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결국 선거 시기 유권자 규제 법안 개정 외면

2월 임시국회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한 캠페인을 마감하며
공직선거법 관련 설문조사 5명 의원 개정 의지 밝혀, 안경률 간사 끝내 면담 거부
[선거법 개정 촉구 릴레이편지 마지막호] “선거가 즐거워야 민주주의가 삽니다”(안진걸)


오늘(26일) 오후 2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만 남기고 [선거법 개정촉구 네티즌 릴레이 편지] 마지막호가 발송되었다. “선거가 즐거워야 민주주의가 삽니다”라는 제목으로 참여연대 안진걸 활동가가 17대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작성하였다.


31개 시민사회단체는 2월 임시국회 한 달 동안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해 △3대 독소조항 폐지를 위한 입법청원, △온라인 서명(1/30~2/26), △선거법 블로그 개설, △정치관계법특위 소속 위원 면담, △정치관계법 특위 소속 의원들의 선거법 개정 관련 설문조사, △선거법 개정 촉구 네티즌 릴레이 편지 등 활발한 입법로비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17대 국회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 유권자와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도 진행하지 않았다.


선거법 개정 캠페인은 1월 30일, 공직선거법 93조1(사전선거운동 금지), 251조(후보비방금지), 82조6(인터넷실명제 도입) 등 3대 독소조항 폐지를 위한 입법청원안 제출로 시작되었다. 이후 포털사이트 다음(Daum) 아고라에서 온라인 서명을 받아 2월 26일 현재까지 3,200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하였고, 2월 4일 오픈한 <선거법 개정 촉구 블로그>는 지난 20일 동안 7,600여 명이 방문하는 등 네티즌의 큰 관심과 지지를 받은 바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 심의권을 가진 정치관계법특위 소속 의원 20명을 상대로 선거법 개정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윤호중, 배일도, 선병렬, 이영순, 정성호, 최규성 의원(6명)이 답변을 보내왔고, 이 중 선병렬 의원만 ‘현행 유지’ 입장을 피력하였고, 다른 의원들은 ‘선거 시기 인터넷 규제 법안’ 폐지에 찬성했다. 나머지 14명의 의원은 직접 방문, 전화 작업 등의 답변 요구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별첨3 참조)
   한편, 시민단체들은 정치관계법특위 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이상배 위원장, 안경률 한나라당 간사, 윤호중 법안2소위위원장 등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윤호중 위원장만 수락하였고, 다른 두 의원은 회기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끝내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네티즌이 직접 국회의원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입법로비를 하는 활동도 벌어졌다. 인터넷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블로거 박형준, 한글로, 박희성, 이음씨와 선거법 개정 운동 관련 단체 활동가들은 이상배 위원장, 안경률 의원 등에게 1대 1 릴레이 편지를 보내 2월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하였다. [릴레이 편지 마지막호]의 주인공 참여연대 안진걸 간사는 17대 국회의원에게 “‘선거가 정말 시민들의 축제처럼 즐겁게 치러지고 있는가?’ ‘선거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생산적이고 치열한 토론이 전개되고 있는가?’를 자문해보아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 선거법 개정을 촉구 한다”고 밝혔다. (별첨 1, 2 참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7대 국회는 결국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의 선거법 개정을 외면했다. 31개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은 향후 4.9 총선 과정에서 선거법 개정에 대한 입장 등 선거법 개정 촉구 캠페인을 통해 얻은 결과를 유권자에게 공개하고, 유권자가 후보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선거법 개정관련 입법로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선거법 개정 촉구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바로가기 http://blog.daum.net/nanum77


▣ 별첨1. 선거법 개정을 위한 2월 임시국회 캠페인 일지
▣ 별첨2. 17대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편지 (참여연대 안진걸 활동가 작성) 
▣ 별첨3. 정치관계법특위 소속 의원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 최종

별첨1. 선거법 개정을 위한 2월 임시국회 캠페인 일지


[선거법 개정 촉구 ⑦] 17대 국회에 띄우는 편지

  “선거가 즐거워야 민주주의가 삽니다!”
             
17대 국회의원님! 아래 이야기는 믿기지 않겠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한 블로거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어떤 회원이 ‘I LOVE MB’라고 새겨진 가상의 티셔츠를 만들어 올린 것에 대해 선관위에서 그 블로거를 사전선거운동 위반이라면서 출두요구를 하였습니다. 그 후 블로거는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고, 그 이미지는 삭제해야만 했고, 홈페이지 관리자는 이미지를 올린 회원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받았습니다. 여전히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정당이나 어떤 후보를 집요하게 ‘허위사실’로 비난하는 경우에나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티셔츠의 ‘MB’라는 글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받은 것도 우습지만, 실제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에 대해서 그 정도의 애교스러운 표현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상식적인 사회일 것입니다.

