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칼럼(aw) 2007-08-30   1106

<통인동窓> 이명박 후보, 색깔당의 색깔후보인가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8월 29일 버시바우 미 대사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던 중 ‘범여권’을 가리켜 ‘친북좌파’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 대 보수우파’의 대결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범여권’을 ‘친북좌파’로 규정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애용하는 전형적인 색깔론이다. 이명박 후보는 결국 색깔당의 색깔후보인가?

한나라당은 흔히 ‘딴나라당’이라는 비난을 듣는다. 왜 그런가? 그것은 ‘수구꼴통’이라는 또 다른 비난의 소리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냉전의 장벽이 무너진 것도 어느덧 거의 20년 전의 일이 되었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냉전의 귀신에게 사로잡힌 듯이 시대착오적 주장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남북평화와 민족공존에 대한 강력한 거부반응이다.

한나라당은 남북이 서로 평화를 유지하고 민족이 공존하자는 것에 대해 ‘친북좌파’라는 색깔론 공세를 퍼부어 왔다. 여기서 ‘친북좌파’라는 말은 극도의 부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북한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남한을 못 살게 하는 좌파 세력’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남북이 평화를 유지하자는 것이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인가? 민족이 공존하자는 것이 남한을 못 살게 하는 것인가? 남북의 평화와 민족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이 좌파인가?

‘범여권’을 ‘친북좌파’라고 부르는 것은 ‘보수우파’의 냉전적 후진성을 입증해 주는 생생한 증거일 뿐이다. 한국의 ‘보수우파’는 여전히 비정상적 ‘냉전우파’밖에 없는가? ‘냉전우파’는 어떤 존재인가? 그것은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의 학살부패독재를 통해 막대한 기득권을 누린 반민주적 세력이 아닌가? 이미 오래 전에 국민의 심판을 받고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어야 하는 존재가 바로 ‘냉전우파’가 아닌가?

이명박 후보를 단순히 ‘냉전우파’의 대표로 보는 것은 잘못일 것이다. 그는 박근혜 쪽을 전혀 배려하지 않음으로써 박정희 유신독재와는 확실히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전두환을 방문해서 “박근혜 쪽 밉더라도 껴안아라”는 따위의 ‘충고’를 들었다. 단군 이래 최악의 인물인 전두환이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충고정치’를 펼친 것이다. 전두환 따위에게 ‘충고’를 듣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크나큰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후보는 이렇게 해서 전체 ‘냉전우파’가 아니라 그 중에서도 전두환의 학살부패독재 세력의 대표라는 성격을 더 강하게 지니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전두환 방문의 이러한 정치적 의미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가 어떤 세력을 대표하고 있으며, 어떻게 국민을 모독하고 있는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국민은 알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범여권’을 ‘친북좌파’로 규정한 이유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보수우파’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사실 참여정부는 토건국가, 재벌경제,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공존의 모든 면에서 극히 정상적 ‘보수우파’의 모습을 보였고, 사실은 이 때문에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보수우파’는 아무리 정상적이라고 해도 결국 후진적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는 ‘범여권’을 ‘친북좌파’라고 규정함으로써 자신의 ‘보수우파’가 정통적인 것이 아니라 냉전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내고 말았다. 이명박 후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토건국가가 친북좌파인가? 재벌경제가 친북좌파인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이 친북좌파인가? 남북경협이 친북좌파인가? 남북정상회담이 친북좌파인가? 한미동맹이 친북좌파인가? 아프간ㆍ이라크ㆍ레바논 파병이 친북좌파인가? 한미FTA가 친북좌파인가?

질문을 계속 더 해 보자.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친북좌파인가? 140여명 국회의원이 친북좌파인가? 그들을 지지한 천오백만 국민이 친북좌파인가? 그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치거나 그들을 상대로 다양한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사회가 친북좌파인가? 이명박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한나라당은 친북좌파를 상대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결국 한나라당도 친북좌파가 아닌가?

친북좌파란 폭력과 부패로 막대한 기득권을 누렸던 비정상적 냉전우파가 정상적 보수우파를 포함해 모든 개혁세력에게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히기 위해 고안한 무서운 이데올로기적 용어이다. 이명박 후보가 즐겨 쓰는 선글라스는 빨간색인가?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10년’은 한나라당이 비정상적 냉전우파의 본질을 벗어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졌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여전히 비정상적 냉전우파에 머물고 있는 모양이다.

이명박 후보는 학살부패독재의 주범 전두환을 방문한 것과 미 대사를 만나 ‘친북좌파’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옳을 것이다. 미 대사를 상대로 어처구니없는 색깔론을 펼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이명박 후보가 비정상적 냉전우파의 대표가 아니고자 한다면, 자신의 후진적 행태에 대해 깊이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부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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