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은 여기서 시작된다 WAR STARTS HERE
10월 17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이하 ADEX) 2023가 개막했습니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 16일, 아덱스저항행동은 ADEX 공식 환영 만찬 행사가 열리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앞에서 반대 시위를 개최하였습니다.
무기가 거래되지 않는다면 전쟁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이윤을 남기기 위해 전쟁과 분쟁을 필요로 하는 무기거래는 정당한 무역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사에 우리의 세금이 쓰이다니요. 무기거래상들과 전세계 방산관계자들이 샴페인을 터트리며 부채춤을 관람하는 교류의 장을 연다니요.
참여자들은 무기 거래의 비윤리성과 전쟁 및 기후위기와의 연관성을 알리기 위해 “전쟁은 여기서 시작된다 WAR STARTS HERE” “우크라이나 전쟁을 돈벌이 수단 삼는 무기장사 중단하라” “기후위기 시대 무슨 에어쇼? 아덱스를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어 10월 18일, 방위산업 및 각 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열리는 비즈니스 데이를 맞아 기습시위를 진행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웨스트파푸아 등 분쟁을 겪고 있는 지역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들고, 전 세계 1위 무기 거래 업체 록히드 마틴 부스 앞에 섰습니다.
무기 생산과 거래는 필히 분쟁과 고통에 기생하여 이루어집니다. ADEX에는 살상 무기들이 전시되고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자국민을 탄압하는 정권, 전쟁범죄를 일삼는 국가의 군 관계자들이 ‘VIP’로 초청됩니다. 한국은 세계 9위 무기 수출국으로, 한국이 생산하거나 수출한 무기는 예멘 등 분쟁 지역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웨스트파푸아 등에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데도 사용됩니다.



비즈니스 데이 3일차를 맞는 10월 19일, 아시아의 무기 산업 시장과 관련한 세미나 장소 앞에서 기습시위를 진행하였습니다. 무기 수출 대상국으로서 아시아 전망 등을 발표하는 세미나가 끝날 무렵 “아시아는 당신의 무기 거래 시장이 아닙니다”, “무기 장사는 전쟁 범죄를 일으킨다” 등 내용의 피켓을 펼쳤습니다.
10월 21일(토), 퍼블릭 데이에 온 여러 시민 대상 캠페인을 개최하였습니다. 전시와 리플렛 배포, 전쟁 및 분쟁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는 모의 장례식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2023 ADEX 개막 앞두고 반대 시위
“전쟁은 여기서 시작된다 WAR STARTS HERE”
일시 장소 : 2023. 10. 16. (월) 17:30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앞
성명서
오는 10월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Seoul ADEX 2023, 이하 아덱스)가 개최된다. 참가국과 참가업체, 전시 장비, 예상 관람객 규모 모두 지난 2021 아덱스보다 훨씬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한편, 세계 반대편에서는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가자지구 분쟁이 점점 과열되고 있다. 10월 13일 현재 양측 사상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계속해서 전쟁의 참상이 보도되고 슬픈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어김없이 국내 방산 주가 전반이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에도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방산 주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수많은 생명을 살상하고 기반시설과 환경을 파괴하는 전쟁이 무기 산업 업계에 호재로 작동한다는 사실은 죽음과 고통에 기생해서만 성장할 수 있는 무기 산업의 본질을 드러낸다. 지난해 10월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방부를 ‘방위산업부’로 바꾸자고 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회로 삼아 방산 수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그에 호응하듯 올해 산업연구원이 낸 방산시장 관련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 같은 신흥 무기 수출국에게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한국에서 생산하고 수출한 무기들은 예멘, 사우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분쟁 중이거나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국가들에서 실제 사용되었다. 그럼에도 아덱스에서 홍보되는 무기 산업에는 ‘경제 성장의 동력인 K-방산’, ‘평화를 지키기 위한 힘’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러한 미사여구는 ‘죽음의 시장’으로 누군가의 고통에 기대 이득을 취하고 있는 아덱스의 본질을 은폐한다.
지난 9월,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발언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시가 행진은 ‘역대 최대 173억 달러 수출 실적을 이뤄낸 K-방산’의 군사력을 과시했다. 시가 행진 몇 주 전부터 도심에서 진행된 전투기의 시험 비행은 굉음을 쏟아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무기 산업이 지향하는 ‘평화’는 적이 언제 공격해올지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와 불안을 양분으로 삼는다. 적이 섣불리 공격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적을 더 강한 무기로 절멸시킬 수 있다는 위력을 과시해야 한다. 강한 무기에 더 강한 무기로 대응한다는 이 악순환은 공포에 기반하면서 동시에 항상적인 상호 절멸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위험한 줄타기’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가자지구 분쟁은 언제라도 그 줄이 끊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09년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취임한 이후 양측의 대화는 정지되었고 서로간의 소통 없이 지속된 억압적 대치 상황은 지금의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미국은 전쟁이 벌어지자마자 팔레스타인을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무기로만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은 군사적인 방법만을 고집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을 강요당하는 이들은 지금도 전쟁과 인권 유린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생명들이다. 그들의 피해와 희생을 막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대화를 통한 상호 신뢰 구축과 같은 비군사적 방법 뿐이다.
무기 산업은 탄소 배출, 토양 및 수질 오염 등 전 지구적인 환경 파괴에도 책임이 있다. 국제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은 2022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군대가 지구 전체 탄소배출량의 6.6%를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추정치인 5.5%는 국가별 배출량 순위로 따지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군사부문 배출량 보고는 안보상의 위협을 이유로 의무사항에서 제외되었다. 탄소 배출뿐 아니라 군사작전과 여러 사격 훈련과 같은 전쟁 연습은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인한 불발탄과 화학물질로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이 모든 환경 파괴는 군사 작전에서 발생한 생명 살상과 같이 ‘부수적 피해’로만 취급된다. 아덱스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에어쇼는 군사 부문에서 전투기 등 항공기 부문이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과 함께 군대와 무기 산업이 지속적으로 환경을 파괴해왔다는 진실을 은폐한다. 아덱스에 전시된 살상무기들은 피해자의 비명과 혈흔이 매끈하게 닦인 채 서늘한 금속 광택으로 그 위용을 드러낸다. 지금도 공습경보 때마다 두려운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볼 전쟁터의 사람들에게 그 무기의 모습은 결코 감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의 군사비 지출은 2조 2,400억 달러다. 반면 개발도상국 탄소 절감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모으는 녹색기후기금의 2022년도 모금 약정 총액은 987억 달러에 불과하다. 무기 산업을 비롯한 군사 부문은 전 지구적인 전쟁 위기와 기후위기, 불평등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는커녕 미래를 위한 자원을 담보 삼아 지속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아덱스저항행동은 이러한 무기 산업의 본질을 가리고 있는 아덱스의 실체를 드러내고 중단시키기 위한 저항을 계속할 것이다.
아덱스저항행동은 무기 전시회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인 평화 활동가들, 평화운동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2013년부터 아덱스 무기 전시회 반대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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