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슈리포트⑮] 온라인 정치공론의 장, 활짝 열리다

‘열려라,국회!’를 통해 본 2005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국회의원 Top 10’

ꊱ 시민단체의 정치개혁운동, 변화하고 있다

– 반부패, 정치제도개혁운동에서 국회 밀착감시 활동으로 중심이동

– 시민단체의 정치개혁운동이 변화하고 있다. 2000년, 2004년 두 차례의 반부패 낙선운동, 2003년과 2004년의 정개협 구성 등 정치제도개혁운동에 이어, 시민단체의 정치개혁 운동의 중심이 본격적인 ‘국회 모니터 및 의정활동 평가’로 이동하고 있다. 정치의 중심이 국회로 옮겨가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시민단체의 정치개혁운동이 국회모니터로 옮겨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 참여연대는 2004년 10월 국회감시전문사이트 ‘열려라,국회!’를 오픈하여 의원정보와 의정활동DB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열려라,국회!’는 299명 국회의원의 개별 페이지를 통해 유권자가 알아야 할 의원들의 신상정보와 의정활동 (각종 회의 출석부, 대표발의법안, 상임위 현황, 표결 현황 등), 재산, 언론기사 등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국회감시전문사이트이다.

– ‘열려라,국회!’는 또한 의원들의 후원모금 현황을 분석, 발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가 하면,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는 겸직 현황, 주식보유 현황 등을 조사하여 유권자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한 쟁점법안을 포함한 모든 법안에 대한 의원별 표결 현황을 공개하고, 법개정을 둘러싼 국회 내의 공방, 시민사회의 목소리 반영 등 정책국회의 조기정착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열려라,국회!’는 다른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의정활동에 대한 방대한 정보와 실시간 국회감시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정활동정보사이트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 또한 ‘의원에게 한마디’라는 코너를 통해 유권자가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해 직접 각종 비판과 제안 등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유권자 참여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로그인 없이 글을 남길 수 있으며, 2005년 말까지 299명의 국회의원 중 283명의 국회의원에게 1개 이상, 많게는 몇 백 건이 넘는 유권자 의견이 제시되었으며, 2005년 한 해 동안 총 6,179건의 의견이 개진되었다.

– 2005년 한 해 동안 ‘열려라,국회!’를 방문한 접속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여 10만 명이 넘었으며, 접속회수는 14만회, 읽은 페이지만도 130만 페이지에 이른다. 각종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의원 이름만 검색해도 ‘열려라,국회!’를 방문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ꊲ 온라인에 정치공론의 장, 활짝 열리다

□ ‘열려라,국회!’를 통해 본‘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의원 Top 1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5년 17대 국회. 욕설, 막말, 술자리 사건 등 유난히 국회의원의 사건, 사고가 많았고 이는 ‘열려라,국회!’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작년 한 해 동안 온라인을 들썩이게 만든 국회의원 10인과 사건을 <‘열려라,국회!’를 통해 본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의원 Top 10’>에서 되짚어 본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의원과 그 주제들은 우리가 매스컴에서 흔히 보는 정치인, 정치현안과는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 ‘2005년 국회를 바라보는 ‘넷심’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5년, ‘열려라,국회!’를 통해 본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의원 Top 10’>

○ Top 1.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

– 검경 수사권조정 논란에서 경찰의 집중 로비활동의 표적이 되다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은 ‘의원에게 한마디’에 총 961건 글이 올라와 2005년 한 해 ‘열려라,국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의원이 되었다. 경찰 관계자들은 김 의원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를 위해 다른 의원들에게 서명을 받을 때부터 이 법안이 검사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열려라,국회!‘를 통해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하였다. 실제 법안이 발의된 12월 22일 이후로는 김재원 의원에 대한 비토 의견이 빗발쳤다.

