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연금을 적금처럼 생각하는 것이었다면, 기금 운용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기금운용을 단타주식처럼 생각하고 수익률을 보는 것일 겁니다. 올해 초, 일부 언론에 의해 악의적으로 보도되어 불안을 조성한 -8.22% 수익률을 왜 우리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지, 기금 축적의 본래 목적은 무엇인지 쇼츠와 QnA로 알아보겠습니다.
Q1. 2022년 수익률이 너무 낮은데, 운용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거 아닌가요?
2022년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은 마이너스입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시기인 1988년부터 지금 2023년 현재까지 누적 수익금은 무려 476.4조원입니다. 또한 2022년 말 기준으로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11%입니다. 결코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작년인 2022년에 입은 손실은 올해에 회복한 상태입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시장이 동반 하락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운용성과를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금의 운용성과에 대한 평가는 3년 이상의 장기 평가를 원칙으로 매년 6월 실시됩니다. 지난 한 해의 극단적인 손실 수치만 보고 기금 운용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악의적 보도에 속을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 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으며, 그 성과는 어떠한지 장기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Q2. 기금은 연금 제도의 운영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기금은 처음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 15년 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쌓일 수밖에 없었던’ 돈입니다. 당시 인구구조상 경제활동인구가 훨씬 많았으며, 제도를 도입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연금을 지급받는 사람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은 거대하게 쌓여 있지만 지금도 연금은 기금에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에서 지급됩니다.
따라서 부분적립방식(보험료를 지급하는 돈의 일부만 적립하고 나머지는 보험료로 충당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급여지급은 부과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기금이 거대하게 쌓였음에도 보험료를 매달 납부하는 이유는 퇴직 후 수급권리를 얻기 위한 약속일뿐 기금으로 급여 지급을 모두 충당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Q3. 기금이 고갈되도록 설계된 거라면 언론은 왜 기금 고갈을 문제처럼 다루나요?
나이들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 우리 모두는 노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드는 보험은 운영 주체에 따라 크게 공적연금과 민간보험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오직 노후 대비에만 모든 소득을 다 쓸 순 없으니 개인은 노후 대비를 위한 지출을 공적연금과 사적보험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둘지 선택해야 합니다. 즉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민간보험은 많은 사람들이 국민연금에 등을 돌릴수록 이득을 볼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불안 조장으로 개인연금상품판매가 늘어난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국민연금 불안을 조장하는 악의적 보도는 민간보험 활성화 저의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연금에 대한 구조적 논의없이 보험료를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국가보다 민간보험이 낫다는 식으로 논의가 흘러가는 것은 해당 민간 보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커지는 불평등 심화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이는 자본과 민간보험시장의 이익만을 위해 아주 심각한 문제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이 주인인 사회보장기금입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주도권이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에 넘어가지 않도록 국민이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개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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