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2004총선연대 2004-02-09   2034

[16대 국회를 망친 말말말③ 저질발언] “이 XX가 정말 까불어” “호로XX”

여성비하, 인격모독, 학력차별도 서슴지 않는 ‘자질부족’ 국회의원들

이번 총선을 통해 구성될 17대 국회는 과연 국민들이 기대하는 대의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부패무능정치와 함께 국회에서 사라지길 바라는 것들이 또 있다. 색깔론, 지역감정, 욕설, 몸싸움 등 수준 이하의 정치행태들이다. 이에 인터넷참여연대는 16대 국회 평가 2탄으로 ’16대 국회를 망친 말말말’ 시리즈를 연재한다. 시리즈 마지막으로 ‘욕설, 비방, 인권침해’ 발언을 담았다.<편집자 주>

“건방진 ××, 너는 임마 경우도 없고 아버지도 없어. 저렇게 무식한 것이 어디 있어. 저런 것들이 국회의원을 하니까 국회 질이 떨어지지”

“뭘 봐. 이 ××야. 나이를 제대로 처먹어야지. 건방진 ××가 말이야. 이 ××가 정말 까불어” (문화일보 2000년 10월 25일자)

정황을 보도하는 신문기사조차 그대로 적을 수 없어 X로 표기한 욕설대화를 주고받는 이들의 신분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고, 대화공간은 국회 안이다. 2000년 10월 24일, 송영진 민주당 의원과 권기술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국회 건교위 국감자리에서 이런 낯뜨거운 욕설을 주고 받았다.

같은 당 원로에게 “저게 의원이냐 개××지. 자기 × 꼴리는 대로 하고”

송영진 의원은 2002년 7월 8일 같은 당 원로의원에게까지 욕설을 퍼부었다. 송의원은 조순형 의원에게 “에이 XX들 확 엎어버려. 그게 의원이냐 개XX지. 자기 X꼴리는대로하고.확 XX를 파버려”(문화일보 2002년 7월 9일자) 등의 폭언을 퍼부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의 큰 파문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의 ‘욕설’과 ‘막말’ 문화는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당되는 과정에서 ‘원색적인 폭언’은 다시 목도됐다.

2003년 8월 28일 민주당 당무회의는 구주류와 신주류간의 욕설과 폭언으로 얼룩졌다. 이 자리에서 신주류측 김태랑 최고위원과 구주류측 유용태, 정균환 의원 등은 서로 “야, 네가 말할 자격 있어! 이 ××야!”(김태랑) “배신자. 더러운 ××!”(유용태) “정균환 ××놈”“바르게 살아. ××의 ××. 죽어. 무슨 정통성이냐”(김태랑) “김태랑! 너의 생명력도 끝났어”(정균환) “회의 끝나고 너 나가지 마! 남아!”(유용태) “호로××”(정균환) (조선일보 2003년 8월 29일자) 등의 욕설을 주고받았다. 몸싸움까지 벌어진 이 날 회의를 취재하던 언론들은 일제히 ‘야인시대’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국회의원들의 욕설 파문은 심심치 않게 나왔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2001년 2월 27일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 “바카야로(일본어로 ‘바보같은 놈’이라는 뜻)” 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어(조선일보 2002년 2월 28일자) 한나라당과 자민련 사이에 발언의 사실 여부를 둘러싸고 설전이 오고갔다.

김기배 한나라당 의원은 2000년 9월 23일 민주당 서영훈 대표가 이회창 총재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엄호성 말 가지고 대표까지 나서서 저 ××을 하니 무슨 등원을 한단 말이냐. 돌대가리들 아니냐. 술먹고 한소리 갖고 저렇게들 떠들어대니 미친×들이다. 인간쓰레기 집합소다”(서울신문 2000년 9월 24일자) 라고 폭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위원장석 점거한 동료 여성의원에게 “주물러 달라는 거냐”

여성비하·성희롱적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의원들도 있었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2002년 7월, 장상 총리서리를 지목하며 “대통령이 유고 될 경우 총리가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게 될텐데 국방을 모르는 여성총리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문화일보 2002년 7월 13일자)고 대놓고 여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더 심한 ‘성희롱’ 발언으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이 의원은 2003년 12월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둘러싸며 실랑이를 벌이던 중 정개특위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김희선 의원에게 “느닷없이 다른 여자가 우리 안방에 누워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라는 말이냐. 주물러 달라는 거냐” (조선일보 2003년 12월 25일자)라고 말해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현직 장관도 인격모독 대상, “그 촌놈, 동네 이장하다 겨우 천신만고 끝에…”

