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보고서 No.1] 한반도 비핵화 합의의 공정한 이행에 관한 시민감시 활동을 시작하며

Watch Report No.1   

한반도 비핵화 합의의 공정한 이행에 관한 시민감시 활동을 시작하며 

 

2018년 11월 14일

 

현재 두 개의 정상 합의 즉, 남북 정상에 의한 판문점 선언(2018년 4월 27일)[1]과 북미 정상에 의한 싱가포르 공동합의문(2018년 6월 12일)[2]에 의해 한반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남북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며 비핵화를 포함한 영구적 평화체제 확립을 위해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11월 1일에는 유엔군사령부의 협력 하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 경비 체제가 시작되었다. 한편, 북미 양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에 안정된 평화체제를 건설한다는 공동의 목표에 합의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북한에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남북과 북미 간에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변화는 예전에 볼 수 없던 참으로 역사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동북아 지역은 제2차 세계 대전의 종결과 냉전 종식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변화를 거친 지금도 여전히 과거가 남긴 비정상적인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 역사는 70년이 지난 지금도 공식적인 청산이 안 됐으며, 남북한은 6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휴전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역사를 극복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지금 우리 앞에 찾아온 것이다. 이 기회는 동북아시아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살리고 싶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오래된 불신을 극복해 나감과 동시에 관련국들은 두 정상회담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외교적 노력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특히 일본, 한국, 미국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외교적 노력에 진전이 있는지 주의 깊게 감시하면서 민주주의 국가 정부를 향해 이 기회의 중요성을 호소하고, 과거 한반도 비핵화 관련 합의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그로부터 얻어진 교훈을 살리도록 요구해야 한다. 동시에 시민사회를 향한 목소리도 중요하다. 일본 시민사회 내에는 한반도 에너지 개발 기구(KEDO) 및 6자회담의 협상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실패한 이유가 북한의 약속 위반 때문이라는 정보가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다. 오랜 세월 비정상적인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지식과 일본 시민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편견이 결합되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시민사회에 존재하는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을 시정하려는 노력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본 감시 프로젝트는 이러한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운영될 것이다.

발족팀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메바야시 히로미치(리더), 모리야마 타쿠야(부리더), 히라이 카나(코디네이터), 마에카와 하지메, 유아사 이치로, 김마리아(국문 에디터), 패티 윌리스(영문 에디터), 이외 자원봉사자 다수.

 

일본 정부의 대북정책: 강경한 자세에서 관망하는 자세로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2018년 4월 27일)과 북미 정상의 공동합의문 (2018년 6월 12일) 발표 후, 아베 정권의 대북정책은 종래 적대시하는 듯한 강경한 자세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아직 뚜렷하게 대화 자세로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는 관망하는 자세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경한 입장은 작년 9월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그는 연설의 대부분을 북한을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북한에게 있어 대화라는 것은 우리를 속이고 시간을 벌기 위해 오히려 가장 좋은 수단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화가 아니라 압력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2018년 1월 22일에는 정기 국회 시정 방침에 대한 모두 연설 중, 현 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이용했다. 2015년 9월에 성립된 아베 체제는 위헌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까지 강하게 밀어붙였던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여태껏 없었던 중대하고 급박한 위협이며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은 전후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한 뒤, “3년 전 우리는 평화안전법제를 성립시켰다. 북한의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자위대가 처음으로 미 함선과 항공기의 방호 임무를 수행했다”는 말로 2015년에 세운 안보법제도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올해 유엔총회 연설(9월 25일)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 몇 줄 언급하는 정도에 그쳤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아니었으나 여전히 고압적인 태도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는 “북한의 변화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은 역사적 기회를 택할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된다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정상화를 이룰 거라는 일본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언하고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 해결이 선행되지 않는 한 국교정상화에 대한 이야기는 시작하지 않는다는 종래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일본 국민이 보기에도 한반도의 정세 변화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이 뒤처지고 있는 건 분명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유엔 연설 약 한달 뒤인 10월 24일에 내각 개편 후 첫 임시 국회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달라진 어조를 보였다.

    

“6월에 개최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미일 및 한미일은 결속하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입니다. …… 다음으로 제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가족 분들도 고령화 되고 계시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상호 불신의 벽을 깨고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며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지향하겠습니다.”

 

이렇게 아베 총리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싶다는 희망을 표함과 동시에 상호 불신의 벽을 깨겠다는 결의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순서를 정하지 않은 채 납치, 핵미사일, 과거 청산, 국교정상화 문제를 나열했다. 이것은 종래의 경직된 자세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베 정권은 국제 석상에서 계속적으로 북한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18년 11월 2일에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는 일본이 주도해온 핵군축에 관한 결의 ‘핵무기의 전면적 폐기를 위한 새로운 결의 하에 결속한 행동’(A/C.1/73/L.54)[3]이 채택되었다. 1994년부터 매년 제출해 온 결의안이다. 결의 문안 제출일이 10월 19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시점까지의 일본 정부의 견해가 반영된 문안이라고 볼 수 있다.

