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회의] 이명박 정부 4년을 맞아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

지난 2월 15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가 발표한 한 장의 호소문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한파에 떨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내복을 보내려고 하니 정부는 막지 말아달라는 것이 그 호소문의 내용입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북녘 동포들에게 인도적 지원 사업을 펼쳐왔던 각 종단과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기구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남북 주민들 사이에 동포애를 심어주고 때로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역할도 수행했던 이들의 호소는, 우리 모두에게 지금의 남북관계에 대한 안타까움과 인도주의 복원의 절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3년을 평가하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절망합니다. 남북관계의 파탄과 군사적 긴장의 고조 등 불안한 한반도 정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북정책은 전혀 변화될 조짐이 없습니다.

올해도 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북한 주민들에게 우선 접근하여 북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남북이 상호 적대적 언사를 내 놓으면서, 실제로 군비 증강 행동을 강행하고 있는 현실도 위험의 예고편입니다. 이렇듯 남북관계는 대화보다는 대결을 추구하는 일련의 정책들로 인해 불안해지고 있고, 국민들의 평화적 생존권도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의 지혜와 용기, 행동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그 일환으로 오늘 ‘한반도 평화실현 시국회의’에 참여한 제 정당들과 사회단체들부터 먼저 각성하고 행동하고자 합니다.

우선 첫째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정부가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며, 민간의 인도적 지원이 정부에 의해 좌절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대북 인도지원은 그야말로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추진해야 합니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 생명에 대한 존중, 나눔 등 인도주의 정신은 인류가 키워 온 고귀한 가치입니다. 더군다나 남북은 한 민족입니다. 고통 받는 동포가 있는데도 인도적 지원을 북한 정권에 도움을 주는 일이라며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반윤리적인 태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습니다.

전쟁 상황에서도 인도적 지원의 원칙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의 재개를 촉구하는 한편, 민간의 인도적 지원을 정부가 가로막지 말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정부가 끝내 인도적 지원조차 막는다면 우리는 정부 규탄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청와대와 정부 청사 앞 시위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제기구와 국제구호단체들과도 연대할 것입니다.

둘째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정당외교, 민간 외교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며, 지속적인 평화행동도 벌여 나갈 것입니다.


정부의 ‘선핵폐기’ 주장은 국제사회로부터 동의받기 어렵지만, 이미 북한의 핵폐기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해졌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상 북한의 핵무장을 남 일보듯 방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6자회담의 당사국들을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것은 물론 남북 사이의 대화재개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요청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북측에게도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 것이며 정부에게도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행위의 중단을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남북 양 정부에 이미 국내외적 갈등사안이 되어버린 천안함 사태에 대한 남북의 실질적인 공동조사도 촉구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민간의 외교활동을 더욱 다양하게 추진하며, 민간활동을 정당외교와 결합하는 노력도 지속해나가겠습니다. 나아가 국회와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공동의 대응틀도 구성하겠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들에 대한 정당, 시민사회단체의 민간외교 노력은 한국사회의 적극적인 평화행동과 결합될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만큼, 우리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군사적 행동을 반대하는 평화행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폭넓게 참가하는 평화회의를 소집하여 남북관계의 안정과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에 대한 시민의 요구와 정책제언을 담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오는 8.15 광복절까지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6자회담을 재개하여 한반도를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결정책과 북의 군사적 행동이 맞서는 형국이 지속될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에 우리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평화회의를 열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안을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특히 이미 여러 차례 무력분쟁이 발생했던 서해상에서의 갈등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북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남도 핵우산 정책을 폐기하는 온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동북아비핵지대화도 모색해나가겠습니다. 적대적 관계를 이유로 불필요하게 투여되고 있는 군비들을 줄이기 위해 남북 당국에게 제안할 수 있는 다양한 군비통제 방안도 찾아내겠습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과 합의를 다양한 언어로 담아 국제사회에도 알려 나가겠습니다.    

국민여러분!


남북관계에서 풀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군사적 충돌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시급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성사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갈등과 대결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평화나 번영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의 대결이 우리 사회 안에 군사주의를 강화시키고, 민주주의의 퇴행을 낳고 있으며, 우리 사회내의 차별받는 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군사비로 낭비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평화 없는 복지는 공허한 주장입니다. 우리가 한반도 평화 문제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회의를 통해 밝힌 바대로 우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밝힙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회복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길에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격려와 참여는 평화를 일구어 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2월 22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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