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사람 대접받는 세상 만듭시다!”

대선유권자연대 홍보위원 수락한 가수 이은미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전 우리가 외국에 나갔을 때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며 외국인들에게 자랑스럽게 여권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여러분들이 투표하셔야 합니다.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젊은 분들, 선거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특히 대학생들이나 지금 갓 투표권을 갖게 된 분들에게는 특별히 더 중요합니다.

취업문제 하나만 해도 그렇습니다.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어도 취업을 못하는 현실입니다. 취업으로 고민해야 할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꼭! 투표합시다.

가수 이은미.

그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12월 19일에 있을 대선에서 꼭 투표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이씨는 또한 대선유권자연대와 2030유권자네트워크의 홍보위원으로 필요할 때마다 참여해 올바른 대통령을 뽑는 데 일조하겠다고 약속했다. ‘2002 대선유권자연대와 함께 하는 1백만 유권자의 약속’에도 서명, 유권자연대에서 제시한 4가지 기준에 맞게 후보들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깐깐하게 투표할 것도 아울러 약속했다.

단단했다. 상하의에 구두까지 검은 색으로 통일하고, 머리카락은 뒤로 넘겨 단정하게 꼭 조여 묶은 이은미씨의 첫인상은 자기관리에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어 보였다.

털털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에 표정을 섞었다.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때면 어김없이 큰 액션이 뒤따랐다. 두 팔을 휘저어 가며 표현하는 생각에는 망설임이 없었고, 간간이 터지는 웃음에는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예의 그 거침없는 모습이 엿보였다.

그는 그랬다.

11월 14일 오후 6시, 여의도에 위치한 이은미씨 소속 기획사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평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치·사회문제에 관심을 표해 온 이씨를 만나 다가올 대선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는 것과 대선유권자연대의 활동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도 숨어 있었다.

“내가 꿈꾸고 바라는 사회상은 정직한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이다. 지금은 정직하게 세금 내고, 정직하게 월급 받아서, 열심히 쪼개어 사는 사람은 바보가 되는 세상이다. 뭔가 한탕 해야 하고, 남을 속여야 하고, 남을 밟고 일어서야 하고, 자기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너무 팽배해 있다.”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바라는 세상은 아주 소박했다. 그러나 그 소박한 바람이 또한 실현되기 가장 어려운 바람이라는 걸 알아서일까. 그는 “내가 바라는 세상은 정직한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이라는 표현을 인터뷰 도중 수 차례 거듭 반복했다. 가수로서 살아 온 그에게도 가슴에 얹힌 묵지근한 뭔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국회 몰골을 보면 지겨울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대중음악 하면서 알게 모르게 대중음악 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소외 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직하게 살아 온 사람을 모두가 존경하는 눈으로 바라봐 주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가수가 음악을 10년 동안 했다면 10년 동안 얼마나 고생하며 여기까지 왔을까 생각해 주는 나라, 저작권법이 제대로 서 있고 남의 것 함부로 훔쳐가지 않는 나라 말이다.”

정치를 잘 모른다고 하는 그. 그러나 ‘겁 없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엔 날이 서 있었다.

“내가 정치를 잘 모르지만 최소한 이합집산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자기를 뽑아준 주인이 누구인지를 망각하고 아직도 권위의식에 사로잡혀있다. 나 같으면 참 두려울 것 같은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어쩌면 그렇게 대중을 겁내지 않는지 모르겠다. 정말 지역주민들이 선택해서 선출되었다면 그 주민들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 같으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니겠다.”

그래서 이은미씨가 바라는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존경할 수 있는 대통령이다. 청와대로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모습이 한결같은 대통령 말이다. 그런 대통령을 뽑기 위해 그가 특히 관심 있게 살펴보는 영역은 경제, 언론, 환경 분야다. 특히 “언론개혁은 지금 당장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며 그 시급함을 강조했다.

“당장 저와 관계 있는 대중음악 분야만 보더라도 최근의 PD사건처럼, 언론과 연예 기획사들의 뒷거래가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개인적인 인터뷰만 하더라도 그렇다. ‘아’ 하면 ‘어’라고 쓴다. ‘아’를 ‘아’로 써줬으면 좋겠다. 인터뷰어(interviewer)는 인터뷰이(interviewee)의 의견을 100%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런데 내가 하지 않은 말을 했다며 왜곡시킨다. 그리고 정말 가십거리밖에 안 되는 이야기들이 확대되어 나오기도 한다. ‘왜 맨발로 노래해요?’ ‘왜 결혼 안 합니까?’ 등등. 그게 왜 중요한가.”

또한 “내가 만약 대한민국 땅덩어리라면 내 몸이 너무 아프다고 지진이라도 일으켰을 것”이라며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토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조만간 기회가 되면 환경단체 일도 돕고 싶다며.

그는 이번 대선이 아주 중요한 선거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젊은층의 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꼭! 꼭! 투표에 참여할 것을 거듭 호소했다.

말로만이 아니었다. “시민들이 투표를, 정치를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 생각지 않도록 하는 데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시민단체가 힘을 쏟고 있는 2002 대선유권자연대와 2030유권자네트워크 활동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만큼 돕겠다는 약속도 했다. 유권자연대의 거리 서명작업에도 시간을 내서 참여해 시민들을 향해 호소하겠다는 약속도 빠뜨리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팀으로 활동하는 밴드도 함께 말이다.

기자가 ‘1백만 유권자의 약속’ 서명지를 꺼내며 “이게 오늘 인터뷰의 감춰진 목적”이라며 서명을 부탁하자 “잘 가져오셨다”며 흔쾌히 서명지를 채워 나갔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 활동에 대한 평소 생각을 묻자, 그는 “조금 더 목소리를 높였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 여건이 너무 어려운지 안다. 그러나 지금은 시민단체가 더 큰 힘을 가져야 한다”며 더욱 더 분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돕겠다”는 그는 말 꺼낸 김에 즉석에서 참여연대 회원으로 가입하는 적극성도 보여줬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인터뷰를 통해 이은미씨는 사회전반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조리 있게 풀어놓았다. 다음 일정 때문에 급하게 자리를 일어선 그는 16일에 있을 공연을 위해 다음날 대구로 내려갈 예정이다. 자신의 삶을 줏대 있게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그녀는 무척이나 바빴다.

기자 또한 오늘은 장사 잘한(?) 인터뷰를 한 셈이다.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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