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군비축소 2024-04-18   1182

[GDAMS 연속기고①] 미사일 살 돈을 ‘사람’에게… 비현실적이라고요?

4월 12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국을 비롯하여 필리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 세계 각지에서 2024 세계군축행동의 날(GDAMS) 캠페인이 진행됩니다. 세계군축행동의 날 캠페인은 매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세계 군사비 지출 보고서 발표에 맞춰 군사비를 줄이고 평화를 선택하자고 각국 정부에 촉구하는 국제캠페인입니다. 2011년부터 14년째를 맞는 해당 캠페인은 전 세계 평화 단체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2024 세계군축행동의 날 한국 캠페인에는 녹색연합,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이 함께합니다.   

‘두 개의 전쟁’으로 전 세계가 매우 불안합니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휴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거대한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앞다투어 군비증강에 몰두하고 있어 평화와 협력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무력 분쟁은 인류와 지구를 파괴할 뿐 아니라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한정된 예산을 전쟁과 전쟁 준비가 아니라 생명과 일상을 위협하는 시급한 문제 해결에 사용할 것을 제안하는 연속 기고를 진행합니다. 한국에서는 오는 4월 22일(월) 오전 11시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세계군축행동의 날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같은 날 오후 7시 토크쇼 <예산삭감에 성난 사람들 : 군사비를 줄여 사람과 지구에>를 진행합니다.

오마이뉴스에서 보기 >> https://omn.kr/28ddi

② 죽음으로 이어지는 산업… 무기 거래부터 투명해져야
③ 불안불안한 남과 북… 국방예산 축소 필요한 까닭
④ 기후위기-민생 걱정이시죠? ‘군사비 감축’이 도움 될 것입니다
⑤ 옆 사람이 국방비를 삭감하자고 주장한다면

미사일 살 돈을 ‘사람’에게… 비현실적이라고요?

[GDAMS 연속기고①] ‘전쟁의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일

이지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 

– 2023.05.31 서울시의 경계경보 오발령

“[2보] 연평도 주민 대피령…면사무소 ‘북 도발 관련 대피'”

– 2024.01.05 뉴스 속보

끝나지 않은 전쟁을 실감하는 순간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구체적인 안내도 없이 무조건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을 때. 뉴스 속보로 연평도에 대피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접할 때 한반도에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지난해 9.19 군사합의 무력화 이후 남북의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핀은 사라졌다. 이어 남한 접경지역에서 이어지는 군사훈련,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접경지역 내 무력 충돌 위험성은 한층 높아졌다. 남북대화가 시작된 이래 지금껏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대화와 소통이 단절된 적은 없었다. 위기를 관리하고 무력 충돌을 예방할 최소한의 대화 채널 마련이 절실하나 남북 모두 ‘힘에 의한 평화’만 고수하고 있다. 

전쟁의 시대, 군비경쟁 악순환 끊어야 할 때 

ⓒ 세계군축행동의 날(GDAMS) 캠페인팀

전세계는 ‘두 개의 전쟁’으로 위기에 놓여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지속 중이다.

76년째 군사 점령된 팔레스타인의 상황은 또 어떠한가.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한 집단학살이 본격화되면서 반년 동안 3만3000여 명 이상이 사망했고, 부상자만 7만6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 물품 반입을 통제하는 가운데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식량·의약품 등이 국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해안으로 투하하는 구호품을 잡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주민들이 익사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스라엘이 ‘굶주림’마저 무기로 사용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은 극심한 기아와 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는 ‘전쟁의 시대’에서 함께 살아가며,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가 나서서 이 거대한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하지만, 각국은 되레 군비 증강과 더 많은 무기를 소유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는 2022년 한 해에만 약 2조2400억 달러(약 2980조 원)를 군사비로 사용했다. 환산하면 전 세계가 1분당 56억 원, 1초당 1억 원을 군사비로 사용한 셈이다.

막대한 군사비를 지출한 만큼 사회가 안전해졌냐는 물음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군비증강 추세가 나타났고, 세계 각국은 더 많은 무기를 사고 팔았다.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지원하거나 거래해 온 일도 다수 있었다.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의 드론 공습을 요격하기 위해 하루에 지출한 금액은 약 12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한 공격과 방어는 존재하지 않고, 공격은 또 다른 공격을 일으킨다.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군사비를 많이 지출하는 한국의 2024년 국방예산은 59조4244억 원이다. 이중 무기 체계 구입비용에 해당하는 방위력 개선비는 17조6532억 원이며, 그중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을 명분으로 한 3축 체계 예산이 방위력 개선비의 40%에 육박한다. 많은 금액을 군사비로 지출하고 있지만, 현재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접경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일상을 평화롭게 살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 

만약, 매년 증액되는 군사비 지출을 삭감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상상해 보자. 60조 원에 가까운 군사비를 줄여 전쟁 준비를 멈추고, 재난 예방과 기후위기 대응 등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부문에 투자할 수 있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군사 안보에서 ‘인간 안보’로 전환하자. 한정된 예산을 전쟁 준비가 아닌 사회 안전망 확충에 편성하자. 비록 이 글을 읽는 혹자는 이같은 주장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 여길 수 있지만, 군사비를 줄여 사람과 지구에 사용하자는 요구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하는 ‘힘에 의한 평화’, 군비 증강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평화를 가져다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국가가 군사비를 높이고 더 많은 무기를 사들일 때, 주변국도 군사비를 더 지출하게 돼 결과적으로 아무도 안전해질 수 없게 된다. 무장갈등 예방을 위해 조기경보를 울리는 일,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중단을 촉구하는 일, 대화와 협력의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초기부터 추진해 온 ‘힘에 의한 평화’는 오히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무력 충돌의 위험성을 높일 뿐 아니라 동북아 군비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세계군축행동의 날 캠페인 : 전쟁의 대가는 모두의 지구

ⓒ GDAMS2024

4월 12일부터 5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2024 세계군축행동의 날(Global Days of Action on Military Spending, GDAMS) 캠페인이 열린다. 이 기간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우리의 세금을 전쟁과 전쟁 준비가 아니라 생명 그리고 일상의 위협을 해소하는 일에 사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준비하는 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맹목적인 군비 증강이 아니라 사회 불평등 해소, 기후위기 대응, 평화 구축 등에 우선 배분하라고 함께 요구하자.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세금을 생명을 죽이고 빼앗는 일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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