바로 이 상식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 현행 선거법입니다. 위 블로거를 곤경에 빠뜨린 것은  그 유명한 선거법 93조 1항입니다. 선거일 180일 전부터 후보에 대한 지지, 반대를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93조 1항은 인터넷 상에서 후보나 정당에 대한 단순한 지지나 반대 의사 표명까지도 사실상 단속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그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정도의 표현은 괜찮고, ‘그 사람을 뽑아 줍시다’라고 표현하면 선거법 93조1항 위반이라고 합니다. 한번 정도 말하는 것은 괜찮고 반복적으로 글을 쓰면 문제라고 합니다. 도대체 그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대학생 김모씨는 그간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기사와 사진, 만평 등을 엮어 ‘대통령 이명박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포토 UCC’를 게재했다가 한나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이에 선관위는 삭제 요청을 했고, 그 대학생은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급기야 현재는 기소까지 돼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신의 글을 쓴 것도 아니고 순전히 주요 언론 보도 기사만 모아놓은 행위일 뿐인데,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인 그가 치루고 있는 기소와 재판은 너무나 가혹하다 할 것입니다. 누가 정치학 전공자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전공 학습행위’를 법정에 세웠을까요?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국민주권의, 민중이 주인되는 사회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그런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선거입니다. 현대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 아고라의 직접정치와는 달리 민중이 직접 통치(정치)하기 어려운 여러 조건 상 ‘선거’를 통한 대의 통치 시스템으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대 민주주의는 곧 선거 민주주의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엔 선거를 통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참여민주주의, 토의민주주의 등이 접목되면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는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거’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직접적인 정치참여가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공적 행위 공간입니다. 또한 지지하는 후보나 그룹에 대한 지지, 반대하는 후보나 그룹에 대한 비판이 가장 폭발적으로 표출되는 공간으로 그 결과에 따라 정권이, 또 사회가 바뀌는 계기가 됩니다. 정권이 바뀌거나 연장될 때 선거라는 시민검증 장치를 둠으로서 자연스럽게 국민주권 원리를 다시 한 번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라고도 하고,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도 하는 것이죠.

문제는 한국사회의 선거문화와 선거공간의 특성이 어떠냐는 것이다. “선거가 정말 시민들의 축제처럼 즐겁게 치러지고 있는가? 선거라는 국민주권적 특성에 맞게 민중들이 다 같이 참여하고 있는가? 선거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보다나은 미래를 위한 생산적이고 치열한 토론이 전개되고 있는가? 시민의 참된 대표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에 대해서 제대로 검증이 되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우리가 지향해야할 바람직한 선거 모습과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선거 모습이 무척이나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바람직한 선거 과정을 거친 사회일수록 좋은 앞날을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사회에서 바람직한 선거 과정을 위해서는 먼저 선거법의 몇 가지 문제 조항을 고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오죽하면 선관위도 지난 2003년부터 선거법 93조 1항을 개정하여 “인터넷 상에서는 항시적으로 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나 유보, 반대의사의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게 하자”고 했을까요? 그런데 국회는 이를 고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대선을 거치면서 선거법으로 형사 입건된 네티즌이 수백 명에 달하게 됐고, 인터넷상에서만 삭제당한 UCC가 7만 6천 건에 이르게 됐습니다. ‘겁이 나서 이제 인터넷에 글 안 올린다’는 네티즌이 부지기수이고, 형사입건이 된 분들은 경찰과 검찰에 불려 다니면서 ‘다시는 선거 참여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까지 말합니다. 물론 그들 중에 허위사실유포범도 일부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저 평범한 유권자로, 네티즌으로 글을 몇 번 올렸거나 퍼 날랐던 사람들에 불과합니다. 즉 유권자로서 도리를 다한 것뿐입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요.

선거판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선량한 네티즌들을 범법자로 취급하게 된 문제의 선거법 조항, 선거일 180일 전부터 후보에 대한 지지, 반대를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93조 1항은 즉각 폐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후보에 대한 비판과 평가를 사실상 규제하고 있는 포괄적 의미의 후보자 비방 금지 조항도 어서 손을 봐야 합니다.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인터넷에 글을 좀 썼다가는 후보비방죄로 기소될 수가 있습니다. 유권자가 후보자와 관련된 사실인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 알고 싶고,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가 아닌가요. 선거법의 이런 문제 조항과 지난 대선에서 있었던 선관위의 과잉단속은 결국 우리 사회의 최대 강점이자 ‘사이버민주주의 축복’이라고까지 일컬어졌던 인터넷 공간을 잠잠하게 만들었습니다. 적어도 인터넷 공간에서 선거는 축제가 아니었고 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두려움과 자기 검열의 공간이었습니다. 그것은 즉 민주주의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한 재판부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네티즌에게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퇴색시킬 것을 우려하여 처벌할 수 없다’며 사실상 무죄취지로 선고유예판결을 내렸던 것입니다.

공직선거법 하루빨리 국회에서 공론화되어야 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합니다. 동시에 선거참여 열기가 식어가는 여러 가지 요인에 대해 분석하고, 선거제도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유권자의 신나는 정치참여를 통한 우리들의 선거, 우리들의 정치가 열릴 수 있습니다. 이미 늦었지만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선거법 개정에 힘을 보태주시기 간절히 바랍니다.

2008년 2월 26일
안진걸 활동가 드림

<표1> 정치관계법특위 소속 의원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 최종

AWe2008022600.hwp

참여연대 후원 회원이 되시면 [달력+커피]를 드립니다 ~11/30

회원가입 이벤트 바로가기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