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2-15   2884

후세인 체포를 이라크 파병몰이 근거 삼는 것은 위험

군사적 저항 약화는 미지수, 미군점령 유지명분 약화에 따른 정치적 저항은 도리어 확대될 것

후세인 체포 이후 이라크 내 군사적 저항이 약화될 것이라며 파병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근거가 약한 경솔하고 위험한 주장이다.

후세인을 추종하는 세력은 저항세력의 일부일 뿐이며, 후세인이 군사적 저항세력들과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군정당국 역시 이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 7월, 우다이·쿠사이 등 후세인의 두 아들이 사살되었을 때에도 공화국 수비대와 비밀경찰의 우두머리였던 이들의 죽음으로 저항세력의 조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훨씬 더 조직적인 군사적 저항에 직면했었다. 따라서 군사적 저항이 약화될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반면, 후세인의 체포의 정치적 파장은 한층 복잡하다. 이라크인들의 대다수, 특히 시아파와 쿠르드인들은 독재자 후세인을 혐오해왔으므로, 지난 5월 바그다드 점령 때와 마찬가지로 후세인 체포에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후세인 체포 후의 이른바 전범재판과 관련, 사실상 후세인 독재체제의 성립 과정에서 철저히 후세인을 지원해왔던 미국이 후세인 재판을 주도함으로써 국제법 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아파조차도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다른 아랍지역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비난도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후세인의 망령이 사라진 이라크에서 미군의 존재명분이 갈수록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후세인 체포 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테러에 대한 전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역설적으로 미군이 이라크에 머물러야 할 점령 목표가 사라진데 따른 초조감일 수도 있다. 후세인의 체포 이후 이라크 정치세력들은 ‘점령군 철수와 자치’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이다. 게다가 후세인 재집권의 망령이 사라진 시아파들에게 반미는 후세인 체포 전보다 훨씬 ‘덜 부담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많은 중동전문가들은 이라크에서 시아파들의 정치적 반미행동이 본격화될 때, 미국에게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요컨대 군사적 저항의 약화는 미지수이고, 후세인 재집권 우려 해소에 따라 미군점령 지속에 대한 정치적 저항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에 파견될 한국군은 군사적 위협도 여전한 가운데, “후세인도 없는 이라크에 웬 남의 나라군대냐”는 이라크 시민들의 냉소와 적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설사 만에 하나 군사적 위협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이라크인들은 과거보다 더욱 강하게 ‘이라크인에 의한 치안과 재건’을 주장할 것이므로 한국군대가 이라크에 갈 이유도 없어질 것이다.

정부와 일부 파병찬성 언론들은 명분 없는 파병을 정당화하기 위해 앞뒤가 맞지 않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곤 한다. 이라크에서 국민이 피격 당하면 안전을 위해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후세인이 체포되면 이라크가 안정화되었으니 군대를 보내도 된다고 주장한다. 주관적 정세인식도 문제이지만 무조건 특정결론을 유도하려는 국민호도논리가 더 큰 문제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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