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민군 복합항’인 해군기지 건설 결정, ‘눈 가리고 아웅’식이 따로 없다


주민과 국회 요구 기만한 군항 건설 결정, 주민들 분노에 기름 붓는 격
해군기지 건설 의도한 짜맞추기식 타당성 조사결과에 심각한 의문

지난 11일(목) 정부의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발표로 제주도 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제주해군기지건설 관련 크루즈 선박 공동활용 예비타당성 조사 및 연구용역 결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늬만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이지 내용은 해군기지로 건설하되, 연간 20회 내외로 드나들 크루즈 선박이 정박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실체는 주된 용도와 면적 등 도민들의 갈등과 반발을 샀던 제주 해군기지 건설 추진내용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이는 제주도 자치행정국 공무원과 해군기지사업단장이 출석했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 스스로도 ‘군항’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예산을 민군 복합형 기항지활용에 대한 조사 및 연구용역을 한 후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집행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타당성 있다고 발표한 조사결과는 해군기지 건설을 의도한 짜맞추기 결론이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군항과 민항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민군 복합항’이 되기 위해서는 별도로 크루즈 접안부두 건설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경우는 3천억원 정도가 소요되어 경제적으로 타당성 있다는 결론을 낼 수 없기 때문에 해군은 해군기지를 우선 건설하여 크루즈 선박이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군항인 곳에 민간 선박이 관광목적으로 드나들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고, 크루즈 정박 또한 빈번하지 않은 조건에서 534억원 예산으로 부대시설을 건설한다고 해서 주민들의 생계보장이나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에도 무리이다.

‘민군 복합항’ 건설에 따른 비용부담이 해군기지 건설계획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론을 내놓은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이다. 용역결과 발표 시기를 염두해 둔 듯 정부가 최근 제주도를 아시아 최고의 국제자유도시 육성하겠다며 1순위 사업으로 크루즈항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시기적으로도 석연치 않을 뿐만 아니라 내용 그 자체도 ‘미사여구’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용역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전면 공개와 검증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주민들과 국회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이번 ‘민군 복합항’ 건설 결정은 주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 이미 주민들의 반발은 격해지고 있다. 주민들이 그토록 결사반대해 온 해군기지 건설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제주도 그리고 해군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다면 실질적인 ‘민군 복합항’ 건설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해군 측이 기지건설을 강행하여 부지매입을 서두르고, 나아가 행정집행까지 나선다면 더 큰 갈등과 저항을 예고하게 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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