나서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많은 정당들이 탈핵 정책을 마련하거나 더욱 강조하고 있다. 후쿠시마 발(發) 탈핵 혁명은 MB의 역주행을 뛰어넘어 한국 사회에서 뜨겁게 진행 중이다. 3월 10일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후쿠시마 1주기 탈핵 대규모 집회에서 그 모습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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