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국회 2024-01-16   367

[논평] 집권여당 대표가 반정치적 포퓰리즘에 기대는가

의원정수 축소, 정치개혁 고민 없는 ‘정치혐오’ 전략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오늘(16일),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해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행정부 장관에서 집권여당의 당대표직에 준하는 자리로 직행한 한 위원장이 반(反)의회적 포퓰리즘 구호를 총선 전면에 내건 것이다. 폭주와 퇴행을 일삼는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시기에 국회의 권한을 어떻게 강화하고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 개혁안을 내놓는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여당의 실질적 대표인 비대위원장이 국민들의 정치혐오 감정을 자극하여 국민들의 표를 얻어보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을 주권자로 하는 민주주의의 존재 근거를 부정할거라면 차라리 ‘국민의힘’을 해산하고 나아가 국회를 이참에 해산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좀 더 논리적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에 기대 대부분의 쟁점법안에서 타협도 협상도 중재안 수용도 없이 거부권 호소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고, 여당이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다. 정부 또한 모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시행령 통치와 거부권의 남발로 국회를 존중하지 않는 행태를 남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있는 국회와 정당의 구성원이라면 국민을 대표해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국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어떻게 실효적으로 해나갈지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도 의회가 정부 예결산을 포함한 국정 감시와 견제를 충실히 하지 못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행정부 국무위원에서 입법부 소속인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한 한 위원장이 내놓은 의원정수 축소는 이런 국회의 책무에 정확히 반대된다.

국회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표자다. 우리나라의 인구당 국회의원 수는 약 17만명당 1명꼴로, OECD 평균인 인구 약 10만명당 1명에 비해 턱없이 적다. 양원제와 연방제를 채택하고 있어 단순비교할수 없는 미국과 멕시코를 제외하면 OECD 국가 중에서 일본 다음으로 가장 적다. 우리나라 국회의 불비례성과 떨어지는 대표성은 부족한 의원정수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학계의 상식이다. 국회 정개특위가 지난해 시민 500인 대상으로 진행한 공론조사에서도 숙의 토론 이후 의원정수 확대 주장이 숙의 전 13%에서 숙의 후 33%로 늘었고, 정수 축소 주장은 숙의 전 65%에서 숙의 후 37%로 하락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도 비록 드물지언정 의원정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선거법 개정안들이 제시되어왔고, 학계와 시민사회도 정수 확대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런 흐름에 역행하며 국민의 대표자 숫자를 줄이자고 하면서도 어떠한 이론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국민 생각’만 운운하고 있다. 정치개혁의 진의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을 이용해 인기와 표를 얻겠다는 반정치 포퓰리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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