이렇듯 ‘열려라,국회!’를 통해 의원에게 로비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벌인 그룹은 ‘경찰’이다. Top 10의원 중 5명 (한나라당 김재원, 김재경, 열린우리당 조성래, 최규식, 홍미영 의원)이 여기에 속한다.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 (Top8)은 지난 12월 8일, ‘검경 수사권 관련 논란’을 다룬 TV토론회에 참석하여 ‘국민이 순경, 경장 등 하위직 경찰관이 수사하는 것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하여 경찰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일거에 247건의 비판성 글이 올라오기도 하였다. 한편, 경찰 관계자들은 열린우리당 수사권조정기획단장인 조성래 의원 (Top6, 267건)에게도 경찰의 수사권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펼쳤다. 같은 당 홍미영 의원 (Top9, 183건)은 6월 24일, 경찰을 수사 주체로 명문화하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경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최규식 의원 (Top10, 161건)은 10월 13일, 경찰공무원의 근속승진 범위를 경위 계급까지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경찰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 Top 2.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

– 온라인 게임 ‘리니지2’의 여성캐릭터의 선정성을 문제 삼자 네티즌 비난 쏟아져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지난 9월 28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차지한 온라임 게임 ‘리니지2’의 여성캐릭터의 섹시하고 자극적인 외모를 문제 삼아 온라인 게이머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박 의원은 ‘게임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두드러지고 이를 통해 여성의 모습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게임의 주 소비층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왜곡된 여성상에 젖어들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지적하고 ‘현재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심시기준에는 게임의 교육성이나 사회적 건전성 부문이 100점 만점에 10점으로만 배점돼 있지만 이것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박 의원이 예를 든 ’리니지2‘는 성인용 게임이라며, ‘리니지 게임을 한번이라도 해봤느냐?’ ‘현실과 유리된 의정활동’이라며 이에 대한 집중적인 성토가 이어졌다.

○ Top 3.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

– 국회의장 비서에게 “싸가지 없는 X”라고 하여 ‘욕’ 아닌 ‘욕’을 먹은 3선 의원

12월 19일,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이후 국회의장실을 점거 중이던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이 자신의 비서를 의장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의장실 여비서들에게 욕설을 하면서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어 네티즌을 분노케 했다. 또한 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폭언이라기보다는 혼을 낸 것’으로, “개인적으로 미워서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비서를 들여보내지 않은 것에 대해 혼을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싸가지 없는 X들’이라는 표현도 개인적으로는 욕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해 더 큰 비판을 불러왔다. 네티즌들은 특히, 막말, 욕설, 인신모욕성 발언 등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태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 Top 4.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

– 저작권법 친고죄 폐지 주장하다 네티즌의 거센 비난에 뒤늦게 토론회 개최

10월 31일,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저작권 침해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친고죄 예외조항을 신설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그러나 과도한 개인권리 침해를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와 디지털 콘텐츠의 활발한 유통을 막을 수 있다는 인터넷업계의 반대가 커 논란이 일었다. 우 의원은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면서 12월 6일, 상임위를 통과하여 본회의에 회부중인 법안에 대해 12월 말, 토론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비판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한동안 자신의 홈페이지를 폐쇄해 더 큰 항의를 받기도 했다.

○ Top 5.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

– 인신공격성 발언에 대해선 더욱 매서운 네티즌들의 공격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은 9월 23일, 농해수위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 의원의 질의에 말을 더듬자, “장관이 답변을 느릿느릿하게 하는 부분은 (질의시간에서) 빼주세요”, “뭐 우물우물 말이야. 이것 (질의)시간 빼줘야 됩니다” 라며 인신공격을 하고, 말 더듬는 흉내를 내는 등 모욕을 주어 국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고, 결국 본인의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인신공격성 발언, 차별적 발언을 하는 국회의원에 대해 네티즌들의 공격은 더욱 매섭다.

○ Top 7.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 피감기관과의 술자리 주선, ‘세비가 아깝다’, ‘조용히 물러나라’는 등 높은 수위의 비판 이어지다

지난 9월 22일 국정감사 첫날,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주선한 가운데 법사위 소속 여야의원 7명 (열린우리당 선병렬, 이원영, 정성호, 최용규 의원, 한나라당 김성조, 주성영, 주호영 의원)은 대구지검 국감을 마치고 대구지검의 지검장 등 소속 검사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주 의원은 이 자리가 ‘자신의 지역구에 내려온 동료의원을 대접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대구지검 검사들이 합석한 것’이라고 해명했을 뿐 어떠한 사과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세비가 아깝다’, ‘조용히 물러나라’는 등의 거센 항의로 되받아쳤다.

