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기지 의혹 묵살한 채 제주 군사기지화 시도하나

제주 지사, 여론조사 결과 일방적 발표, 도민 갈등과 대립 초래 책임져야

어제(5월 14일)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해군기지 건설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찬성여론이 높게 나온 만큼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정치생명이 다한 제주도지사가 제주 도민들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 제주사회의 각계인사들의 정당한 의혹규명 요구를 모두 묵살한 채 서둘러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제주도 군사기지화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우리는 김태환 지사가 해군기지 문제를 도차원에서 규명하거나 도민들과 직접 토론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기지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듯이 군 당국이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에 관한 군사적, 경제적 논리들은 물론 최근 제기된 공군 전투기 대대 배치계획과 ‘제주해군기지사업 협력 양해각서(MOU)’의 존재 등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특히 MOU관련 의혹은 제주도가 도민들 의사와는 관계없이 공군기지를 추진해왔다고 보기에 충분한 근거이지만 제주도가 말바꾸기로 일관하며 그마저도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 도의회와 각계인사들이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해소하기 전에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유보할 것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제주 지역 국회의원은 군 당국의 의혹해소가 우선이라며 문제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결성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김태환 지사는 이 같은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해버렸다.

도민 일부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기지건설을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내용상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도민 1500명 중 기지 후보지역주민은 103명에 불과하여 후보지역 주민들 의견에 대한 가중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후보지역별로는 대천동(강정마을 포함) 1.3%(20명), 남원읍(위미 포함) 3.7%(55명), 안덕면(화순 포함) 1.9%(28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해군기지에 대해 한 번 이상 들어보았는지를 포함하는 인지도 조사는 주민들의 이해와 정보수준을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볼 수 없다.

제주 군사기지 건설 문제는 해당 지역만의 문제일 수 없으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김태환 지사가 공군기지 추진 의혹에 대한 해소와 신중하고 합리적인 절차마련이라는 제주 도민들의 요구를 져버렸고 그 결과 제주도정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도민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태환 지사는 주민 동의에 기반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기지건설이 낳을 폐해와 혼란의 일차적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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