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군비축소 2023-10-13   708

[stopADEX][연속기고①] 불꽃축제의 이면…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 이러다 다 죽는다

2년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무기 전시회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가10월 17일(화)부터 22일(일)까지 개최됩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 35개국·550개 방위산업체에서 참여하며 민주 시위를 탄압하고 국내외 분쟁에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국가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기 전시회가 성공적일수록 더 많은 무기는 거래되고, 각국의 군비경쟁 악순환은 심화됩니다. 이에 아덱스저항행동은 무기 전시회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무기 산업이 초래하는 비윤리성과 인명 살상, 군비경쟁의 문제점 등을 짚어보는 글 여덟 편을 연재할 계획입니다.
아덱스저항행동(stopadex.org)은 무기 전시회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인 평화활동가들, 평화운동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2013년부터 아덱스 무기 전시회 반대 활동을 해왔으며, 2023년에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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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불꽃축제의 이면…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 이러다 다 죽는다
② 한국 최대 ‘무기 전시회’라는 허울… 당신이 몰랐던 사실
③ 가자지구 분쟁에 한국이 제공한 불씨… 현실은 이렇다
④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의 무서운 약속
⑤ 남의 비극 앞에서 웃는 장사꾼이라니…창피한 한국
⑥ “무기 팔아 돈 버는 행위 금지?” 고등학생들에게 물었더니
⑦ 도시 한복판에 기후악당 전쟁장사꾼들 잔치라니
⑧ 윤 대통령 단골멘트 탓에 우리는 “사람 같지 않은 것들”이 되었다

불꽃축제의 이면…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 이러다 다 죽는다
[StopADEX①] 두 개의 전쟁과 불꽃놀이

문아영 피스모모 활동가

불꽃놀이 무료이미지 사진
<사진=www.pexels.com>

검은 하늘을 다채로운 빛과 형상으로 채우는 불꽃놀이는 참으로 아름답다. 어린 날의 나는 불꽃놀이가 끝나는 것이 아쉬워 타던 불꽃이 하얀 연기가 되어 하늘에 흩어질 때쯤, 한 발의 폭죽이 더 남아있기를 간절히 기다리곤 했다. 지난 주말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 백만여 명이 모였다는 소식을 들으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폭죽은 7세기 수나라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여 13세기 화약의 발달과 함께 진화했으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고 알려져 있다. 불꽃놀이의 연원도 화약제조법을 연구하던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불꽃에서 시작되었다. 화약이 군사용으로 정교해져 온 것과 동시에 불꽃놀이도 마찬가지로 정교해져 온 것이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폭약과 화공품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대기업 한화가 주최하는 연례행사다. 한화는 이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바쁜 매일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일상에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2000년부터 20년이 넘도록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러하다. 시원한 가을, 밤하늘을 가득 수놓는 불꽃을 바라보는 것은 썩 괜찮은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대기업 한화가 정말 시민들의 일상에 기쁨을 주고자 이런 이벤트를 선사할까? 한화에게 이 축제의 다른 이름은 ‘불꽃프로모션’이다. 전 세계에 한화의 안전한 발사기술과 불꽃기술을 알리기에 매우 효과적인 홍보의 장인 것이다. 아름다운 불꽃으로 수놓아진 하늘을 보며 그 정교한 불꽃놀이의 실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정교한 화약, 정교한 폭약에 대한 호감도를 결합시키는 방식의 스텔스마케팅(숨김 광고)이라고 할 수 있다.

불꽃놀이는 폭약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했다. 폭죽과 폭약의 불꽃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폭죽의 불꽃은 하늘에서 전소하지만 폭약의 불꽃은 목표물에 부딪히며 연소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물은 사람이다. 국제법상 민간인을 목표로 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보통 포탄들은 주요 기반 시설을 목표물로 삼는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에 불과할 뿐 수많은 민간인이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이런 민간인들의 죽음은 ‘부수적 피해’라 불린다.

여의도에 운집한 사람들 위로 쏟아지는 불꽃이 폭죽의 불꽃이 아니라 폭약의 불꽃이라면 어떻게 될까? 장소가 여의도가 아니라는 것뿐, 세계 곳곳에서 폭약의 불꽃은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무력분쟁에서 폭약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것과 한강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일상을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하지만 폭약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한 불꽃놀이가 폭약이 초래하는 끔찍한 전쟁범죄를 은폐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너무 저항 없이 수용해 주는 것은 아닐까?

전쟁산업의 스텔스마케팅과 은폐된 기후악당들

이런 효과적인 스텔스마케팅이 일어나는 또 다른 현장이 있다. 바로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이하 서울 아덱스)’이 그것이다. 스텔스마케팅이라고 하기에는 직접적인 무기들이 전시되는 노골적인 현장이지만 그 무기들이 사람을 살해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교묘하게 숨기고 ‘국방’, ‘안보’와 같은 이름들로 위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표현은 꽤 적확하다.