□ 유권자 이럴 때 ‘열려라,국회!’에 접속한다!

○ 새로운 유형의 로비가 탄생하다 – 온라인 의견 개진을 통한 정책로비

– 법안발의나 상임위, 본회의 의결 시점 전에 특정집단이 ‘열려라,국회!’를 통해 법안에 대한 로비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의원에게 한마디’에 가장 많은 의견을 남긴 집단은 ‘경찰’이다. 이들은 검경수사권 논란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홍미영 의원의 발의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으며, 경찰에 대한 불리한 발언을 한 의원에 대해서는 비판 글로 ‘도배’를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태평양 전쟁희생자생활안전지원법안’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 김덕규 의원 등 25명에게 심의, 통과를 종용 혹은 기원하는 의견을 남겼다. ‘과학기술TV채널’을 설립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을 위해 네티즌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에게 요구의 글을 남겨 일종의 ‘국회로비’ 활동을 벌였다.

○ 사건나면 의원 홈페이지는 접속불가 – ‘열려라,국회!’에서 분을 삭이다

– 국회의원들은 사건이 나면 홈페이지를 닫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네티즌들의 공격으로부터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인 것이다. 이럴 경우 네티즌들은 ‘사건’에 대한 분노가 ‘홈페이지 폐쇄’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의원페이지를 대신하여 그러한 항의를 표출하기 위해 자연스레 ‘열려라,국회!’에 거센 비판을 남기게 된다. 의원들의 홈페이지가 유권자가 아닌 의원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의원들에게 온라인에서의 정치는 아직 일방통행이다.

○ ‘열려라,국회!’는 정책토론 중 – 봇물 터진 온라인 찬반토론

– 네티즌들은 관심 분야의 법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의원의 입장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법안뿐만 아니라 자신의 관심분야와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 등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한다.

○ 이것이 궁금하다 – 의원에게 던지는 질문과 제보

– 네티즌들은 ‘열려라,국회!’를 통해 해당 국회의원과 관련된 제보를 하기도 하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기도 한다. 이에 각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제보 및 질문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부실한 의정활동, 반드시 짚고 간다

– 자신의 지역구 의원들에 대한 의정활동이나 각종 정보를 알기 위해 ‘열려라,국회!’를 방문한 네티즌들은 의원 개개인에 대한 정보자료를 검색한다. 검색한 후 해당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비판, 조언 및 평가 등을 남기기도 한다.

○ 의원들의 행동하나 발언 한마디, 네티즌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 네티즌들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의원들의 활동이나 발언에 대해 실시간으로 ‘열려라,국회!’에 비판의 글 혹은 지지의 글을 올려 의사표시를 한다. 그만큼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활동에 유권자들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지지의 글>

<비판의 글>

ꊳ 결

– 시민단체의 본격적인 국회 모니터활동은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참여연대 ‘열려라,국회!’의 실험 이외에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의 여성의원 의정활동 모니터, 지역신문과 함께 지역구 의원에 대한 밀착 모니터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여의도통신’, 국회의 예산심의 과정을 모니터하고 있는 ‘함께하는시민행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시민단체의 이러한 활동은 2008년 총선에서 다채로운 유권자 운동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반부패를 핵심기준으로 해왔던 과거의 유권자운동에서 의정활동에 대한 종합적 평가, 정책평가가 주요 의제가 되는 유권자 운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겠다.

– 한편, 온라인에서 열리고 있는 정치공론의 장 역시 주목할 만하다.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에서는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자신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 이외에 국회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이와 같은 온라인 공간을 통해 로비활동, 의원의 각종 활동에 대한 비판 및 지지, 의문이나 문제점 해결 등의 다양한 욕구를 해소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 참여연대는 ‘열려라,국회!’가 향후 국회의원과 유권자들의 쌍방향 의사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선거라는 제한된 공간을 넘어 유권자의 참여와 일상적인 의사소통 기제를 마련하고 말 그대로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 ‘열려라,국회!’(http://watch.peoplepower21.org)의 개별 의원페이지에서 네티즌들의 더 많은 의견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의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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