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군비축소 2023-10-18   551

[StopADEX][연속기고③] 가자지구 분쟁에 한국이 제공한 불씨… 현실은 이렇다

2년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무기 전시회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가10월 17일(화)부터 22일(일)까지 개최됩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 35개국·550개 방위산업체에서 참여하며 민주 시위를 탄압하고 국내외 분쟁에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국가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기 전시회가 성공적일수록 더 많은 무기는 거래되고, 각국의 군비경쟁 악순환은 심화됩니다. 이에 아덱스저항행동은 무기 전시회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무기 산업이 초래하는 비윤리성과 인명 살상, 군비경쟁의 문제점 등을 짚어보는 글 여덟 편을 연재할 계획입니다.
아덱스저항행동(stopadex.org)은 무기 전시회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인 평화활동가들, 평화운동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2013년부터 아덱스 무기 전시회 반대 활동을 해왔으며, 2023년에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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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불꽃축제의 이면…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 이러다 다 죽는다
② 한국 최대 ‘무기 전시회’라는 허울… 당신이 몰랐던 사실
③ 가자지구 분쟁에 한국이 제공한 불씨… 현실은 이렇다
④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의 무서운 약속
⑤ 남의 비극 앞에서 웃는 장사꾼이라니…창피한 한국
⑥ “무기 팔아 돈 버는 행위 금지?” 고등학생들에게 물었더니
⑦ 도시 한복판에 기후악당 전쟁장사꾼들 잔치라니
⑧ 윤 대통령 단골멘트 탓에 우리는 “사람 같지 않은 것들”이 되었다

가자지구 분쟁에 한국이 제공한 불씨…현실은 이렇다
[StopADEX③]무기의 사용 결과는 죽음…현실을 감추지 않는 보도가 필요할 때

김가연 피스모모 리서치랩 실장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ADEX(아덱스)가 17일(오늘) 열린다. 전국 일간지와 경제지를 비롯한 언론들은 이번 아덱스가 ‘역대 최대규모’이며, KF-21 등의 신무기가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자리이고, 최대 33조 원 수출입이 논의될 것을 예상한다며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항공우주·방위산업’이 성황을 누리고, 수조 원의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현실은 마냥 기뻐할 수 없다. 아덱스를 비롯한 여러 ‘방위산업 전시회’는 ‘최첨단 기술’이 아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그리고 미얀마와 시리아 등지에서 수많은 시민들을 피 흘리게 만든 ‘살상 무기’를 거래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역대급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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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K방산
2022년 9월부터 ‘K-방산’에 대한 보도가 급증했다. 보도 건이 하락하는 구간이 있지만, 2023년 9월까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뉴스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빅카인즈(BIGKinds)’에서 분석한 ‘K-방산’를 키워드로 하는 기사 건수)

무기 박람회의 ‘찐’ 모습은 한국 언론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 대신 ‘K-방산’이라는 한국의 ‘효자 산업’이 제 역할을 해내는 기회로 포장된다. 그러나 K-방산이 ‘효자 산업’으로 떠오르게 된 배경에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라는 슬픈 현실이 존재한다.

실제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까지 K-방산을 보도하는 열기는 그리 세지 않았다. 2020년에는 26여 건, 2021년에는 68여 건의 기사에만 등장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7개월째 지속되며 안보 불안이 유럽 전반에 퍼져나갈 무렵, 한국산 무기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K-방산’이 보도의 전면으로 등장한다. 해당 기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군비 증강이 ‘전쟁이 끝나더라도 계속될 것이고, 한국산 무기의 해외 수주가 계속될 것 (<헤럴드경제>, 2022년 9월 26일 자 보도)’이라며, 역대급 ‘호황’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쓰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2023년 약 600여 건의 기사는 ‘지정학적 위기’는 한국 방위 산업에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이며, ‘새로운 국면’이 열렸고, ‘유도무기·전차·자주포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기 수출을 위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기조의 보도를 냈다.