 

결의안은 전문에서 두 정상회담을 언급하고 환영한 뒤, 본문에서는 먼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약속을 이행하도록 북한에 요구”했다. 그리고 나서 다음과 같은 엄중한 표현으로 북한을 비난했다. “(유엔총회는) 핵확산금지조약 상 핵무기국 지위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인 북한에 의한 모든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 그 외 핵이나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활동에 대해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 ……”(본문28절)

 

작년에 유엔총회에서 발의한 동일한 결의안이 채택된 날이 12월 12일이었는데, 올해의 결의 내용에 해당되는 과거 1년동안 북한은 한 번도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북한은 앞으로도 실시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고 국제사회가 지금의 긍정적인 정세 변화를 환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외무성은 ‘가장 강한 어조’로 북한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만들어 각국의 지지를 얻으려 한 것이다. 북한이 일본의 이런 행동을 보고 아베 정권의 속내를 간파했을 거라고 보아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미국과 한국을 대하는 북한의 어조는 부드러워 졌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어조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의 강경한 자세가 그 원인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아베 정권의 표현이 보여주듯 편향된 자세가 주요 원인일 것이다.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북미 협상, 방법은 어디까지 합의되었나? 방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 비핵화 프로세스의 안정성을 높이는 일이다. 

북미 협상을 따라다니는 큰 불안 요소 중 하나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할 방법에 대해 양국이 어디까지 합의했는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북미 협상의 장래는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방법에 관한 북한의 주장은 정상회담 전부터 명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정상회담 다음날인 6월 13일자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과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이면서도 동시행동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취지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4]. 이 기사로 보아 북한이 전부터 주장한 ‘단계적이면서도 동시행동의 원칙을 지키는 것’에 대해 말했음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취지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하는 데서 희망하는 바를 전함으로써 미국의 동의를 이끌어내려고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같은 취지의 인식을 하고 있다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보아도 마찬가지다.  

 

이런 애매모호함은 특히 경제 제재의 단계적 해제에 대한 양국의 인식차이에서 최근 표출되고 있다. 같은 날인 6월 13일자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상호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해제할 예정이다”고 이해했다고 전했다[5].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핵문제가 해결되면 제재를 해제하겠다,” “지금은 (제재를) 계속할 것이다,” “사실상 어느 시점이 되면 해제할 생각이다” 등 매우 애매한 표현으로 답했을 뿐이다. 실제로는 김위원장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보는 게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 후 미국은 경제 제재의 ‘단계적인 해제를 시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단계적인 해제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 역시 아니다. 9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는) 해야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김위원장의 용기와 지금까지의 조치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6].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제재가 계속된다”는 말은 미국이 이 문제를 대해온 전형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비핵화의 달성’이라는 말이나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말 모두 애매하다. ‘비핵화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을 때 일부 제재를 해제할 수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는 제재가 완전히 해제되지는 않는다’는 말은 이 방침에 모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말에 의해 제재 해제의 문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이러한 술책을 쓰는 것은 협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북미 양국이 협상의 시야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이에 피스데포는 다음과 같은 5단계 벤치마크를 설정하여 협상 프로세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피스데포는 지난 11월 8일, 일본 외무성 고관과의 면담을 갖고 일본 정부가 이 제안을 검토하여 관련국에 적극 권할 것을 요청했다. 요청한 내용은 여러 방면에 걸쳐 있으나 그 중 일부를 아래에 인용한다[7].    

 

“향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진행 방법에 있어 상호 불신을 한 걸음 한 걸음 극복해 가면서 전진시키기 위해 각국이 달성해야 할 큰 틀에서의 벤치마크를 설정하고, 단계적이면서도 동시행동의 원칙을 지키는 방법을 주도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청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전쟁의 종결 선언과 맞바꾸어 북한에게 핵무기 프로그램의 포괄적 목록을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와 같은 상호 불신 속에서는 비현실적인 요구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신고를 한다고 해도 곧 신빙성을 문제 삼아 진위를 검증할 것인데, 상호 불신이 강하게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워 결국 성과가 빈약한 프로세스로 전락할 게 예상됩니다. 이러한 접근보다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벤치마크를 설정하는 것에 대해 먼저 합의한 후 각 벤치마크에 따라 각국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방법이 보다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①북한: 존재가 알려진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관련 시설의 동결.

 한미: 한국전쟁 종결 선언 및 대규모 한미 합동훈련의 계속적인 중지.

②북한: 동결 시설의 불능화 및 시찰 수용.

 한미: 한국의 핵관련 시설 및 미군기지 시찰 수락, 경제 제재 일부 해제.

③북한: 보유 핵무기와 플루토늄 및 농축우라늄 보유량 신고, 워싱턴DC에 북한 연락사무소 설치.

 한미: 평화와 불가침 협정 협상 개시, 평양에 미국 연락사무소 설치, 경제 제재 일부 추가 해제.

④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포괄적 목록 제출 및 요구 사항에 대한 사찰 수락.

 한미: 평화협정 체결, 경제 제재 추가적 해제.

⑤북한: 국제적 감시 하에 핵무기, 중장거리미사일, 무기용 핵물질 생산 시설의 해체 시작, 워싱턴DC에 북한 대사관 설치.

 한미: 평양에 미국 대사관 설치. 경제 제재의 완전한 해제.

 

이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로써 미국, 한국, 북한을 관련국으로 한정한 것입니다. 실제로 ‘안전보장’ 문제는 3개국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국들의 참여도 필요하며 다음 항에서 소개되듯이 동북아시아비핵무기지대라는 틀 속에서 논의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1] https://www1.president.go.kr/articles/3138 (국문)

[2] https://news.joins.com/article/22709016 (국문)

[3] http://www.un.org/en/ga/search/view_doc.asp?symbol=A/C.1/73/L.54 (영문)

[4] http://www.kcna.co.jp/index-e.htm에서 날짜로 검색 가능.

일어 발췌 번역: http://www.peacedepot.org/document/us-dprk-summit/

[5] 주4와 동일.

[6]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s-statements/remarks-president-trump-73rd-session-united-nations-general-assembly-new-york-ny/ (영문)

일어 발췌 번역: http://www.peacedepot.org/document/trump-73rd-un-ga/

[7] http://www.peacedepot.org/statement/2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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