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선물로 미국의 대북정책 바꿀 수 없어

북핵-파병 연계는 전략 부재와 조급증의 산물

미국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6자회담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의 독자적 외교전망의 부재와 조급증으로 인해 미국의 지연정책에 끌려 다닐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북핵문제와 파병을 연계시켜온 정부는 오는 14일 4당 대표 회동을 통해 파병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핵문제 해결과 파병을 연계시키는 정부의 저자세 외교는 대외적 위신도 실리도 잃게 할 위험한 접근이다. 실제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최우선시하면서 지난 봄 이라크 전쟁이 끝날세라 파병을 결정하였고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의 요구에 철저히 순응하였다. 그리고 또다시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이라크 추가파병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철저히 미국의 비위를 맞추고 있는 정부의 ‘몸낮추기’에도 불구하고 어떤 실익이 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대다수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는 아무런 변화의 조짐을 찾을 수 없으며 오히려 미국은 한반도 주변의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차 6자 회담에서 이렇다하게 논의할만한 제안조차 변변히 내놓지 않았던 미국은 2차회담을 앞둔 지금까지도 핵폐기를 선결조건화하는 등 대화가능한 제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등 문제 해결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이러한 협상 자세는 미국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대외적으로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대북압박의 명분을 쌓기 위해 6자회담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국을 협상에 앉히기 위해 미국의 ‘선핵폐기’ 주장에 공조하는 한편, 미국의 완고한 자세를 되돌려 놓기 위한 선물로 이라크 파병을 서두르는 등 조급하고 근시안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외교당국이 ‘한미일 공조’에 얽매어 ‘선핵포기’의 틀에 갖히게 된다면 이 공조는 도리어 6자회담의 건설적 전망을 스스로 제약하는 자가당착적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북핵, 이라크,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각각 별개의 사안으로 다루고 있고 심지어 이라크에서 잃은 명분을 북한핵에서 찾고 있는 마당에 파병을 선물로 북핵의 해법을 찾으려는 ‘연계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북핵문제 해결’의 해법을 대미저자세 외교에서 찾아서는 안된다. 특히 미국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해 파병을 선물로 제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는 이라크에 대한 부담을 덜고 북한 카드를 활용하려는 미 강경파에게 이중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그 과정에서 국민에게 저자세와 오도된 숙명주의를 강요한다는 점에서도 근시안적 외교의 결정판이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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