K방산 우크라 사태 ‘나비효과’?…LIG 현궁 급부상2022-04-15한국경제
유도무기·전차·자주포…우크라 전장에 K방산 수요 커진다2022-05-16중앙일보
우크라 전쟁에 되살아나는 동구권 방위산업2022-11-27아시아경제
우크라 첨단戰이 물꼬텄다… ‘방산 테크’에 쏟아지는 돈2023-06-23조선일보
ⓒ피스모모

무기=죽음이라는 명백한 공식을 생략해 버린 보도

각종 무기 사진을 전면에 내걸고 있는 이런 보도들은 무기 산업이 상점에서 매겨지는 금전적 가치에만 집중할 뿐, 그 무기가 ‘사용되는’ 현실에는 대부분 등을 돌린다. 무기들의 사용 결과가 죽음이라는 명백한 공식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있다. ‘전쟁없는세상’에 따르면 무기 박람회에서 한국산 무기를 사들이는 주요 고객은 분쟁에 개입된 국가들이다 (죽음을 팝니다 – 무기박람회, 무엇이 문제인가?, 전쟁없는세상 블로그, 2023년 8월 3일).

작년에 진행된 무기박람회 DX KOREA 2022의 경우 28개국에서 ‘VIP’가 초청됐다. 이들 대부분은 전쟁이나 무력 분쟁, 인권 침해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국가에서 왔다. 한국은 지난 5년간 국내외 분쟁 중인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이라크,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2014년 가자지구 분쟁 이후 한국산 무기 수입이 30% 증가했으며, 2018년에는 4배 이상 증가했고,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인 2008년, 2012년의 이듬해의 한국산 무기 수출이 전년보다 각각 2배, 1.5배씩 늘었다(<경향신문>, 2021년 05월 20일 자 보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분쟁에도 한국의 무기 산업이 계속 불씨를 제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경제지들은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중동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중동 무기 수출이 늘어나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전쟁이 빚어내는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굿모닝 경제, 2023년 10월 11일 자 보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최근 5년간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가 74%나 급증했고, 이 무기들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국인 미국,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에 판매되었다. ‘K방산’이 폴란드서 “7.6조 원 잭팟”을 터뜨렸다는 보도들에는 우리가 수출한 무기로 죽음을 맞았을 우크라이나의 여성과 어린이의 얼굴들은 드러나지 않는다(<서울신문>, 2022년 08월 28일 자 보도).

<한국경제>는 2019년 터키가 ‘평화의 샘’이라는 작전명 아래 쿠르드를 침공할 당시 한국이 터키에 수출한 K9 자주포의 수출형 기종인 T-155가 사용되었다고 보도했다(<한국경제>, 2019년 10월 10일 자 보도). 그러나 해당 보도는 K-9 자주포를 ‘국산 명품 무기’라고 언급하며, “40㎞에 달하는 최대 사거리를 자랑하며 15초 동안 포탄 3발을 발사하는 급속사격 능력을 갖춰 전 세계 자주포 중 최고 수준의 성능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한다.

‘평화의 샘’ 작전은 시리아 북동부에서 7만여 명 어린이의 살 곳을 빼앗았고, 십여 명의 어린이 사상자를 냈으며, 학교와 보건시설 등을 공격한 최악의 폭력 사태임에도 무기가 만들어낸 죽음은 보도에서 삭제되었다.

무기는 반드시 죽음으로 연결된다. 언론은 무기와 연결된 다양한 죽음의 고리를 최선을 다해 담아낼 책임이 있고, 정보를 소비하는 시민들은 그 책임을 담아낸 보도들에 힘을 실어줄 의무가 있다.

무기 박람회 보도가 반드시 담아야 할 이야기

영국의 분쟁 및 환경 관측소(Conflict and Environment Observatory)는 전쟁이 발생하기 전과 도중, 이후의 과정에서 환경에 악영향이 가해진다고 분석한다. 전쟁이 발생하기 전, 군사 훈련과 군사 기지로 인한 환경 오염이 발생하고, 전쟁 도중에는 폭발물로 인한 환경 파괴와 독성 물질 배출 등이 발생한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산림 파괴와 난민 등 인간과 비인간 존재에 단기적, 장기적 측면에서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무기 박람회를 보도할 때에도 무기의 경제적인 가치에만 중점을 둘 게 아니라, 무기와 전쟁으로 인한 장기적인 사회 문제도 함께 다루어야 한다.

