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칼럼(aw) 2007-07-10   845

<안국동窓> 2007 대선, 무엇을 할 것인가

[참여사회 7월호] ‘대선 쇼’ 관객 노릇은 이제 그만

이번 대선, 참 묘하다

야당의 경선이 본선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국회 과반수이던 집권여당은 변변한 후보는커녕 정당 조직 자체가 산산이 부서져 형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몇 개월 후면 물러날 소속정당조차 없는 대통령은 레임덕은커녕 임기 끝까지 결기를 부리며 모든 정당 웬만한 후보들 모두에 태클을 걸며 큰소리를 떵떵 칠 모양이다. 참 어수선하고 묘하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열렬히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도 없다. 누가 되지 않겠느냐, 결국 낙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전평만 무성하다. 언론도 각 당의 정책공약이나 두드러지는 후보들의 도덕성, 인물됨에 대한 깊이 있는 검증보다 이리저리 떠도는 폭로 공세를 좇아다니기 바쁘다. 유권자들 역시 소위 ‘2007 대선 쇼’를 관람하는 관객의 처지다. ‘2007 대선 쇼’의 주인공들의 현란한 연기를 보며 박수를 치거나 야유를 보내는 것 말고 딱히 할 일이 없다.

대통령 선거가 이렇게 치러져도 되는 것인가? 혹자는 지난 민주화 20년을 결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결정적 대선이 될 것이라 하는데, 지금처럼 흘러가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선은커녕 과거보다 못한 진흙탕 싸움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만 커진다. 새삼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민주주의란 소수의 기득권층, 사회적 강자의 뜻대로 사회가 움직이는 것을 제어하고 다수를 점하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선거로 결집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니겠는가? 범여권의 이합집산 속에서, 보수정당 빅2의 진흙탕 싸움 속에서 사회적 약자의 이해를 대변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찾아보기 어렵다. ‘나’의 문제, ‘우리’의 요구가 빠진 대선 쇼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회적 약자의 합창이 울려 퍼지는 대선을

참여연대는 이번 대선에서 무엇보다 주권자인 ‘나’의 요구, ‘우리’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운동에 주력하고자 한다. 지난 10여 년의 소위 ‘신자유주의적 체제 개혁’이 낳은 심각한 양극화와 사회적 약자들의 고달프디 고달픈 삶의 이야기가 대선의 핵심쟁점이 되도록 힘쓸 생각이다. 대선후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내가 주장하고 싶은 이야기가, 내가 듣고 싶은 정책이 가장 큰 쟁점이 되는 대선을 만들고자 한다.

지난 10여 년을 돌아보자.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육성은 말로만 떠들어댈 뿐 정작 가장 중요한 재벌의 중소기업에 대한 횡포와 수탈적 구조는 눈감아주고 있다. 고용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등허리가 휘니 거기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의 삶의 질이 나아질리 만무하다. 중소기업의 경영수지는 악화되고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것을 ‘시장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내버려둬도 된다고 생각하는 후보라면 대통령의 자격이 없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노동자의 50%를 넘어 900만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임금은 정규직의 60% 수준에 사회보험의 혜택도 기대하기 어렵다. 실업과 고용 불안은 누구도 비켜가기 어려운 우리사회의 가장 커다란 질곡으로 자리 잡았다. 재벌만 ‘성장’하면, 경부운하를 뚫어 ‘국토개발’에 재정을 쏟아 부으면 중소기업은 살아나고 고용불안과 실업의 공포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지 단단히 따져야 한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처럼 농업을 정녕 포기하고 말 것인지 새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분명히 물어야 한다.

조기 퇴직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퇴직자 대다수가 통닭집과 김밥집을 내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김밥나라’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 아닌가? 말이 좋아 1인 기업이지 대부분 조그만 구멍가게를 내고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선진국의 두 배를 상회하는 영세자영업자의 비율로 볼 때 정상적인 이익을 내고 장사하는 상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우후죽순 생겨나는 대형마트로 인해 영세자영업자, 중소상공인들의 현실과 미래는 암담하기 이를 데 없다. 대형마트는 어쩔 것이며 영세상인의 생존권 문제는 어쩔 것인지 우리는 분명한 대책을 들어야 한다.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의 허리를 휘게 하는 집값과 수십 수백만 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물가보다 두 배 세 배 뛰는 대학등록금에 대해 우리는 따져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

유권자는 관객이 아니라 선거의 주인

물론 참여연대 홀로 이러한 운동을 감당할 수 없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선과정에 울려 퍼지게 하려면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의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 스스로의 목소리가 결집되어야 한다. 고용불안과 차별에 분노하는 비정규노동자들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 영세자영업자들이, 대기업의 횡포에 힘없이 당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더 이상 갈 곳 없는 농민들이, 한창 일할 나이에 손놓고 있는 청년실업자들이, 등록금에 허리 휘는 대학생들과 그의 부모들이, 공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비를 줄여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집 없는 서민들이 모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한 데 모아야 한다.

전국의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이런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매개하고 대변하며, 후보들의 답변을 끌어내 검증하고 비판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우리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없는 공약이라면 당장 폐기하고 우리의 요구를 정책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는 시민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결코 ‘대선 쇼’를 구경하는 관객이 될 생각이 없으며 이 나라 민주주의와 선거의 당당한 주인임을 선언해야 한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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