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한국 측 부담 강요하는 용산기지이전협상 수용하면 안된다

이전비용 부담 및 대체부지 제공 등 국민여론수렴없이 졸속처리해서는 안될 것

하와이에서 있었던 6차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회의에서 한국과 미국은 2007년까지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령부를 포함한 1백만 평에 이르는 용산미군기지를 평택오산 지역으로 완전 이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민들의 용산기지 이전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어 왔던 만큼 이번에 완전 이전을 결정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90년 합의각서, 양해각서를 대체할 최종 포괄협정안과 이행합의안의 마련을 앞두고 있는 이번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이전비용과 대체부지 제공과 관련해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주지하듯이 ’90년에 만들어진 용산기지 이전 관련 합의각서, 양해각서는 주한미군 측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한미군 고용원에 대한 금전손실 보상과 이사비용을 포함하는 이전비용전액과 대체부지 제공을 한국이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하고 있어 최악의 불평등 협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한미간의 밀실외교를 통해 이러한 굴욕적인 합의각서, 양해각서가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4개 월동안 진행된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이를 토대로 협상이 진행되어 왔다. 그 결과 일부 독소조항이 제거되었다고 협상팀에서는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협상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가 관철되어 한국 측이 30억 달러에 달하는 이전비용을 부담하고 320만 평에 달하는 대체부지를 제공하도록 하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군사전략에 따라 해외주둔 미군을 재배치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주한미군 역시 동북아 기동대 창설과 군비증강정책 등을 포함한 미국의 동북아군사전략에 따라 한국 내 미군기지의 통폐합을 추진해왔다. 미국이 용산기지 이전을 2000년대 들어 강하게 주장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과 같이 한국 측에서 이전을 먼저 요구했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이 이전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미2사단 이전의 경우 미국의 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비용을 부담하게 돼 있지만 용산기지는 처음부터 우리 정부가 수도 서울의 도시 발전에 저해된다는 점 때문에 이전을 요청한 것이어서 우리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며 이전비용의 한국 측 부담을 앞장서서 정당화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용산기지 이전협상이 이런 식으로 졸속적이고 불평등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협상은 이전비용과 대체부지 제공에 따라 현격한 국익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 주한미군의 전력증강에 따라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더군다나 현재 주한미군은 이전비용 집행과 관련해 사안별 비용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고 주장하고 있고 미군시설 등에 소요되는 각종 부품이나 물건들을 한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경우 현지에서 조달하자는 한국측 제의도 미국은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은 이러한 불평등한 협상결과를 수용해서는 안되며 협상결과를 낱낱이 공개하는 한편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최근 외교부 파문의 발단이 되었던 것처럼 용산기지이전 협상결과가 국민들의 인내와 막대한 재정부담을 강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민여론 수렴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한미동맹을 앞세워 졸속처리한다면 그것은 국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로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이번 완전이전 결정이 한국 측이 아니라 미국 측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합의되었다는 점 또한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용산기지 이전에 대다수 국민들이 찬성하고 있으며 국가안보에 대해 지극히 보수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국방부조차 안보공백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안보우려를 내세워 이전반대 결의안을 추진하는 행태를 보인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이러한 정치권의 행태는 낡은 냉전적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조장하려는 시대착오적 행동일 뿐만 아니라, 정부 협상팀이 미국에게 턱없이 20만평의 잔류부지를 제시하게 하는 등 대미협상력을 저하시켰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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