난민

2018년, 제주도에 500여 명의 예멘 난민이 한꺼번에 도착했던 일이 있었다. 한국 정부가 예멘인들의 난민 지위를 인정해야 할 지 여부를 두고 사회적으로 논쟁이 일기도 했다. 당시 후티 반군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 주)한화가 만든 세열수류탄 K413과 국방과학연구소와 LIG 넥스원이 개발한 대전차유도미사일 ‘현궁’이 사용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한겨레21>, 2018년 11월 2일 자 보도). <한겨레21>은 무기가 한국이 수출한 무기가 맞는지 추적 보도를 하며 예멘 난민 사태에 한국 무기 산업의 책임이 있음을 다룬 바 있다.

비인간 존재의 죽음

기후위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언론 <뉴스펭귄>은 수단의 무력분쟁으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아사로 추정되는 것(2023년 5월 12일 자 보도), 미 해군의 괌 기지 확장으로 석회암 숲이 파괴되는 것(2022년 05월 27일 자 보도) 등 전쟁이 비인간 존재에 끼치는 폐해를 꾸준히 다루고 있다.

기후위기

지구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Scientists for Global Responsibility)’는 군사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전 세계의 5.5% 정도로 추산한다. 군대를 국가로 친다면 세계 4번째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각 국가가 이를 보고할 의무도, 감축할 의무도 거의 없다. 군사/무기 분야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을뿐더러, 안보 기밀이라는 명목 아래 성역화되어 있어 보도조차 잘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은 기후위기로 촉발되기도 하며, 무력 분쟁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 2022년부터 군사 활동/전쟁과 기후가 주고받는 악영향에 대한 보도가 차츰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관련 보도들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으로 촉발된 군비경쟁이 기후대응을 위한 협력을 저해한다는 논조에 집중된다. 또한,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와의 에너지 단절을 모색하면서 G7에서 LNG 공공기금 지원을 모색하는 등 탈석탄 기조에서의 후퇴가 감지된다는 보도도 의미 있게 나타난다(중앙일보, 2022년 7월 3일 자 보도).

이외에 ‘인도와 러시아가 화석연료와 원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한겨레>, 2022년 11월 9일 자 보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으로 러시아가 전쟁 자금을 확보하게 허락했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뭄이 우크라이나 내부 혼란을 일으키면서 전쟁을 촉발했다(<뉴스펭귄>, 2022년 12월 21일 자 보도)’는 보도, 지구 온난화로 북극권 항로 이용 기간이 길어지면서 러시아와 나토가 북극해의 자원과 항로개발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는(<중앙일보>, 2022년 7월 7일 자 보도) 군사 활동/전쟁과 기후가 주고받는 악영향을 파헤치고 있다는 데서 매우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는 다중의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복합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국가가 강한 무기와 군사력으로 안전을 보장하는 전통적인 접근의 안보관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군사력이 대응할 수 없는 안전 보장의 차원을 경험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으로 세계는 첨예한 진영화에 돌입했고, 신냉전이라 불리는 진영화는 안보 불안을 초래하여 군비경쟁을 강화했다. 동북아시아의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의 유례없는 군사비 증가는 지역의 안보균형을 흔들었고, 한미일 안보협력체 출범으로 역내 군사훈련이 더욱 잦아졌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역시 더욱 빈번해졌다. 무기는 최첨단화되고 군사력은 강해졌지만, 그럴수록 일상은 더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분쟁은 ‘강한 무기’라는 단순한 답이 줄 수 없는 뿌리 깊은 갈등을 보여준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은 무기의 경제적인 가치를 화려한 언술로 전시하는 보도를 넘어, 무기가 사용되는 현장의 참상도 놓치지 말고 전달해 주길 바란다. 또한 무기와 관련된 정보를 소비하고, 무기 박람회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민들은 무기의 끝이 향하고 있는 수많은 죽음들도 함께 생각하며, 실상을 감추지 않는 보도에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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