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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건설노조 수사, 민주주의선 용납 못할 권력남용"

작성자
남상휘
작성일
2023-05-07 18:09
조회
439

인터뷰] 앰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련 사무총장

“미국도 노동자 ‘고용 요구’ 보장”…이게 ‘아메리칸 파이’

“왜 노조가 고용을 요구하느냐는 질문은 틀렸다

왜 노조를 고용하지 않으려는지를 먼저 물어야”

 





"정부와 경찰이 수백명을 소환 조사하고, 대통령이 노조를 ‘건폭’이라고 매도하고…체계적인 탄압이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건설노조에 대한 무리한 수사에 항의하며 노동절에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양회동(50) 지대장의 운구 행렬이 서울로 향하던 4일 오전, 국제 건설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앰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련(BWI)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노동 탄압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손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건설노동자 탄압이 아니라 기여에 대해 인정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제건설목공노련은 건설·목재·산림 산업에 종사하는 130여개국 351개 노조, 120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산별노련이다.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유엔(UN)인권이사회, 국제노동기구(ILO) 등 여러 국제기구에 노동자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건설노조 탄압 규탄 국제 행동의 날’ 기자회견 참석 등을 위해 지난달 30일 입국한 유손 총장은 입국 하루 만에 양 지대장의 분신 소식을 들었다. 유손 총장은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한국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긴급한 것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공갈, 협박 등 혐의로 건설노조 간부들을 수사하는 행위에 대해 “노사 관계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권력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유손 총장은 “한국은 아이엘오 협약을 비준한 나라다. 아이엘오 87호 협약과 98호 협약에 따라, 노동쟁의에 대해 노동부가 관장해야지 경찰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 행태는) 영국의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필리핀의 ‘빨갱이 낙인’처럼, 정부가 사용자와 결탁해서 탄압하는 체계적인, 정형화된 탄압”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과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노조의 (사쪽에 대한) 고용 요구는 일어나고 있다”며 “대통령도 얼마 전 미국에 가서 ‘아메리칸 파이’ 노래도 부르고 하면서, 왜 미국에서도 권리로 보장하고 있는 이런 것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왜 노조가 고용 요구를 하냐는 질문이 아니라, 왜 사용자들은 노조를 고용하지 않으려고 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며 “노조를 한다는 이유로 특정 부류를 고용하지 않는 ‘블랙리스팅’이야말로 인권 기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차별 행위”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정부의 ‘건폭’ 매도에도 우려를 표했다. 유손 총장은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건폭’ 등으로 매도하는 건 그게 곧바로 정부 정책이 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노조 혐오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국제적 인권 기준에선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손 사무총장은 전날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정부의 ‘건폭’ 등 혐오 발언에 대해 인권위에 의견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손 총장은 건설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노동자는 불안정하고 정년 보장이 되지 않으며, 직업 안정성이 없다. 원·하청 다단계의 하도급이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 쓰이고 안전 문제가 외면된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사회에 양 지대장의 목소리가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건설목공노련은 지난해 한국 건설노조 탄압을 이유로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위원회에 한국 정부를 제소했다. 유손 사무총장은 제네바에 있는 아이엘오 본부에 양 지대장과 관련한 상황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기로 했다. 오는 6월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심의하는 노동 관련 최악의 국가 사례에 한국을 포함할 것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손 사무총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두 달째 수감 중인 건설노조 간부를 면회하러 떠났다. 그는 “(구속 수감자에게)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손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양 지대장 빈소 조문을 끝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