이 무기박람회를 통해 과연 ‘안보’가 강화될까? 도대체 어떤 누구의 안보가 강화될까? 한 국가가 더 강력한 무기를 구비한다면, 그 국가와 긴장 관계에 있는 국가는 더욱 더 강력한 무기를 구비할 것이며, 이렇게 끊임없이 펼쳐지는 군비경쟁 속에 안보딜레마는 끝없이 계속된다. 이 안보의 딜레마가 무기회사들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매출 호황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진행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진영화는 바로 이 안보딜레마의 결과이다.

2023 서울 아덱스가 시작되면 수많은 사람이 그 무기를 보기 위해 모여든다. 불꽃놀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듯, 거대한 금속 무기의 매끄러움에 매료되는 것이다. 나만 아니면 된다, 우리만 아니면 된다, 다른 나라의 누군가가 저 전투기에, 우리나라 기업이 수출한 폭약에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나만 아니면 되고 우리나라만 아니면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21.04.26, 용산 전쟁기념관 앞. 세계군축행동의 날 기자회견 <사진=2021 세계군축행동의 날 캠페인>

세계는 초연결 되어있고, 모든 작용은 반작용을 가진다. 현 정부가 울려대는 전쟁의 북소리는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과 더불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킬 뿐 아니라 기후위기를 개선시킬 소중한 기회들을 박탈하고 있다.

서울 아덱스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기후위기라고 말만 할 뿐,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고 그저 어마어마한 탄소를 배출하며 공중을 곡예하는 거대한 전투기의 비효용과 비효율을 목격할 수 있고, 세련된 척, 멋있는 척하는 각종 무기들이 전쟁을 절실히 필요로 하며 그 전쟁에 대한 절실한 필요는 무기산업 종사자들의 수익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으며, 그 전쟁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갖 탄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지구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국제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GR)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군대가 지구 전체 탄소배출량의 6.6%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며 공식적인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어떤 군대도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를 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당시 군사영역을 제외하도록 한 미국의 로비가 성공한 결과이다.

이렇게 군대와 무기산업은 기후위기를 비밀리에 악화시키고 있다. 죽음의 상인들은 곧 기후악당이기도 한 것이다. 그들이 개별적으로 선한 개개인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것과 무관하게 그들이 무기산업을 통해 축적한 부는 모두 무고한 자들의 사체와 고혈을 짓밟고 선 결과이다.

두 개의 전쟁, STOP ADEX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시작되었다. 첫날 공습으로 300여 명이 사망했고 주말 사이 사망자가 천 명을 넘어섰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백린탄을 투하하고 있다는 정황도 보도되었다. 폭약의 화염 속에 불타고 있는 가자지구의 사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무력분쟁은 그래서 무엇을 의미하는가? 수많은 사람의 죽음, 어떻게도 복구할 수 없는 상실, 그 상실과 함께 남겨진 자들의 고통, 복구 불가능한 피해와 폐허 말고 이 전쟁에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인류는 어째서 이 백해무익한 일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이 다시금 촉발되었다. 레바논도 이 전쟁에 합류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 무력분쟁을 보면서 그러니 우리도 더 강한 무기를 준비하자고 말할 것인가? 이스라엘이 무기가 충분하지 않아 지금 이 상황이 벌어졌는가? 인간이 만들어 낸 재앙, 전쟁 하나 막지 못하는 인류가 대체 무슨 수로 기후위기를 막겠다는 것인가?

뜨거워지는 지구, 폭우와 폭염, 이 기후위기의 상황들이 진심으로 염려된다면, 내 자녀, 내 조카, 내 손주의 미래가 걱정된다면, 모든 전쟁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전쟁의 북소리를 울려대는 현 정부에 동북아 무력분쟁 가능성에 대한 조기경보를 울리며, 전쟁이 더 이상 문제해결의 수단이 될 수 없을 만큼 합리적이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2021.10.22, 성남 서울공항. 2021 아덱스 퍼블릭데이 캠페인 <사진= 아덱스 저항행동>

이 모든 장기적인 목표들과 함께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실천도 한 가지 소개한다. 바로 서울 아덱스 공동운영본부장, 국방부 장관과 방위사업청장에게 서울 아덱스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탄원(www.stopadex.org)을 보내는 것이다.

디스토피아는 멀리 있지 않다. 차가운 금속의 살인무기들을 ‘안전보장’이라는 이름으로 은폐하고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는 무기산업의 스텔스마케팅이 펼쳐지는 현장, 죽음의 상인들이 모여 생명 운운하며 피 묻은 돈을 챙기는 서울 아덱스가 바로 그 디스토피아다.

이 눈앞의 디스토피아를 인식하고, 그 디스토피아를 멈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 지구 위의 모든 생명들과 연대하는 일이자 ‘나’에게 스스로 더 나은 내일을 선사하는 일이다. STOP ADEX, 살인무기전시회 아덱스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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