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0-30   571

너 또 파병지원할래?

9박 10일간 긴 휴가를 나왔던 조카가 오늘 복귀를 하였다.

이제 작대기 세 개, 상병이 되어 휴가를 나온 조카는 처음 면회가서 봤을 때의 꺼칠하고 움뿍 들어간 볼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어깨도 떡 벌어지고, 키도 조금은 더 큰 것 같고.. 규칙적인 생활과 힘든 체력 훈련이 많은 보탬이 되었나보다.

오늘 복귀한 조카는 지난 봄 이라크 파병부대에 지원을 하여 우리 가족을 발칵 뒤집어 놓았었다. 그 당시 조카가 말한 지원이유는 월급도 많이 주고, 복무 기간도 줄고,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이유들은 자신의 소대장이 얘기해준 것이고..

이번에 휴가 나온 조카에게 다시 물었다.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이 추가 파병을 하겠다고 하는데, 또 지원을 하겠느냐고. 그랬더니 조카는 단호히 말한다. 절대 안한다고.

조카는 이제 월급이 올라 만원이 넘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들어 군 복무기간이 한달이나 줄어들었다고 너무나 좋아했다.

내가 보기에는 불과 몇 달 사이에 조카의 군대 복무 환경이 급격히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조카의 모자에 붙은 작대기의 숫자는 정말 엄청난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가 파병을 하겠다 한다. 지금 이라크에서는 미군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미군에 협력한 이라크인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라크 저항군들은 공공연히 미군에 협력하는 침략자들은 모두 죽이겠다 선언하고 있다.

그것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파병 철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꼭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라크에 가서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와야만 깨닫겠다는 것인가? 우리의 젊은이들을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라크에 보내려 하는 것인가?

미국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라크가 미국에 의해 해방되었다고 하는 지금도 이라크 저항군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자신들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금껏 이라크를 샅샅이 뒤졌지만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했다. 아마 미국이 이라크 땅에서 나올 때까지 미국은 찾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지도력 아래서만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다는 오만한 부시 대통령의 자존심을 위해 이 침략은 자행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침략을 돕기 위해 이미 파병을 했고, 또 다시 파병을 하려 한다.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 정부가 실체도 없는 국익을 내세워 미국을 도우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라크 민중 뿐 아니라 전 아랍 민중을 적으로 돌리며, 우리의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려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복귀하는 조카를 보며, 건강하게 남은 기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김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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