여성비하 뿐 아니라 학력차별을 옹호하는 발언도 있었다. 하순봉 한나라당 의원은 2002년 6월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명문학교를 나온 좋은 가문 출신의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격 모독, 반인권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 의원들도 있었다. 현직 장관도 그 대상이 됐다. 박희태 한나라당 의원은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을 가르켜 “그 촌놈, 이장하다 겨우… 동네 이장 하다가 천신만고 끝에…”(경향신문 2003년 9월 3일자)라고 비하했다.

정창화 한나라당 의원은 2003년 4월 14일 국회 행자위에 처음으로 출석한 김두관 장관을 대놓고 조롱했다. 정 의원은 “이장하다 군수될 때 기분 좋았죠, 군수하다 장관되니까 기분이 좋죠”라는 말로 시작해 “편중인사는 경남 민심을 얻기 위한 선거전략이라는 의혹이 있다”라고 질의했다. 그에 대해 김 장관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변하자 정 의원은 “그 정도로 머리가 안 좋다 이 말이지”라며 “나의 비판을 국민의 목소리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2003년 4월 15일자)

박승국 한나라당 의원은 2003년 3월 19일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건교부 육상교통국장에게 “당신 어떻게 국장됐어. 당신 같은 국장이 있으니까 나라 망하지. 저런 사람을 어떻게 나라세금으로 월급 주나”라고 인신공격을 가했다. (한겨레신문 2003년 3월 20일자)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2000년 8월 28일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민주당의 ‘선거사범 처리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유지담 중앙선관위원장을 추궁하다가, 유 위원장이“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적법절차 없이 추궁하는 것은 서글픈 일이며, 이런 일이 역사에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자리를 뜨려하자, “국회의원이 오셔서 따지는데 어딜 나가. 당신 깡패 출신이야. 어디서 발딱 발딱 일어서”라고 반말을 하며 다시 주저앉혔다. (문화일보 2000년 8월 29일자)

유권자들, 낙천기준으로 부정부패 다음 ‘자질부족’ 꼽아

지난 15대 국회에서는 국회에서 몸싸움과 욕설을 추방하자며 종교를 가진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평화국회를 위한 10가지 제언’이 채택되기도 했다. 당시 여야 의원 30여 명은 ▲국회가 모든 회의의 모범이 되도록 한다 ▲국회법을 준수한다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되 다수결의 원칙에 따르도록 한다 ▲사회자의 권위를 존중하고 효율적인 회의가 되도록 한다 ▲국회의원은 진실을 말한다 ▲정당한 비판은 하되 상대방을 자극하는 발언을 삼간다 ▲국회발언은 인내를 갖고 경청한다 ▲폭언과 실력행사를 삼간다 ▲스스로의 언행에 책임을 진다 ▲국민의 대표로서 품위 있고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한다 등의 원칙을 지켜나가자고 제안하고 스스로 결의했다.

그러나 15대에 이어 16대 국회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도 국회의원들의 욕설과 몸싸움 등 저질 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분노를 터뜨린다. 국민들은 주저 없이 욕설, 몸싸움, 상대방 비하 등을 ‘국회의원 자질 부족’으로 꼽고 있다.

참여연대가 17대 총선에서 낙천되어야 할 정치인 기준을 만들기 위해 지난 1월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2.3%가 “재산, 병역, 납세 등에 문제가 있거나, 욕설, 몸싸움, 상대방 비하 등 자질이 부족한 정치인”이 낙천 및 낙선대상자가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뇌물·불법자금 등의 부정부패한 정치인을 꼽은 77.5%에 이어 두번째 순위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간사는 “욕설, 몸싸움 등 자질부족이 낙천낙선 기준 2위로 뽑힌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문화가 낙후되어 있다는 증거다. 국민의 대표라는 의원들이 공식석상은 물론 국회 안에서조차 옮기기도 어려운 정도의 욕설과 폭언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그러한 저질 국회가 국민들의 정치혐오와 냉소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뒤에 숨어 이러한 뻔뻔한 행태를 반복하는 국회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권자가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이번 17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내려줄 것을 호소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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