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군비축소 2023-10-19   1414

[StopADEX][연속기고④]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의 무서운 약속

2년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무기 전시회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가10월 17일(화)부터 22일(일)까지 개최됩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 35개국·550개 방위산업체에서 참여하며 민주 시위를 탄압하고 국내외 분쟁에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국가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기 전시회가 성공적일수록 더 많은 무기는 거래되고, 각국의 군비경쟁 악순환은 심화됩니다. 이에 아덱스저항행동은 무기 전시회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무기 산업이 초래하는 비윤리성과 인명 살상, 군비경쟁의 문제점 등을 짚어보는 글 여덟 편을 연재할 계획입니다.
아덱스저항행동(stopadex.org)은 무기 전시회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인 평화활동가들, 평화운동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2013년부터 아덱스 무기 전시회 반대 활동을 해왔으며, 2023년에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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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불꽃축제의 이면…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 이러다 다 죽는다
② 한국 최대 ‘무기 전시회’라는 허울… 당신이 몰랐던 사실
③ 가자지구 분쟁에 한국이 제공한 불씨… 현실은 이렇다
④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의 무서운 약속
⑤ 남의 비극 앞에서 웃는 장사꾼이라니…창피한 한국
⑥ “무기 팔아 돈 버는 행위 금지?” 고등학생들에게 물었더니
⑦ 도시 한복판에 기후악당 전쟁장사꾼들 잔치라니
⑧ 윤 대통령 단골멘트 탓에 우리는 “사람 같지 않은 것들”이 되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의 무서운 약속
[StopADEX④] K-방산과 무기 전시회에 대해 반문하다

이지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지난 9월, 국방부는 10년 만에 대규모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개최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진행되는 시가행진을 위해 군사 경찰이 교통통제에 나섰다. 낯선 풍경이었다. 광화문에 장갑차와 전차, 미사일 등 무기체계가 등장했고 군 병력 4600여 명이 운집했다. 시가행진을 위해 교통통제가 진행되면서 체증이 심화되었고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군의 날 축하 비행 예행연습 일환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상공을 가로질렀다.

전투기의 등장에 많은 이들은 놀라고 두려워했다. 누구를 위한 시가행진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한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방예산을 증액하여 많은 무기를 도입하고,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진행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하는 정책은 한반도 일대에 군사적 긴장을 높였고 무력 충돌 위험으로 이어져 되려 시민 안전을 위협하게 됐다. 북한을 향한 억제력 과시가 목적인 시가행진을 위해 도심에 무기가 대거 등장한 일이 달갑지 않은 이유이다. 

그리고 여기, 평화를 위협하는 행사가 또 있다. 지난 17일에 개막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ADEX (아래 서울 ADEX 2023)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미국, 캐나다 등 35개국·550개의 방위산업체가 참가 중이다. 

무럭무럭 K-방산, 피를 먹고 자란다 

한국 방위산업의 호황기, 이른바 K-방산의 시대가 열렸다. 정권을 막론하고 “무기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한국의 정책 기조는 변하지 않았고, 정부의 진흥 정책에 힘입어 국내 방산 수출 규모는 계속 성장해 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전 세계 13위(2012년~2016년)에서 8위(2017년~2021년)로 뛰어올랐고, 수출 점유율도 약 2배 넘게 증가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은 <2022 방산수출 전략회의>에서 방위산업을 첨단전략사업으로 육성하여, 2027년까지 한국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 방위산업 수출 규모 목표는 지난해 수주액인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넘어선 200억 달러(약 26조 원)로 알려졌다. 

K-방산 시장은 피를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2022년 방위사업청 통계에 따르면, 방산 수출 수주액 규모는 2020년까지 연평균 30억 달러를 유지했다. 2021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으로 이어졌고, 전 세계적인 군비 경쟁이 격화되었다. 많은 국가가 국방비를 증액하여 무기를 사들였고 몇몇 국가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도 했다. 서방의 무기 지원으로 생긴 군비 공백은 한국산 무기 수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21년 방위 산업 수출 수주액 규모는 72.5억 달러(약 9조 원)로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방위산업의 성장 동력은 전쟁과 군비 경쟁이다. 한국의 무기 수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 속에서 호황을 맞고 있다. 한국은 작년에 우크라이나의 주요 무기 지원국인 폴란드를 상대로 124억 달러(약 17조 원)에 달하는 수출 계약을 맺었다. K-9자주포, FA-50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무기들이 폴란드로 팔려나갔다.

이후 한국이 미국·폴란드 등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포탄을 지원한 정황이 보도를 통해 드러났으나, 이에 대해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이 무기를 수출한 국가 중 다수(74%)는 분쟁 중이거나 독재 및 인권 탄압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멘 내전 곳곳에서 한국산 무기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미얀마 민주화 시위와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데 국내 기업인 대광화공과 십자테크놀로지의 최루탄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더 많은 무기 수주에 열을 올릴 게 아니라, 무기 수출로 인한 피해를 인식하고 무기 수출 통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지난 4월, 국회에서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김병주 의원 등 32인)>이 발의되었다.

