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님, 시대착오적인 선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선처해 주십시오”

인터넷UCC “대통령 이명박, 괜찮은가?” 김연수씨 2차 공판, 선거법 위헌성 다툴 예정 2008년 3월 17일(월)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408호

오늘(17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는 서관 408호에서 지난 대선에서 화제가 되었던 “대통령 이명박, 괜찮은가?” 인터넷UCC를 제작한 김연수 씨의 선거 재판을 연다. 이날 공판에서는 김연수씨의 피의자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며, 헌법학자인 서강대 법학과 임지봉 교수가 감정증인으로 출석하여 김연수씨에게 적용된 선거법 93조1항(사전선거운동 기간 후보 지지반대금지)과 254조 3항(선거운동기간위반죄)의 위헌성 등에 대해 진술할 예정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운동을 벌여온 참여연대 등 31개 시민사회단체는 오늘 재판을 방청하고, 재판 과정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연수씨의 UCC는 유력 후보의 면면에 대해 유권자가 알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언론보도를 발췌하여 만든 순수 제작물로 대선 기간 동안 인터넷 공간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또한 현재 김연수씨의 UCC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했다는 이유로 선거 재판을 받고 있는 네티즌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의 고발인은 한나라당이며, 소송 대리인은 민변소속 윤지영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가 맡고 있다. 이번 재판은 선거전담 재판부인 형사23부 (재판관 민병훈)가 맡았다. 이 재판부는 지난 3월 7일 개인 블로그에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관련 언론 기사를 스크랩하여 선거법 93조 1항 위반으로 기소된 네티즌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선거법 개정운동을 벌이고 있는 31개 시민사회단체는 “재판관님, 시대착오적인 선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선처해 주십시오”라는 제호의 공개 탄원서를 통해 ‘국회가 책임을 방기하고 선거법 개정을 외면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선거법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을 요청하였다.

▣ 별첨1. 재판관께 드리는 탄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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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께 드리는 탄원서>

재판관님, 시대착오적인 선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선처해 주십시오

재판관님, 안녕하십니까?
31개 시민사회단체 및 인터넷언론사는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을 침해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해 범국민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작년 9월에는 네티즌 192명과 함께 선거법 93조1항과 선관위의 선거UCC운용기준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출하였고, 지난 정기국회부터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해 입법청원, 국회의원 공개면담, 입법로비 활동 등을 벌였습니다. 중앙선관위마저 현행 선거법의 규제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하고 관련 조항의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는 이 조항에 대해 단 한 번도 성의 있는 심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수많은 유권자들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범법자로 내몰려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재판관님!
공직선거법 93조 1항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인터넷 상에서 후보에 대한 평가와 토론을 금지하는 초강력 규제 조항입니다. 실제로 이 조항이 발동된 이후 대선 기간 동안 인터넷 정치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후보 평가나 정치토론은 고사하고, 댓글 한 줄에 삭제 요청이 들어오고, 후보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만 해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니 그 누가 감히 인터넷 참여의 엄두를 내겠습니까? ‘선거가 유권자의 축제’이고,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라고 하면서도 현행 선거법은 정작 유권자는 선거기간에 정치토론을 할 수 없고, 후보에 대한 지지, 반대 입장도 표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선거 기간에 유권자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고, 이웃에게 의견을 묻거나 유익한 정보를 나누지도 못하는 선거는 ‘정상적인 선거’, ‘민주적인 선거’라고 할 수 없습니다.
17대 대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의 독소조항으로 형사 입건된 네티즌이 수백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 자신의 블로그에, 정치 토론방에 의견을 개진하고 삭제당한 UCC가 7만 6천 건이 넘습니다. ‘겁이 나서 이제 인터넷에 글 안 올린다’는 네티즌이 한둘이 아니고, 형사 입건된 분들은 경찰과 검찰에 불려 다니면서 ‘다시는 정치참여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조에 따르면 선거법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허위 사실 유포나 명예훼손 등의 부정행위는 엄격하게 처벌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규제중심의 행정편의적인 관점만을 앞세워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참정권을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선거법 93조 1항과 관련하여 재판을 맡았던 한 판사는 ‘정치적 의사 표현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어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처벌 수위를 결정함에 있어 그 처벌이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견 표명과 여론형성 과정에 자발적 참여 동기를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바 있습니다.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이미 사회적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시민단체와 학계는 2002년 대선 이후부터 선거법 개정을 촉구해왔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2003년 ‘인터넷 상에서 유권자 정치참여 보장을 핵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17대 국회의원의 상당수도 시민사회의 선거법 개정 의견에 공감을 표한 바 있습니다.
재판관님!
국회가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고 선거법 개정을 외면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선거법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 법원이 이 법의 적용을 엄격하게 해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립니다. 20여 년 간 힘겨운 민주화 과정을 거쳐 얻어낸 표현의 자유와 선거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재판관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2008. 3. 17. 31개 시민사회단체

노동넷방송국, 대자보, 레디앙, 문화연대, 미디어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중언론참세상, 민중의소리, 부안21, 언니네트워크, 언론개혁시민연대, 울산노동뉴스, 이주노동자방송국, 인권단체연석회의, 일다, 인터넷언론네트워크,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지역인터넷언론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소리, 참여연대, 프로메테우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미디어운동본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함께하는시민행동, KYC(한국청년연합회), PD저널, PLSong.com, YMCA전국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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