이 개정안은 국제적 분쟁 발생으로 전쟁 혹은 내란 중인 지역에 전투장비·탄약 등 무기 수출 시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해당 의안은 현재 6월 국방위원회 심사 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국산 무기를 분쟁 지역에 수출하는 과정에 있어 국회가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인간과 자연을 무참히 짓밟는 무기 생산 및 수출을 금지하기 위해 무기 수출에 대한 공공의 통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 아덱스 2023 전시장
2023.10.19, 성남 서울공항. 서울ADEX2023 전시장 내부 <사진=아덱스저항행동>

‘더 많은 무기’가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는 허상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열린 서울 ADEX 2023 개막식 축사에서 “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온 한미동맹의 압도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다시 강력한 ‘군사동맹’을 강조했다. 축하비행에서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 전략 폭격기 B-52가 상공을 비행한 후 국내 공군기지에 처음으로 착륙했다. 이번 전시회를 미군에서 지원하고,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F-22 전투기 등 미군의 핵심 무기체계가 전시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군사동맹 그늘 뒤에는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이 가려져 있다.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정부는 70년째 끝나지 않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논의는 배제한 채 오로지 강력한 군사동맹만 강조하고 있다. 국방 정책은 ‘힘에 의한 평화’라는 기조에 맞춰 군사력 강화에 몰두하고, 연합군사연습을 빈번하게 진행 중이다.

K-방산의 호황 아래, 대통령의 입에서 종전 선언을 주장하는 이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하는 등 험한 말만이 난무한다. 대화와 협력으로 만드는 평화를 ‘가짜’라고 낙인찍으며, 북한을 향한 억제와 응징만을 강조하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반복되고 있다. 한반도 일대는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군사적 긴장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지금 해야 할 노력은 무기를 더 많이 팔아 돈을 벌 궁리가 아닌 무력 충돌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다.  

아덱스 현장에 무기상인을 비롯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전시장 안에는 2021년 비해 더 많은 무기들이 즐비해 있었고 각국의 무기상인들은 ‘상품’을 고르듯 무기를 관람했다. 전장에서 쓸 탄약을 운반하는 장갑차, 전차와 박격포 등은 ‘인기 상품’으로 등장했다. 무기가 전 세계 곳곳에서 살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가린 채 마치 미술관의 작품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무기 전시회에서 방위산업체와 각국 군 관계자들은 수출입 계약을 진행하기도 하고, 서로 교류하는 계기를 갖는다. 

70년째 정전 상태인 한반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장갈등을 필두로 무기 전시회는 흥행 중이다. 더 많은 사람을 해치고 터전을 파괴할 무기가 필요해지는 전쟁과 분쟁 상황이 방위산업체에게는 호재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고통과 죽음을 기반으로 하는 무기 전시회 개최가 불편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적극적인 K-방산 진흥을 위해 국가안보실에 방산 수출 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무기 수출에 열을 올리느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전쟁 중단과 평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장갈등으로 국내 방산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시 한번 누구를, 무엇을 위한 무기 전시회인지 본질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국가 안보를 명분 삼아 개최하는 무기 전시회는 군수 산업체의 이윤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데 활용될 뿐이다. 무기 전시회는 국가 안보라는 보기 좋은 허울을 벗어야 한다. 더 많은 무기가 안전을 지켜줄 수 있다는 말은 허상이다. 전 세계는 무기를 생산하고 개발하는 데에 투자하는 막대한 예산을 기후위기 대응 등 꼭 필요한 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2023.10.16,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서울 ADEX 2023 공식 환영 만찬 반대 시위 <사진=아덱스저항행동>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무기 전시회에 방문하는 또 다른 손님, 아덱스 저항행동은 무기 산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평화활동가와 평화운동단체가 모여 결성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평화를 위해 실천하지 않으면 평화는 오지 않는다는 믿음 하나로, ‘STOP ADEX 무기 전시회 중단 촉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무기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게 피켓을 들고, 전차 위에 올라가 살인 무기 수출을 금지하라고 외쳐왔다. 올해도 무기 전시회 현장에 방문하여 무분별한 무기 생산 및 거래에 대해 규탄하고, 시민들을 만나 무기 전시회의 실상을 알릴 예정이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군사주의는 강력하고 끈질기다. 인간의 삶과 상상력을 통제하는 이 체제를 혼자 힘으로 균열 낼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깊고 단단한 연대가 있다면 작은 틈을 만들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죽음과 고통에 아파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사람, 다양한 존재와 공존하며 살기 바라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아덱스 저항행동 캠페인에 함께 하자. 세상은 작은 일을 함께하는 평범한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   

2017.10.21, 성남 서울공항. 아덱스 퍼블릭데이 캠페인 <사진=아덱스저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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